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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소관계 정상화 남북대화에 기여”/미하일ㆍ티타렌코(특별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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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소관계 정상화 남북대화에 기여”/미하일ㆍ티타렌코(특별기고)

입력
1990.06.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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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회담은 꾸준한 다각 교류의 결과/한반도 현실인정 세계평화에 새지평미하일ㆍ티타렌코 소과학원 극동연구소장은 31일 『한소정상간의 역사적 회동은 양국관계의 완전 정상화를 예고하는 것으로,이를 계기로 양국관계와 한반도 주변정세에 새로운 지평이 열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티타렌코소장은 한국일보의 요청으로 긴급송고해온 특별기고문에서 『한소정상회담은 양국이 꾸준히 신뢰협력관계를 진전시켜온 결과』라고 평가하고 『양국관계발전은 남북한간의 긴장완화 및 신뢰구축에도 유익할 것』이라고 진단했다.【편집자주】

한소정상회담의 의미는 무엇보다도 먼저 동아시아의 정치적환경을 크게 개선시키리라는데 있다.

이같은 변화는 물론 소련을 비롯한 이 지역국가들의 진지한 노력의 결과로 이루어진 것이다. 특히 이같은 변화의 이념적토대는 고르바초프대통령의 86년 7월 블라디보스토크선언 및 88년 9월 크라스노야르스크 연설에서 제공됐음을 지적하고 싶다.

이 두차례 연설은 동아시아태평양 지역에 대한 소련의 현실인식과 장래외교정책에 중대한 전환점을 기록한 것이었다. 그리고 그 전환의 핵심은 이 지역국가들간의 상호신뢰 및 협력관계를 증진시켜 나가자는 것이다. 소련이 한국과의 관계개선을 추구하는 것은 물론,남북한간의 건설적대화와 평화적 통일을 지지해온 것도 이같은 목표를 추구하기 위한 것이었다.

한소관계가 오늘날과 같은 진전을 이룩한 것은 세계적인 화해ㆍ협력무드 조성과 함께 양국이 그동안 꾸준히 신뢰협력관계를 확대해온 결과다.

블라디보스토크선언 이후 양국은 상호유익한 실무접촉을 발전시켜 왔다. 극동연구소가 최초로 한양대와 학술협력협정을 체결한 것을 계기로 학계의 교류가 증대돼 왔다.

또 소련상공회의소와 대한무역공사는 무역사무소를 교환,개설한 바 있다. 최근에는 이 무역사무소에 상호영사처를 설치했다.

특히 양국간의 교역량은 매년 급속히 증가,지난해에는 6억달러 수준에 달했다.

이밖에도 과학ㆍ문화ㆍ스포츠 등 다른 민간교류도 활발히 전개되고 있다. 이같은 교류확대는 양국민간에 협력관계의 유익함을 인식시켰으며 상호신뢰와 우호의식을 고양시키는 자산이 되고 있다.

이 자산은 이제 양국관계의 정상화를 가능케하는 수준에 이르렀다고 확신한다. 여기서 강조하고 싶은 것은 고르바초프대통령이 블라디보스토크선언에서 이미 천명했듯이 한반도 등 이 지역에서의 현실인정이 국가간관계개선에 이바지할 것이며,결코 다른 제3국에 유해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이다. 우리는 한소관계발전이 한반도 긴장완화와 남북한간의 건설적 대화에 기여할 것으로 깊이 확신하고 있다.

소련의 새로운 대한반도 정책 및 대아시아외교,나아가 범세계적 외교의 기본사고는 국가간의 냉전적대결관계를 대화를 통한 호혜적 협조관계로 바꾸자는 것이다.

이에 따라 소련은 미소강대국간의 관계는 물론,유럽과 아시아 등 전세계적으로 긴장완화와 대결구도종식을 위해 이니셔티브를 취해왔다.

최근 수년간 소련이 일관되게 취해온 평화외교의 실적과 진의를 이제 의심하는 것은 시대착오적인 것이다. 우리는 과거 우리와 적대적이거나 불신관계를 유지해 왔던 국가들에 대해서는 물론,우리의 전통적 우방들에 대해서는 새로운 시대의 사고방식과 행동양식을 가질 것을 권유하고 설득하고 있다.

소련의 진의를 아직 의심하는 국가나 개인이 있다면,이들은 자신의 정당치못한 이익을 시대적 대세를 거스르면서라도 고수하려는 목적을 갖고 있다고 비난받아야 할 것이다.

다만 우리는 오늘날의 시대적환경과 분위기는 이같은 바람직하지 못한 세력이나 개인의 잘못된 의지가 국가관계를 좌우할 수는 없는 상황에 있음을 믿고,우리가 추구하는 바를 향해 노력할 것이다.

한소정상간의 역사적 회동은 양국관계가 질적으로 완전히 정상화되는 단계로 접어들고 있음을 나타내는 것이다. 본인은 이 역사적인 기회가 양국관계와 세계평화를 위해 새로운 지평을 열게 될 것을 희망하며 그렇게 믿고 있다.<소과학원 극동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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