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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대통령 일의회 연설 <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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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대통령 일의회 연설 <요지>

입력
1990.05.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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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년전 식민통치에서 벗어난 한국국민의 기쁨은 하루아침에 국토분단의 슬픔으로 변했습니다. 그러나 우리 국민은 결코 좌절하지 않았습니다. 한 세대에 걸친 피땀어린 노력으로 한국은 이제 신흥산업국가로 발돋움했습니다. 우리 국민은 서울올림픽을 12년만에 동서세계가 함께 모인 훌륭한 평화의 축제로 치렀습니다. 우리 국민이 이룬 또 하나의 보람은 민주주의의 시대를 연 것입니다.한국의 민주화는 큰 대가를 치르고 있으나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습니다. 한국의 민주주의가 후퇴하는 일은 결코 없을 것입니다.

평화는 한국민의 절실한 소망입니다. 우리는 평화를 이룸으로써 이 세기가 우리에게 준 시련에 답하려 합니다. 우리는 한반도의 평화적 통일을 이 세기안에 반드시 이루려 합니다.

이제부터 한일 양국은 동북아시아의 평화와 번영을 위한 공동의 노력을 본격적으로 펼쳐가야 할 것입니다. 나는 1988년 유엔총회에서 「동북아 평화협의회의」를 제안한 바 있습니다. 이 협의체의 실현에는 북한의 태도변화등 정치적 여건의 성숙에 시일이 필요할 것입니다.

그러나 이를 실현하기 위해 가능한 나라,가능한 분야부터 공동이익을 실현할 협력관계를 발전시켜 나가야 할 것입니다.

일본과 한국의 21세기도 아시아ㆍ태평양의 평화와 번영과 직결되어 있을 것입니다. 한일 두나라는 동반자로서 태평양시대를 앞장서 열어가야 할 것입니다. 이를위해 우리는 이 지역의 개방성과 다양성을 바탕으로 모든 나라에 도움을 주는 효율적인 협력의 틀을 이루어야 합니다.

한일 양국은 이제 서로 미국 다음가는 두번째의 교역국이 되었습니다. 세계 10대 교역국에 들어선 한국은 일본기업에 연간 1백70억달러의 시장이 되었습니다. 25년전 일본의 대한수출이 불과 2억달러였던 것을 생각하면 한국의 발전은 일본의 번영에도 도움을 주는 것임을 알 수 있습니다.

한일간에는 만성적인 무역불균형의 문제가 있습니다. 일본은 미국과 유럽에 대해 시장개방과 무역불균형을 개선하기 위한 다양한 노력을 펼치고 있습니다. 한국에 대해서도 이처럼 정책적 의지를 갖고 불균형을 실질적으로 개선하는 조치를 취해주기 바랍니다.

일본이 경쟁을 꺼려하여 기술이전에 소극적이라는 지적도 있습니다. 한국의 수출증대가 해외시장에서 일본기업에 다소의 경쟁을 불러오는 면도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그것은 단견일 뿐… 그것은 일본으로부터 더 많은 우리의 수입을 유발해 왔습니다. 한국의 경제발전이 일본의 국가이익에 합치한다는 인식하에서 일본의 기술이전과 기초과학 협력을 촉진하여주기 바랍니다.

모든 것이 변화하고 많은 것이 발전하였음에도 우리 두나라 국민간에 진정한 우정을 가로막는 마음의 벽이 남아 있습니다. 전후 45년이 지난 이제 세계대전을 치렀던 유럽 각국이 하나의 공동체를 이루고 있는 이 시점까지,우리 두나라 국민간에는 잘못된 과거에 대한 인식과 감정이 정리되지 못하고 있습니다.

국민학교에 갓 들어간 한국어린이가 일본식 이름 아닌 자기이름을 썼다하여,어머니로부터 익힌 자기나라 말을 했다하여,선생님의 회초리를 맞아야 했던 아픔을 여러분이 이해하기는 어려울 것입니다. 지난날 어두웠던 시대,우리 민족이 겪은 더 큰 고통과 시련,그 엄청난 비극을 지금 이 자리에서 이야기할 필요는 없습니다.

오늘의 우리는 나라를 지키지 못한 스스로를 자성할 뿐,지난일을 되새겨 그 누구를 탓하거나 원망하려 하지 않습니다. 여러분에게 말씀드리는 것은 진실에 바탕한 두나라 국민의 참된 이해이며 그것을 바탕으로 밝은 미래를 열자는 것입니다.

이와 관련하여 내가 특히 이 자리 여러분에게 말씀드리는 것은 지난 날의 역사로 인해 일본에 살게 된 70만 재일한국인의 문제입니다. 이들은 일본국민과 함께 전쟁의 고통을 겪었으며 전후 일본의 재건과 발전에 참여하였습니다. 이들이 사이좋게 이웃으로 이곳에서 불편없이 살게 될 때 우리 두나라 국민은 한일우호를 가슴으로 느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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