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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천막부때의 아메노모리ㆍ호슈/노대통령이 언급한 일 외교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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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천막부때의 아메노모리ㆍ호슈/노대통령이 언급한 일 외교관

입력
1990.05.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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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도시대 조선외교주역… 한ㆍ중어 능통/임란후엔 「성의ㆍ신의」로 선린시절 이끌어일본을 방문중인 노태우대통령이 일왕주최 만찬답사 마지막부분에서 언급한 「성의와 신의」를 신조로 대조선외교에 임했다는 아메노모리ㆍ호슈는 누구인가.

아메노모리ㆍ호슈(우삼방주ㆍ1668∼1755)는 일본 도쿠가와(덕천) 막부시절 대마도 번주의 「기실」로서 일본의 대조선외교의 실무를 담당했던 인물이다.

그는 일본의 일개 번주의 신하에 불과하지만 임진왜란이후 명치유신에 이르기까지 조선과 일본의 외교가 동래부와 대마도번을 중심으로 이루어졌고,조선이 쇄국정책으로 일관하던 일본의 유일한 수교국이 조선이었다는 사실로 볼때 당시 일본의 외교실무책임자였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그는 조선과의 외교문서를 담당했으며,1711년 1719년 조선에서 통신사가 왔을때 이들을 수행,에도(강호ㆍ현재의 동경)까지 왕복했었다.

경도부근 자하현이향군고월정출신인 아메노모리는 가업인 의사의 길을 버리고 우리말과 중국말을 익혀 외교관의 길을 택한 인물로 한글연구서인 「교린순지」와 조선에 대한 외교를 논한 「교린시성」이란 저서도 남겼다.

그는 에도시대를 대표하는 학자중의 한사람인 기시타ㆍ준안(목하순엄)의 문하에서 한한학 공부했으며,그의 고향에서는 아직까지도 그를 학문의 신양(하느님)으로 기리고 있고 또 그의 이름을 딴 서원도 남아있다.

아메노모리가 활약했던 도쿠가와(덕천)막부의 에도시절은 한일관계사속에서 선린우호의 시기로 기록되고 있다.

1607년부터 1868년까지 약 2백70년여간 지속된 선린우호시기는 임진왜란에 대한 조선정부의 단호한 전후처리방침자세에 일본정부가 깊은 반성을 보임으로써 비롯됐다.

도쿠가와막부의 2대장군인 도쿠가와ㆍ히데사다(덕천수충)는 탐적사로 일본에 간 사명대사에게 도요토미ㆍ히데요시(풍신수길)의 죄를 깊이 사죄하는 한편 두번 다시 조선을 침략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했던 것이다.

이후 한일간 외교실무는 앞서도 말한 것처럼 동래부와 대마도번사이에 이루어져 명치유신전까지 상호 50차례씩 사절이 교환됐다. 그러나 이 시기의 한일외교를 특징짓는 것은 조선에서 에도로 파견한 통신사를 통한 「문화외교」였다. 조선정부는 임란이후 약 2백여년간에 걸쳐 모두 12차례 통신사를 파견했다.

통신사들이 머루르는 곳마다 당시 일본인들이 장사진을 쳤던 것으로 기록되고 있다. 묵필과 서화,전적을 얻기 위해서였다. 따라서 당시의 한일외교는 조선의 일방적인 문화시혜의 외교였다고 해도 지나치지 않다. 조선에서 전래된 전적을 통해 일본의 학자들은 주자학을 꽃피울 수 있었고,의방유취와 동의보감 등 한의서를 통해 의학을 발전시킬 수 있었던 것이다. 조선정부의 대일외교방침은 「경계하면서 교린」한다는 것이었다. 일본사절이 서울 한양까지 오는 것을 막고 예조에서 부산포에 사절을 보내 접대했던 것이 구체적 증거이다. 15∼16세기 일본사절의 상경로가 그대로 임란당시 일본의 진격로가 되었던 뼈아픈 과거를 잊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에도에간 통신사들은 중국의 정세를 알려주고 그리고 서양의 문물 등을 전달,일본에 국제정세의 흐름을 일깨워줬다. 1868년이후 일본의 변화된 외교방침은 은혜를 원수로 갚는 것이었다.

또한 조선을 두번 다시 침략하지 않겠다는 약속도 저버렸다. 한일간의 선린시대 개막을 선언하기에 앞서 잊지 말아야 할 사항은 이처럼 과거의 뼈아픈 역사이며 따라서 임란이후 조선의 외교원칙인 「경계하며 교린한다」는 방침은 오늘날에도 유효할 것이다.【유동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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