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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입력
1990.06.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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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얀마(구버마)는 2차대전 이후 아시아에서 가장 비극적인 나라중의 하나이다. 이나라에는 1948년 영국으로부터 독립된후 42년간 나라를 이끈 두 주역이 있다. 민간출신의 정치지도자인 우ㆍ누 전총리(83세)와 군출신의 독재자인 네ㆍ윈 전대통령(79세)이다. 미얀마의 근대정치사는 라이벌인 두사람의 각축사라고 할 수 있다. ◆독립 당시 우ㆍ누는 초대총리를,네ㆍ윈은 육군참모총장을 맡았다. 58년 네ㆍ윈은 정국혼란을 이유로 쿠데타를 일으켜 정권을 쥐었다. 네 ㆍ윈은 경제안정과 치안확보 등 소위 혁명과업을 수행한 뒤 총선을 치렀으나 우ㆍ뉘에게 참패,군에 복귀했다. 그뒤 62년 다시 쿠데타를 일으켜 민간정부를 뒤엎고 모든 정당을 해체한 뒤 정의와 자립경제를 내세운 버마식 사회주의를 지향했다. 그러나 일당독재는 이나라를 세계최빈국의 하나(국민소득 2백달러)로 전락시켰다. 결국 88년 9월 폭발적인 국민저항에 직면했고 하수인격인 사웅ㆍ마웅의 친위 쿠데타로 철권통치 암흑체제를 강화했다. ◆한편 우ㆍ누는 4년간 투옥됐다가 66년 출국 인도 태국 등서 망명생활 끝에 불교연구에만 전념한다는 조건으로 81년 귀국했다. 88년 국민항쟁이 일어나자 민주평화연맹을 구성,야당의 최원로지도자로 구심점이 되어 임시 정부수립을 주도했다가 쿠데타로 지금까지 가택연금 되어왔다 ◆올들어 사웅ㆍ마웅 군사정권은 국내외의 압력에 못이겨 제한적인 총선거를 공고했다. 야당지도자들을 연금하고 후보의 연설원고까지 사전 검열하는 등 지극히 통제적인 선거로 군사정권의 입지를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계산한 것이다. 그러나 93개 정당의 2백3백여명 후보(국회의석 4백85석)가 나선 선거는 아웅산ㆍ수키여사가 이끄는 민주국민동맹(NLD)과 우ㆍ누의 민주평화연맹 등이 75%의석을 석권,네ㆍ윈 일파에게 큰 충격을 안겨주었다. ◆벌써부터 국민들은 아웅산ㆍ수키여사나 우ㆍ누전총리를 정점으로 하는 야당연합에 정권을 넘겨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군사정권은 선거결과를 평가절하하기 위한 모종의 음모를 꾸미고 있다는 소식이다. 민주와 독재로 상징되는 우ㆍ누와 네ㆍ윈의 네번째 대결은 어떻게 결판이 날지 몹시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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