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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리송한 종결/이백규 경제부기자(기자의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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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리송한 종결/이백규 경제부기자(기자의 눈)

입력
1990.05.3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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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문옥 전감사원 감사관의 재벌비리 폭로사건은 처음부터 아리송한 상태로 시작됐다.외압에 의해 강사가 중단됐다는 주장은 접어두더라도 8가지의 의혹주장 역시 전문가들 조차 견해를 달리하는 애매모호한 상태였다.

국민들 사이에는 재벌의 생리상 『그럴 수도 있겠지』라고 이 전감사관의 주장에 고개를 끄덕이는 사람도 있었지만 『설마 그럴수가』라는 반신반의의 감정이 지배적이었던 것도 사실이다.

그래서인지 공연한 오해를 씻기 위해서라도 이 사건을 맡은 검찰이 명쾌하게 사실을 밝혀주길 기대하는 사람이 많았다.

감사원 검찰등 관계기관들은 한결같이 모두가 「사실무근」이라고 밝혔지만 『왜 아니요』인지는 분명히 못했다.

오히려 교수나 전문가들 조차 시비가 엇갈리는 미묘한 사항들을 어찌 그렇게 빨리 자신있게 결론지을 수 있는 지에 「혹시나」하는 의아심만 키워놓았다.

여기서 감사원과 서울시도 즉시 가세,『그런 일은 없다』고 단언한 점도 석연치 않는 대목이었다.

마치 지난 87년 박종철군 사건때의 『탁하니 억했다』는 어처구니 없던 일이 연상될 정도로 앞뒤를 재지 못한 채 모두가 사실무근이라는 일사천리식의 대응이었다.

그러나 이같은 검찰과 감사원의 주장은 또다른 정부기관인 국세청에 의해 일부나마 그릇된 것임이 사실로 확인됐다.

8가지 주장중의 하나인 중앙개발의 안양골프장이 검찰발표와는 달리,이감사관 주장대로 비업무용으로 판정돼 이미 국세청이 과세를 하고 있었던 것이다.

「설마」하던 여론은 아리송한 상태를 벗어나 의혹으로 증폭돼 눈덩이처럼 불어났고 의혹의 불씨는 여전히 남아 있다.

형사사건과는 달리 칼로 두부자르듯 명확한 시시비비가 가려지지 않는게 세금문제인데 관련기관들이 너무 안이하게 대응,한차례의 해프닝으로 그칠 수도 있었던 이번 일은 이제 큰 사건이 됐고 검찰의 체면은 말이 아니게 됐다.

의혹의 불씨를 가라앉히고 실추된 명예를 회복하기 위해서도 관계기관들은 다소 시간이 걸리더라도 「왜 아니오」인지를 명쾌하게 밝혀내야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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