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토ㆍ바르샤바 대체기구필요/유럽서 모든 외국군 철수해야/동구가 거부한 것은 사회주의 아닌 폭력체제【타임 6월4일자ㆍ본지특약】 고르바초프 소대통령은 오는 31일 부시 미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을 앞두고 미국의 유력시사주간지 타임지와 회견을 갖고 소련의 페레스트로이카와 시장경제도입,통독과 유럽의 장래,발트3국문제,동구의 변화 등에 관해 견해를 피력했다.
고르바초프대통령의 회견내용을 요약 전재한다.
소련국민들은 현재 귀하가 추진하는 일을 지지한다고 생각하는가.
▲나는 최근 우랄지방을 시찰,공장노동자들과 만나는 국민들의 목소리를 귀담아 듣고 있다. 국민들은 내게 때로는 비판도 하지만 페레스트로이카가 필요하다는 점에는 일치된 의견을 보이면서 오히려 빨리 결단을 내리라고 촉구한다.
우리는 지난 5년간 험한 고갯길을 올라왔으며 그결과 경험과 지식을 축적했다.
현단계는 양적인 축적을 하는 준비단계이며,우리는 올바른 길을 가고 있다고 확신한다.
국가의 통치체제가 새로운 민주적형태로 바뀌고 있으며 정치ㆍ경제 등 모든분야에서 당의 독점이 해체되고 있다.
이번 28차 당대회에서는 진정한 정치적 다원주의하에서 당이 어떻게 기능,다당제에 적응할 것인지를 논의할 것이다.
따라서 이번 대회는 당과 국가의 장래와 관련,극히 중대한 전기가 될 것이다. 소련은 현재 국가통제의 분산과,이에 반대되는 중앙집권적 경향이 혼재된 상태에 있다.
경제개혁노력이 정착되면 국민들은 새질서속에서 미래에 대한 낙관과 자신을 가질 것이다.
소련은 풍부한 자원,첨단과학과 인재 및 강력한 생산력을 갖춘 국가이다
보다 급진적 개혁을 할 경우 우리의 사회적 문제는 해결되고,국민들은 국가의 잠재력을 인식할 것이다. 국민들은 물론 세계의 복지에도 기여할 것이다.
발트3국의 독립선언과 관련,연방체제에 대한 견해는.
▲민주화와 글라스노스트는 민족주의를 급속히 부활시켰다. 원칙적으로 이점은 긍정적으로 볼 수 있지만 발트3국과 코카서스지역등에서 이기적인 민족주의적 경향이 나타나게 됐다.
우리는 아직까지 연합보다는 연방이란 용어를 선호하고 있다. 레닌이 주장했던 개념에 입각,새로운 연방을 창설하려고 한다.
진정한 민주적 다민족국가와 페레스트로이카는 상호보완적이어야 한다. 새로운 연방체제에서 각 공화국은 생활전반에 걸쳐 진정한 주권을 가져야 할 것이다.
각 공화국 국민들이 자유롭게 자신들의 언어와 문화를 사용하며,자신들의 땅을 소유하고 지켜야 할 것이다.
21세기에 소련은 진정한 민주적국가가 될 것이며,새로운 세계경제체제속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확신한다.
귀하가 주창한 「유럽일가」와 부시대통령이 제의한 「자유로운 통합유럽」과의 차이는 무엇인가. 또 유럽의 장래에 대한 견해는.
▲나와 부시대통령의 생각에는 유사점이 있다. 「유럽연합」을 주장한 미테랑 프랑스대통령의 의견도 비슷한 점이 있다.
나는 정치적으로 나토와 바르샤바대신 영구적인 안보구조가 유럽에 정착되기를 바란다.
유럽은 군사ㆍ안보분야는 물론 문화ㆍ과학분야에서의 협력관계를 보장하는 공통된 제도를 가진 국가연방이 되어야 한다. 이체제하에서 유럽 각국들은 고유특성을 유지하고 독자적 국익을 침해받지 않아야 한다. 현국경선도 존중돼야만 한다. 대신 동등한 권리와 상호존중속에 모든 협력을 할 수 있도록 개방된 관계가 정립돼야 할 것이다.
나토가 새로운 유럽에서 주도적 역할을 해서는 안될 것이다. 동유럽주둔 소련군이 철수했듯이 유럽에 어떤 외국군도 주둔해서는 안될 것이다.
독일통일에 대한 귀하의 견해는.
▲우리는 유럽에서 통일된 독일이 존재할 것이라는 점을 인정한다. 그러나 두개의 독일이 하나로 통일된다는 것은 독일자체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점을 독일인들은 알아야 할 것이다.
통독은 소련을 포함 전체유럽에서 각국의 이해관계 및 유럽통합에 매우 중대한 영향을 미친다.
또 통일독일은 평화적인 발전과 타국에 대한 평화정책을 추구할 것임을 국제적으로 보장해야 한다.
한마디 지적한다면 일부 서방국가는 겉으로는 통독을 열렬히 지지하는 것처럼 처신하는 반면 소련은 통일에 제동을 거는 존재로 독일인들로 부터 비난 받도록 유도하고 있다는 것이다.
동구의 선거결과를 보면 지난 40년간 공산주의체제를 경험했던 국민들이 그 정치체제와 철학을 거부하고 있는 것 같은데.
▲거부한 듯한 것이 아니라 거부했다. 그러나 그들이 거부한 것은 부족한 자유,당연한 권리에 폭력을 행사한 체제,경직된 사고방식 등이다.
나는 동구의 급속한 변화가 사회주의의 붕괴라고 보지 않는다. 진정한 사회주의적 가치는 결코 망각되지 않을 것으로 확신한다.
21세기에 대한 비전과 그속에서의 소련의 역할은.
▲20세기에서 우리는 두가지 교훈을 얻었다. 하나는 결과가 아무리 훌륭하더라도 수단과 방법이 정당화될 수 없다는 사실이다. 다른 하나는 사회주의의 운명과 관련된 것이다.
사회주의는 20세기에 많은 사람들이 지지한 이념이자 강력한 지도적 사상이었다. 그러나 이런 이데올로기를 진정으로 실현한 국가는 없었다.
러시아 혁명으로 돌아가보면 사회주의는 대중들의 중요한 창조적 힘이었으며 우리는 이제 그 말뜻을 깨닫기 시작했다.
우리는 민주화와 글라스노스트를 통해 개인과 그 재능을 창조적으로 진보시킬 수 있게됐다.
우리는 페레스트로이카가 혁명이라는 사실을 알기 시작했다. 또 우리사회의 급속한 변화를 세계문명이라는 맥락에서 해석하면서 현재의 역경을 어떻게 극복하느냐에 따라 우리의 장래가 달려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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