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 4백만평 예상… 계열사에 “더내라”신경전도/중기권 “공장부지도 없는판에”반발… 진통클듯/「10대재벌 처분 1호」는 럭금재벌기업들의 보유부동산매각작업이 제2라운드로 접어들었다. 10대재벌들은 대부분 매각공고를 내고 매각작업에 본격 착수,이미 상당한 물량의 부동산이 팔렸다. 일찌감치 팔린 부동산들은 덩치가 작으면서도 당장 이용할 수 있는 도심지의 땅등으로 아직 팔리지 않은 도시부근의 땅에도 원매자들이 매입경쟁을 벌이고 있는 반면 덩치가 큰 임야등엔 입질마저 거의 없어 대조적인 양상을 보이고 있다.
10대그룹에 이어 매각대상 부동산 선정작업을 진행중인 재계랭킹 11∼49위권의 그룹들도 28일 마감시한을 앞두고 어떤 부동산을 내놓을 것인가를 놓고 막바지 진통을 겪고있다.
또 중견ㆍ중소기업들도 대한상의와 기협중앙회가 중심이 되어 부동산매각을 유도하고 있으나 기업들이 『공장용지도 없어 남의 땅을 빌려쓰는 판에 내놓을 땅이 어디있느냐』며 반발,이들 기업들의 부동산매각작업에는 많은 어려움이 따를것으로 예상된다.
○…10대그룹중 부동산 매각 1호는 럭키금성그룹. 럭키금성그룹은 부산의 대지3백11평 건물3백20평짜리 부동산을 지난 21일 낚시대ㆍ골프채등의 금형제조업체인 우주정밀에 4억7천만원을 받고 팔았다. 이밖에 현대그룹은 인천주안동 5백73평짜리 건물등 37건의 부동산중 17건을 매각했고 대우도 수원의 대우증권부지를 매각했다.
재벌들의 매각부동산중 가장 인기있는 부동산은 도심지에 자리잡은 증권사소유의 땅과건물. 덩치가 작은 연수원부지나 공장부지 그리고 1백여평내외의 자투리땅들.
대우그룹의 경우 수원의 대우증권부지 6백51평이 지난 23일 개인에게 26억5천만원에 팔렸고,현대그룹의 아파트를 짓고남은 50∼1백여평규모의 자투리땅 15건,1천여평도 손쉽게 팔렸다. 현대소유의 원주소재 공원용지 3백33평은 26일 개인에게 1천만원에 매각됐다. 특히 지방의 각도시에 소재한 증권사지점부지의 경우 하루에 1백여통의 매입문의전화가 쇄도하고 있다는 것.
현대의 제주도 레저단지(23만평)도 기업들이 매입의사를 밝히고 있으며 산림보전지역내의 부동산에 대해선 학교재단에서 매입을 타진중.
대우의 당산동물류센터(7천7백92평)와 부산 수영만부지(1만6천평)에도 원매자가 몰리고 있다.
럭키증권은 매각부동산에 대한 문의가 빗발치자 지난 25일 설명회를 개최,오는 28,29일 접수를 받아 30일 공개입찰을 실시할 예정.
삼성그룹의 삼성생명영업국부지 연수원부지 사택부지 공장용부지등에 대해서도 매입문의가 쇄도하고 있는데 아직 매각방법을 정하지 못해 접수만 받고 있다.
선경그룹에는 용인과 광주의 연구소 및 연수원부지에 대한 문의가 몰리고 있는데 선경측은 이달말까지 원매신청을 받아 감정원이 평가한 감정가에 팔되 개인보다는 정부투자기관이나 공공기관 사회단체에 우선 매각한다는 방침.현재 신청건수는 50여건.
○…11∼49위 재벌중 이번에 부동산매각발표를 할 그룹은 빚때문에 은행관리를 받고있는 영동 개발과 해운산업합리화조치로 보유 부동산을 모두 처분한 범양상선등 2개그룹을 제외한 37개 그룹.
지난번 10대그룹 매각부동산발표시 총수들이 기자회견도 없이 5분만에 결의문만 낭독하고 침통한표정으로 청와대로 향했던것이 여론에 부정적으로 비치자 이번 37대그룹의 부동산매각은 매각규모를 각그룹이 자율적으로 정해 발표일인 28일 낮12시까지 전경련에 제출키로 결정,정부의 입김이 안미친 「자발적인 매각」임을 강조하려는 인상.
10대그룹 발표때 정부측의 심부름역할만 했다고 호된비난을 들은 전경련은 이번에는 전경련이 「악역」을 맡지않는다는 방침아래 각그룹이 제출하는 매각부동산자료를 발표당일 합산해 발표키로 했다.
전경련의 한 고위간부는 『보유부동산의 7∼10%를 매각한다는 대강의 원칙만 세웠을 뿐 그룹별 세부사항은 전혀 알 수 없다』고 강조.
이에 따라 37대재벌들은 오히려 10대그룹경우보다 더심한 눈치작전을 보이며 서로 정보교환에 열중하는 모습.
모그룹의 종합조정실장은 『자율적이라는 형식은 거의 완벽하게 갖췄으나 지금의 분위기는 10대재벌때와 달라진게 없다』며 『각 그룹들이 10%선을 맞추느라 머리를 짜고 있다』고 실토.
한편 37대그룹의 부동산매각규모는 총보유부동산 4천만평의 9∼10%선인 3백60만∼4백만평에 달할것이라는 예상.
○…부동산매각규모를 확정하지 못해 고심중인 그룹중에는 「더 팔아야 된다」는 기조실과 「팔수없다」는 계열사간에 신경전이 벌어지기도.
효성그룹의 경우 일찌감치 연수원부지 3만5천평을 매각키로했으나 보유부동산 1백10만평의 10%선인 10만평정도를 내놓으려면 7만평을 더 추가해야하는데 계열사의 반발이 대단,기조실팀이 설득작업을 벌이느라 진땀. 효성측의 한관계자는 지난 83년 경영합리화조치의 일환으로 70여만평을 매각,비업무용 부동산이 거의없는 실정이라며 기준물량 채우기의 어려움을 털어놓기도.
5백여만평의 부동산을 보유하고있는 금호그룹은 광주의 13만3천평,전남 가마미 휴양소부지 1천5백평을 우선 매각대상으로 정하고 추가대상선정을 위해 대책회의를 거듭.
보유부동산의 10%인 약70여만평을 지난해말 매각한 두산은 이번에 명일동의 연수원부지(3만5천평)을 비롯,새우양식장과 포도농장등 60여만평을 매각하기로 했는데 『작년에 부동산을 매각하지 않았으면 이번 매각규모를 줄일수 있었을것』이라며 일찍 처분한것을 후회.
이밖에 기아는 미사리의 정비공장부지와 소하리공장주변의 2만평등을,동부그룹은 여주의 연수원부지등을 내놓을 예정인데 동국제강ㆍ삼양그룹등 상당수기업들은 내놓을 땅이 없어 고심중.【방민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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