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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 군축등 「극동 새 구도」 관심(미­소 정상회담: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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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 군축등 「극동 새 구도」 관심(미­소 정상회담:하)

입력
1990.05.3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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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 교차승인ㆍ유엔가입등에 어떤 형태든 「골격논의」 불가피/통독위상 시각차… 현상유지 만족할 듯【워싱턴=이재승특파원】 부시행정부는 31일 개막된 미ㆍ소 정상회담이 과거의 정상회담과는 다르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지금까지의 정상회담은 냉전구조 아래서의 긴장완화가 목적이었으나 이번 회담은 냉전이후의 신질서의 구도를 잡는 데에 주안을 두고 있다는 것이다.

미 행정부의 한 고위관리는 29일 『지난 6개월간의 지진으로 과거 45년동안 미소관계를 형성해온 제약들이 종식돼 가고 있다. 부시ㆍ고르바초프 두 대통령은 ▲독일 분단의 종결 ▲소련자체내의 변화의 방향 ▲발트 3국 국민들의 독립요구 ▲군축등 미소 대립의 근원문제들을 논의할 것이다』고 말하고 이번 회담은 진지한 쟁점들을 논의하는 진지한 정상회담이라고 특징지었다.

미 행정부관리들은 공시적으로는 한반도 문제에 관해 북한의 핵 개발문제에 주로 초점을 맞추고 있다. 그러나 이번 회담의 주안점이 될 「냉전이후의 신국제질서」를 논하는 데 있어 미국의 중대이해가 걸려있는 극동 즉,한반도 주변의 군축및 남북한 교차승인과 유엔가입,그리고 한소간 수교문제 등이 빠질 수는 없으리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이는 전략군축분야중 유럽에서의 군축을 놓고 양측의 의견이 접근할 수록 극동의 군축등 한반도문제의 우선순위가 제고되는 것은 당연한 순서이기 때문이다. 이에따라 이번 정상회담에서 미소 양측은 극동문제의 핵심중 하나인 한소수교등에 관해 어떤 형태로든 「새로운 구도」를 작성할 것으로 예상된다.

유렵의 신질서 형성과 관련해서는 통일독일의 위상설정이 근간이다. 미국은 통일독일이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에 참여해야 한다는 것이 기본입장이다. 소련은 통일독일은 중립화되거나 바르샤바와 나토 양군사동맹체제에 동시 가입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콜서독총리는 미국측 입장을 지지,통일독일의 나토 가입을 찬성했다.

미국이 통일독일의 나토가 입을 고집하는 것은 새로운 유럽에서도 지배권을 계속 장악하려는 의도다.

미국은 나토동맹체제안에서 통일독일군에 대해 감시ㆍ제동역할을 할 수 있으므로 소련안보에서도 유익하다는 논리를 펴고 있다.

미국은 소련의 거부반응을 무마하기 위해 소련군의 동독내 시한부 계속주둔과 통일독일 정부의 소련군 주둔비부담,나토군의 동독내 이동금지 등을 제안했다. 또한 나토군의 부대편성을 지금까지의 국가별 편성에서 혼성편제로 전환할 것을 제의했다. 외국군 철수문제가 제기되는 것을 사전에 봉쇄하자는 의도다. 무엇보다 눈에 띄는 것은 나토의 군사동맹적 성격을 엷게하고 대신 정치적 성격을 강화시키려는 움직임이다. 그러나 미국의 다양한 구상은 최근까지도 소련측에 먹혀들지 않았었다.

나토동맹국들도 반드시 동조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서독이 통일을 달성한 뒤 계속 미군등 외국군의 주둔을 감수할 것이라는 보장도 없다. 프랑스의 미테랑대통령은 나름대로 독자적인 새유럽 구상을 갖고 있다. EC의 경제통합과 범유럽 통합추진이다. 그의 구상에서는 미국이 제외될 수밖에 없다.

고르바초프 소련대통령은 『적절한 소련의 안보이익이 배려돼야 한다』며 통일독일의 나토가입에 반대하고 있다.

부시대통령은 이번 회담에서 이 문제에 대해 새로운 제안을 할 것 같지 않다.

미 행정부 고위관리는 『통일독일이 나토 군사위원회등에 정회원으로 가입하는 것은 양보할 수 없는 선이다』고 말하고 『독일 국민들이 그것을 원하고 있고 다른 유럽국가들도 동의하고 있다』고 했다. 이 관리는 『고르바초프대통령에게 미국의 논리를 납득시킬 것을 시도하고 유럽안보에 대한 새로운 기구나 구상을 논의할 것이다』고 말했으나 부시대통령의 새구상이 무엇인지는 밝히지 않았다.

즈비그뉴ㆍ브렌진스키 전백악관안보보좌관은 통일독일이 나토군사위원회에 가입하지 않고 정치적으로만 참여토록 하는 프랑스식 가입안을 소련이 수용하기가 보다 용이할 것이라는 절충안을 제시하고 있다.

그러나 고르바초프대통령은 소련의 국익과 민감하게 관련된 통일독일의 문제에 대해 양보할 위치에 있지 않다는 것이 브렌진스키의 분석이다. 미국 언론들은 고르바초프대통령의 상대적 지위약화를 애써 부각시키고 있다. 그의 출국직후 보리스ㆍ옐친이 러시아공화국 대통령직에 당선된 것을 고르바초프에 대한 정치적 도전이 될 것으로 해석,고르바초프대통령은 국내의 반발을 우려해서도 양보할 수 없다는 논리다.

리투아니아등 발트 3개공화국의 분리독립문제에 관해 소련대표단은 『국내문제이므로 논의하지 않겠다』고 말하고 있다. 그러나 부시대통령은 『리투아니아 문제를 무시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부시행정부는 고르바초프를 불필요하게 자극하는 것을 피하기 위해 이 문제에 대한 공개적 입장표명을 삼가왔다. 그러나 회담을 앞두고 점차 목소리를 높여가고 있다. 부시대통령은 리투아니아문제가 미소의 협력체제에 장애가 되는 것을 원치는 않지만 리투아니아에 대한 소련의 경제봉쇄 철회등을 미소간 경제관계 정상화의 조건으로 내세우고 있다.

부시대통령은 몰타정상회담에서 고르바초프의 페레스트로이카 정책에 대한 지지를 강도있게 천명했다.

부시대통령이 소련의 전제조건 불이행에도 불구하고 경제관계 정상화를 단행할 가능성은 배제됐다.

신임 소련대사 알렉산드르ㆍ베스메르트니크는 『이번 정상회담의 성공여부는 얼마나 많은 문서에 서명하는가에 달려있는 것이 아니라 양대통령이 미소관계가 정상궤도에 있다는 확신을 갖고 헤어져 각자 국내문제에 전념할 수 있는가에 달려있다』고 정상회담의 의미를 압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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