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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자명의 위장취득 부동산/30대 재벌 총 1,139만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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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자명의 위장취득 부동산/30대 재벌 총 1,139만평

입력
1990.05.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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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보유의 10%… 통일 4백61만평 최다/실제액 2천억 넘을듯/국세청,「자진신고현황」공개삼성ㆍ현대등 국내 30대재벌이 친인척이나 임직원등 제3자명의로 위장취득한 부동산은 89년말현재 모두 1천1백39만9천평에 달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는 30대 재벌이 보유하고 있는 부동산 1억3천2백만평(은행감독원 89년말자료)의 10%에 육박한 수준이다.

국세청은 24일 5ㆍ8대책에 따라 30대재벌이 이같은 위장취득 부동산내역을 자진신고해왔다고 밝히고 금액기준으로는 1천5백83억원(취득가액)에 달하나 일부재벌이 면적만 신고,실제액수는 최소한 2천억원이 넘을 것이라고 밝혔다.

국세청이 이날공개한 자진신고현황에 따르면 그룹별로는 통일이 4백61만5천평으로 가장많았는데 주로 교세확장을 위해 설립한 포교원등이 신도시명의로 돼있어 규모가 커진것으로 알려졌다.

다음으론 동양시멘트그룹 1백34만8천평,금호그룹 1백33만평의 순으로 1백만평 이상을 신고한 재벌이 3개그룹에 달했다.

이밖에 삼성은 49만4천평,현대는 13만4천평,대우는 1만8천평,럭키금성은 4만평,한진은 17만9천평을 각각 신고했다.

금액기준으로는 한진그룹이 5백77억원(취득가)으로 가장 많았으며 다음으로 금호 1백76억원,동양시멘트 1백36억원등의 순이었는데 통일과 고려합섬그룹은 면적만 신고하고 금액은 밝히지 않아 이를 감안하면 순위가 변경될 수도 있다고 밝혔다.

이중 기아ㆍ동국제강ㆍ극동정유ㆍ풍산등 4대 그룹은 위장취득 부동산이 전혀 없다고 신고했다.

국세청관계자는 위장취득 부동산의 구체적 내역은 현재 분석작업을 진행중이라 공개할 수 없지만 대부분 투기목적으로 취득,장부에 올려 놓지도 않거나 장부상 등재됐어도 자산계정에 들어있지않고 가계정ㆍ가지급의 형태로 변칙처리돼 있다고 밝혔다.

삼성그룹이 지난 87년부터 서울고속버스터미널 부지 일대를 그룹임원명의로 사들이자 서울시가 이부지를 상업지역으로 용도변경해준 사례나 현대그룹이 충남서산 매립지조성계획을 발표하기도 전에 이그룹계열사 사장등이 개인명의로 수십만평을 사들인 점은 그룹내부정보나 공무원과 의결탁없이는 설명이 불가능한 부분이다.

이렇게 재벌들이 위장매입하고 뒤따라 정부의 개발계획이 발표되면 땅값이 수십배로 올랐던 것을 서산 속초 분당등 여기저기서 목격할 수 있다.

실추된 공권력의 회복과 땅투기의 근절을 위해서 국세청은 5ㆍ8대책대로 재벌들의 위장취득과정을 철저히 추적,지금까지 은폐돼왔던 땅투기의 상층 구조를 철저하게 밝혀내야 한다.<이백규기자>

◎“엄청난규모 어떻게 가능했나”충격/사놓으면 뒤이어 용도변경 해줘/투기 「상층구조」철저히 밝혀져야(해설)

국세청이 24일 공개한 30대재벌의 위장취득부동산 자진신고현황을 보면 우선 규모가 1천만평을 넘는 엄청난 수준이라는 점이 충격을 준다.

국세청 관계자들조차 『이렇게 많을 줄은 몰랐다』고 실토할 정도로 재벌들은 땅을 위해서는 소유주의 친인척은 물론 임직원,퇴직한 직원까지 동원,은밀하게 대규모의 땅을 이미 사들여놓은 것이다.

그러나 재벌의 땅사재기보다 더 충격적인 것은 어떻게 해서 이같은 변칙매입이 그대로 방치돼왔느냐는 것이다.

재벌들의 위장취득은 이제는 삼척동자도 다 아는 투기수법으로 정착했는데도 이분야는 어찌된 일인지 세정은 물론 지방자치단체ㆍ검찰등 공권력도 전혀 미치지 않는 「성역」으로 남아있었던 것이다.

여기서 땅투기의 상층구조가 어떻게 이뤄지고 있는지의 한단면이 드러나고있다.

물론 재벌들의 위장매입은 불가피한 선의의 경우도 있다. 공장용지로 농지등을 사들였는데 용도변경이 되지않아 법인명의로 등기가 불가능,일시적으로 임직원명의를 빌리거나 회사공금으로 정당하게 매입,장부에도 올려놓았으나 제도상의 문제로 법인으로 등기이전만 해놓지 않은 땅도 있을 수 있다.

그러나 관계자의 지적대로 이같은 선의의 위장취득은 부분적이고 대부분이 장부에 올려놓치도않고 그룹총수주변 사람들이 갖고있거나 장부에는 각종 가계정의 형태로 등재,「눈가리고 아웅」하는 식으로 걸쳐놓은 점이다.

이같은 위장취득자체도 탈세가 용인되는 변칙수단이라는게 문제지만 이보다 위장 취득 부동산이 대부분 그룹이나 정부의 개발예정지역에 위치,개발에 따른 엄청난 시세차익을 그룹관계자들 또는 그룹이 나눠먹는다는 점이 더 심각한 문제다.

□3자명의 위장취득 부동산 자진신고현황

그룹명 면 적 금액

삼 성 494 51

현 대 134 44

대 우 18 7.5

럭키금성 40 20

한 진 179 577

쌍 용 583 88

선 경 46 54.5

한국화약 819 110

동 아 52 53

롯 데 204 32

기 아 ­ ­

대 림 3 0.2

효 성 81 20

두 산 192 12.5

동국제강 ­ ­

한일함섬 6 1.4

금 호 1,330 176

코오롱 116 20

삼 미 120 21

극동건설 141 2.6

미 원 48 7

동 부 219 2.4

동양시멘트 1,348 136

한 보 26 26

고려합섬 17 ­

극동정유 ­ ­

해 태 9 33.6

통 일 4,615 6.3

한 라 559 81

풍 산 ­ ­

*금액은 취득가격(단위:천평,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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