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방울이 모여 저수지를 이루고,그 저수지에서 흐른 물이 황금 들판을 만들어낸다. 「쌀풍년을 사랑풍년으로 만들자」는 사랑의 쌀 나누기 모금운동도 마찬가지다. 한 톨의 쌀이 차곡 차곡 쌓이더니 어느덧 값으로 20억원어치에 이르렀다.사랑의 쌀은 이제 저수지가 되어 사랑의 물을 흘려 보내기 시작했다. 겨우 석달이 지났는데 사랑의 쌀은 공든 탈처럼 우뚝 올라 섰다. 우리 가슴속에 흥건한 사랑의 깊이와 넓이가 얼마만한가를 깨닫게 되어 기쁘기 짝이 없다.
지난 3월부터 타오른 사랑의 쌀 성금운동은 한국일보사와 한국기독교 총연합회의 주도로 가열되면서 한달만에 10억원을 껑충넘었고 그 불길은 오히려 더욱 세차게 번져가고 있다. 이 사랑의 운동은 오른손이 하는 것을 왼손이 모르게 하려는 우리 이웃들에 의해 이뤄짐이 더욱 뜻깊다고 할 것이다.
이렇게 쌓인 사랑의 쌀 한톨은 불우한 소년소녀 가장을 찾아 나섰으며 점심을 허기로 달래는 불우한 노인들에게 황혼의 즐거움을 제공하게 되었다. 물이 차면 넘치듯,풍년의 쌀은 장차 북한동포의 입맛을 돋울 수도 있을 것이며 세계 빈민들의 굶주림을 달랠 수도 있으리라 기대하고 싶은 바이다.
사랑의 쌀 성금은 개교회주의로 흩어진 우리나라 교회에 사랑의 구심력을 회복케 하였다. 또한 일반 사회엔 인간애를 각성시키는 역할을 하였음을 우리는 높이 평가하고 그 귀중한 보람을 오래 간직하기를 다짐해 두고자 한다.
종래 각종 성금운동은 과시주의와 포만주의에 편향되었음이 없지 않았다는 것을 반성하지 않을 수 없다. 그래서 성금이 「성」으로 다뤄지지 못하고 「금」의 잣대로 재졌다. 사랑의 쌀 성금은 돈보다 사랑이 먼저임을 새롭게 인식하는 계기를 만들었다. 돈의 액수보다 사람과 사랑의 가치가 비로소 제자리를 찾게 되었다는 뜻이다.
이런 바탕에서 생각할때,우리는 이 사회의 부정적인 측면을 압도하는 긍정적 요소를 발견할 수 있음을 아주 자랑스럽게 여길 만하다고 생각한다.
나의 이웃을 내몸처럼 사랑하는 정신이야말로 공동체의 기본 덕목이며 인간애의 첫 단계임을 우리는 행동으로 지금 보이고 있는 것이 아닌가. 사회발전의 기틀과 원리를 구호가 아닌 행동으로 이행한다는 사실에 긍지를 느껴 부끄러울 까닭이 없을 줄 안다.
사랑의 쌀 성금운동은 계속 될 것이다. 다른 캠페인과 달리 1회용으로 끝날 수 없는 인간다운 운동에 우리는 한층 관심을 높이고 참여 의식을 높여가야 하리라 생각한다.
티끌이 모여 태산을 이루듯 한톨의 쌀이 쌓여 20억원어치가 되었다. 만족은 아직 이르다. 왜냐하면 사랑이란 무한한 것이기 때문이다. 굶주림과 수심에 잠긴 이웃에게 희망을 심어주는 것이 곧 사랑의 쌀임을 거듭 강조해 두고자 한다. 희망은 절망을 고치는 유일한 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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