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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자발급ㆍ소 주간행사 계기 양국 경협 진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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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자발급ㆍ소 주간행사 계기 양국 경협 진단

입력
1990.05.3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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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꼬튼 한소 교역… 5년새 10배 늘어/올 10억불 초과예상… 주로 소비재 수출 원자재 수입/합작러시… 은행 직거래도 가능/위험줄일 투자협정체결 숙제한소간의 경제협력관계가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다.

지난 28일부터 주한소련영사처가 비자발급업무를 개시함으로써 양국관계가 사실상의 공식외교관계로 발전되고 있는 가운데 이날부터 서울에서 한 소경제교류사상 최대규모인 「소련주간행사」가 개막돼 한 소경제협력의 새분기점을 기록하고 있다.

소련주간행사 참석을 위해 방한한 골라노프 소연방상의 부회장은 이번 행사가 양국 경협의 결정판이 될 것이라고 강조하면서 특히 소련의 기초과학기술과 한국의 생산기술을 결합,양국 경협을 한단계 높은 차원으로 발전시켜 나가자고 역설했다.

현재 서울에는 소련주간행사 관계자 2백여명 말고도 소 연방각료회의 에너지위원회의 마구로프부위원장(장관급)을 단장으로한 소련정부 고위인사 11명이 한소 에너지 협력방안을 강도높게 논의하고 있는 중이다.

지난해 양국의 총교역량은 88년보다 1백6.8%나 증가한 5억9천9백만달러에 달했는데 이중 수입이 3억9천2백만달러,수출은 2억8백만달러 규모였다.

한소 경협전문가들은 올해의 경우 양국 교역량이 10억달러선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지난 85년 1억달러 수준에 머물렀던 것과 비교하면 5년사이에 무려 10배나 신장한 것이다.

한국과 소련이 경제협력을 본격적으로 시작한 것은 88년 서울올림픽이후라고 보는 것이 일반적. 그전까지의 양국 경제교류는 상당부문이 제3국을 통한 것이었으며 교역량도 미미했다.

정부는 서울올림픽을 앞두고 적극적인 북방정책을 전개,주로 소련을 목표로 경제교류부터 추진했다.

이에따라 기업들이 경쟁적으로 북방행을 추진,주로 비누,치약,신발,섬유류,전기ㆍ전자 등 소비재와 경공업 제품을 수출하고 소련으로부터는 수산물,농산물,석탄,목재,펄프,기계 등을 수입하는 구상무역이 활발하게 이뤄지기 시작했다.

그러나 88년말까지는 소련측의 외환부족,무역관행의 차이,경직성 등 여러가지 제약요인으로 인해 기대한 만큼의 성과를 거두지는 못했다.

단순교역차원에 머물렀던 양국 경협및 무역이 급진전하게 된 것은 지난해 4월 양국의 무역사무소가 교환설치되면서부터. 이때를 전후해 정주영 현대그룹명예회장등 국내 재벌기업총수들이 잇달아 소련을 방문,직접투자진출을 서두르게 됐다.

또 고르바초프 소련대통령의 페레스트로이카정책이 이 시점에서 가속화되기 시작,동구권 전체를 열풍으로 몰아 놓은 개혁바람도 우리 기업의 소련진츨울 크게 도왔다.

국내기업으로 처음 소련에 진출한 업체는 진도모피. 지난해 10월 진도와 소련의 인터링크사가 각각 40만달러를 투자,진도러스사를 설립해 모스크바에 모피및 가죽의류 매장을 운영하기 시작했다.

진도를 시발로 국내업체는 대소 진출러시를 이루기 시작,현재 15개 업체가 소련에 합작투자형식으로 진출했거나 진출을 추진,거의 마무리 단계에 와있다.

특히 방소 진출에 가장 적극적인 현대그룹의 경우 정명예회장이 다섯차례의 방소를 통해 ▲연해주에 50만달러를 투자,제재소건설 ▲나훗카무역센터건설 ▲파르티잔스크지역 석탄공동개발 ▲스베툴라야지역 30억평 삼림개발 ▲나훗카에 연산 12만 대규모의 퍼스널 컴퓨터 생산공장 합작건설 등을 추진중이며 가장 최근 것으로는 지난 3월 50억달러 규모의 시베리아 유화단지 참여합의를 들 수 있다.

이같이 우리 기업의 소련진출이 활발해지고 있는 가운데 한소간 해상ㆍ항공로개설이 합의되고 학술교류가 빈번해지는등 다른 부문에서의 교류도 적극적으로 이뤄져 서로 상승효과를 가져왔다.

한소 경협은 89년 12월 양국이 영사관계를 수립하면서 다시한번 새로운 전기를 맞은데다 김영삼 민자당최고위원이 지난 3월 소련을 방문,이제까지의 경제교류를 정치적으로 보장할 수 있는 단계로 성큼 올라섰다.

곧이어 럭키금성계열의 럭키개발이 소련의 최대종합철강ㆍ중공업체인 「이조르스키자보드」사와 함께 레닌그라드에 대규모 전자공장및 호텔,주택건설사업에 합의함으로써 대소 진출에 새로운 교두보를 마련했다.

이 사업은 특히 미국의 벡텔사까지 참여,한미소 3국 기업공동 진출 방식이라는 점에서 그 의미가 크다.

한편 지난 3월말에 열린 제2차 한소 경제인합동회의에서는 은행지점설치등에 합의함으로써 직거래의 길도 터놓았다.

그러나 양국 경협에는 문제점도 많은 게 사실이다.

국내종합상사들은 소련측이 수출대금지불을 지연시킴으로써 어려움을 겪고 있고 투자보장협정도 아직 체결되지 않아 소련 진출업체들이 위험부담을 안고있는 것이다.

소련내 한국통인 골라노프 소연 방상의부회장은 수출대금지연은 정부차원에서 사태해결에 적극 나서고 있으며 투자보장협정도 가까운 시일내에 체결될 것이라고 밝혔다.

지금까지 체결됐거나 추진중인 대소 합작사업이 성공을 거두고 앞으로도 양국관계가 진정한 경협파트너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이같은 문제점들이 완전히 해소되어야 한다. 그러나 양국이 조만간 공식외교관계가 수립된다면 이같은 문제점들은 곧 해결될 수 있으며 그이후의 양국 경협은 더욱 가속화될 전망이다.<방준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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