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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권통합」 결렬상태 그대로/평민 절충안 내분 민주 창당에 열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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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권통합」 결렬상태 그대로/평민 절충안 내분 민주 창당에 열중

입력
1990.05.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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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쇠쥔 김총재 「복안 피력」도 지연/재야 참여기류ㆍ서명운동 확산이 촉매역 가능성야권통합협상이 지난 14일 수유리 아카데미하우스에서 있은 2차 협상이래 예상했던 대로 결렬상태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협상재개는 커녕 평민당은 절충안 서명이 빚은 내분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후유증에 시달리고 있고 민주당(가칭)은 6월10일 중앙당 창당이라는 목표달성에 열중하고 있는 게 바로 야권통합의 현주소이다.

그러나 29일로 예정됐던 영수회담이 6월초로 연기되고 이에따라 김대중평민당총재의 「복안피력」도 늦춰질 것이 확실해지면서 통합협상은 「결렬」속에 지지부진을 면치못할 전망이다.

○…평민당의 김대중총재는 서명의원과 비서명의원들이 삿대질까지 주고 받으며 심한 언쟁을 벌인 지난 22일의 의원총회에서 『영수회담이 끝난 뒤 밤을 새워 얘기하자』면서 『92년 선거에서의 승리와 후보단일화를 위한 복안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김총재는 영수회담에 주력하기 위해 시간을 달라고 했지만 서명의원들은 절충안이 받아들여지기 어렵다는 판단아래 만일에 대비해 세 규합에 분주하다. 서명의원들은 서명방식을 둘러싼 당내의 강한 반발에 부딪쳐 8명선에서 서명작업을 중지했지만 필요한 경우에 대비한 행동통일은 해놓겠다는 각오이다.

그런가하면 비서명의원들은 서명의원들의 해당행위를 더이상 좌시할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어 충돌의 위험마저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런 와중에서 가장 당혹스런 입장에 처할 수밖에 없는 사람은 역시 김총재.

당내에서 절대권위를 누려온 김총재는 의원총회에서 의원들이 자신의 면전에서 재떨이를 던지고 삿대질을 하며 언쟁을 하는 것을 지켜봐야만 했고 이어서 서명의원들의 설득에 나서야 했다.

김총재는 23일 서명파인 조윤형부총재와 이상수 이해찬의원을 만났고 25일에는 서명의원 전원과 모임을 가지려다 이를 취소하는등 심각히 고민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서명의원들은 자신들의 행동이 야권통합이라는 절대명제를 달성하기 위한 「충정」에서 비롯되고 있다고 주장하며 계속해서 별도의 모임을 갖는등 세 규합을 늦추지 않고 있다.

평민당 지도부도 24일의 통합추진위 회의에서 「절충안」을 정식의제로 상정,두이의원으로부터 취지의 설명을 들은 데 이어 8인 소위를 구성해 본격적인 검토를 하기로 했지만 당내분위기로 보아 채택가능성은 희박한 실정이다.

○…민주당은 절충안 서명과 관련한 평민당의 내분이 통합협상에 가져올 파급영향을 나름대로의 실익차원에서 계산하면서 오히려 창당작업을 가속화하고 있다.

민주당으로서는 절충안이 바로 그들의 안이기 때문에 지구당 창당이 어느정도 마무리되는 이달말께 「절충안의 당론화」를 확정할 예정이어서 외양상 느긋한 형편.

평민당이 서명파동으로 내분상태에 들어간 지난 22일부터 15일간 민주당은 56개의 지구당 창당대회를 치르고 있어 소속의원 8명 모두가 발이 묶여버린 상태. 또한 평민당의 「내분」이 생각이상으로 심각해지고 있다고 판단,공개적인 서명확산작업을 다소 자제하고 있지만 절충안에 대한 입장은 불변인 상태.

한편 이기택창당준비위원장은 강원도와 부산지역의 11개 지구당 창당대회에 참석한 직후 절충안의 당론확정방침을 선언했다.

이는 이위원장이 현지의 분위기를 직접 살펴본 후 김평민총재가 거부하고 있는 절충안을 당론화하는 것이 「실익」이 크다고 판단했기 때문인 듯하다. 즉 거의 대부분의 지구당대회에서 야권통합을 위한 김총재의 결단을 촉구하는 소리가 나왔고 이 부분이 상당한 호응을 불러일으켰다는 분석이다.

이위원장은 나아가서 『통합이 절대적 명제인 것은 사실이나 민주당 창당을 전후해서 이뤄야할 만큼 화급한 것이냐는 또다른 문제』라고 말해 창당은 예정대로 추진하면서 통합은 절충안방식을 택한다는 기본방침을 밝혀놓은 상황.

이위원장은 『김총재가 밝힐 복안을 지켜보겠다』고 말해 「여지」가 있는 듯한 인상을 풍기기도 했지만 김총재의 복안이 절충안의 범위를 지켜주길 기대한다는 의미이상은 없는 것 같다.

○…야권통합이 암초에 부딪쳐 있는 가운데 전기마련의 가능성으로 거론되고 있는 게 재야의 협상참여. 그러나 평민ㆍ민주당의 시각이 다르고 재야내에서도 양론이 있어 돌파구역을 기대할 수 없는 실정이다.

독자정당을 추진하고 있는 민연추는 지난 21일의 5차 상임위에서 야권통합 참여여부를 논의했으나 선통합파와 선창당파가 팽팽히 맞서 결론을 내지 못했던 민연추는 이날 제정구 여익구 이호웅(선통합파),장기표 이재오 조춘구(선창당파)씨 등으로 「6인 야권통합방안 조정소위」를 결성,의견을 모은 뒤 28일의 6차 상임위와 30일의 중앙위에서 어떤 형태로든 결론을 내기로 했지만 평민ㆍ민주의 협상이 결렬상태인 시점에서 민연추가 선통합을 서두를 것 같지는 않다.

그러나 재야에서 통합에 구심점 역할을 하고 있는 김관석 이돈명 김찬국 박형규씨 등이 야권통합을 촉구하는 별도의 서명운동을 벌여 종교계와 학계 문화계의 중량급 1백여명의 서명을 받은 것으로 알려져 이 서명이 통합협상의 촉매제역을 할 가능성이 있다.<정병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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