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 음주폭행에 우발범행” 참작/“소년원 이송보다는 집에서 선도가 바람직”지난달 13일 술에 취해 어머니에게 야구방망이를 휘두르며 폭행한 아버지를 야구방망이로 때리고 칼로 찔러 숨지게 한 두 자매를 어머니의 품으로 돌려보내라는 법원의 결정이 내려졌다.
이 결정은 자식들이 아버지를 숨지게 한 존속살인사건이라는 점에서 이례적인데 형사처벌 할 수 없는 14세미만의 형사미성년자인 이들을 소년원으로 보내야 하는가의 여부로 그동안 찬반양론이 엇갈렸었다.
서울 가정법원소년부 안철규판사는 24일 숨진 강규선씨(40ㆍ무직ㆍ서울 중량구 묵2동)의 장녀(13ㆍ중2)와 차녀(12ㆍ중1)의 존속살인사건에 대한 보호처분심리를 열고 이들에게 보호자 위탁과 함께 2년간의 장기 보호관찰처분을 내렸다.
안판사는 결정문에서 『사건의 내용은 존속살인이라는 엄청난 것이지만 이 아이들은 아버지가 매일 술만 마시면 어머니와 자신들을 「죽이겠다」며 구타하는 등 행패를 일삼아 평소 아버지가 차라리 없는 것이 낫겠다고 생각해 왔으며 사건 당일에도 아버지가 미친듯이 어머니와 자신들을 구타하자 그동안의 감정이 갑자기 폭발,우발적으로 이같은 일을 저지른 점이 인정된다』며 『이들을 소년원에 보내 사회와 격리시키는 것보다는 평소 학교성적이 모두 우수하고 착한점 등 성향을 볼때 어머니와 전문가의 도움을 받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두자매는 이날 2시간 30여분 동안의 심리가 진행되는 동안 시종일관 눈물을 흘렸고 심리가 끝난뒤에는 어머니와 함께 새로 이사한 집으로 귀가했다.
이들 두자매는 형사미성년자이기는 하나 소년법상 보호처분을 받을 수 있는 촉법 소년에 해당돼 지금까지 안양소년감별소에 수용돼 왔으며 가정법원조사관으로부터 성장환경,비행성을 조사 받아왔다.
촉법소년은 범죄를 저지른 12세이상 14세미만의 소년으로 함께 일을 저지른 세남매 중 장남(9ㆍ국교4)은 해당되지 않아 일체의 법적처리를 받지 않았다.
소년법상 보호처분으로는 ▲보호자 위탁 ▲단기ㆍ장기보호 관찰 ▲사회복지시설위탁 ▲병원이나 요양소 수용 ▲소년원 송치 등이 있는데 이번 결정은 이중 가장 약한처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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