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혼란을 빚었던 경찰의 자동차안전벨트 미착용자 단속파동은 경찰의 대민행정자세가 얼마나 무신경하고 즉흥적인가를 또한번 드러낸 해프닝이었다.안전벨트 착용은 교통사고율 세계1위라는 불명예속에 갈수록 차량이 늘어나는 우리나라 현실에서 누구도 필요성을 부인할 수 없다. 경찰이 강력하게 단속한다고 나서면 음주운전단속 못지않게 국민의 박수를 받기에 충분한 일이었다.
그런 좋은 일을 어떻게 해서 지탄을 받는 일로 만들었는지 아무래도 이해할 수가 없다. 모든 민생관련 시책의 절차대로 충분한 사전홍보와 계도를 거치지 않고 무슨 작전하듯 불시에 기습단속을 하겠다고 나서 스스로 빛을 잃게한 처사는 무슨 말로도 설명이 안되는 일이다. 안응모내무부장관은 교통경찰 출신답게 시국치안에 시달리면서도 안전벨트매기 생활화를 사회안녕질서 차원에서 임기중 정착시키겠다고 누누이 강조해 왔다.
안장관은 지난 15일 전국 시ㆍ도 부지사 부시장및 시ㆍ도경 교통ㆍ보안과장 연석회의를 소집한 자리에서 장관특별지시 5호로 『안전벨트매기를 6월말까지 반상회나 광고매체를 통해 충분히 권장,홍보한 뒤 고속도로와 자동차 전용도로에 한해 7월1일부터 집중단속하라』고 당부했었다. 그러나 경찰의 갑작스런 단속지시는 공교롭게 안장관이 내무부 치안본부 공보담당자들을 불러 내무ㆍ경찰행정의 바른 홍보를 당부했던 지난 23일 내려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따라 서울시경은 월요일(28) 출근길에 수인사(홍보)도 없이 느닷없는 단속에 나서 어리둥절한 운전자들과 곳곳에서 시비가 빚어졌다. 뒤늦게 뒤죽박죽 단속이 돼 버린 것을 안 안장관은 대노,안전벨트단속 해프닝을 단속 한나절만에 「원안」대로 환원시켰다.
안전벨트를 착용하는 것은 범칙금이나 단속의 눈길을 피하기 위해 해야 할 일이 아니다. 교통전문가들에 의하면 시속 1백km 주행중 물체와 충돌하면 운전자는 자기체중의 30배에 달하는 관성력이 발생한다.
운전자 자신의 생명을 보호하는 안전벨트를 매게하려면 단속엄포 보다 이런 홍보가 더 효과적이었을 것이다.
경찰은 이번 소동으로 아무리 좋은 국민편의시책도 절차와 순리를 무시하고는 박수를 받지 못한다는 단순한 상식을 뼈저리게 되새겨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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