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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일 후계」기반 실질구축/북한 「당서열」변화와 김일성연설 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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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일 후계」기반 실질구축/북한 「당서열」변화와 김일성연설 분석

입력
1990.05.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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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주의 고수” 일단 개방거부/「유엔 단일의석가입」 변화시사김일성은 24일 최고인민회의 시정연설에서 「남북한이 유엔에 하나의 의석으로 공동가입」을 제의했다.

이는 북한이 지금까지 한반도내 2개의 조선을 인정치 안해왔다는 점에서 「만약」이라는 가정을 내세웠다해도 명분상의 변화로 보인다.

북한은 그간 남한의 「유엔동시가입」 제의를 거부해왔으나 최근 독일·예멘 등의 통일등 국제적으로 반대명분이 약해져 전술적인 대남제의를 한 것으로 풀이된다.

김의 나머지 대남제의는 종래의 것을 되풀이했고 김정일후계체제를 굳힌 것으로 보아 일단 남한의 유엔단독가입 움직임에 제동을 가하려는 제의로 분석된다.

국방위원회는 지금까지 국가주석 다음의 국가기관인 중앙인민위원회산하 대내정책위·대외정책위·사법안전위·법제위·경제정책위 등 6개 자문위원회의 3번째 서열기관이었으나 이번에 김정일이 김일성에 이어 제1부위원장을 맡음으로써 중앙인민위와 거의 동격으로 격상된 것으로 보인다. 또한 인민무력부장 오진우와 군참모장 최광도 국방위부위원장에 임명됐다. 이들 김일성항일유격대출신들은 김정일을 보좌하면서 포스트 김일성시대의 김정일 중심 군부통제를 구축할 것으로 보인다. 88년 4월 군참모장에 오른 최광은 지난 선거에서 당정치국후보 위원 1위(전체서열 13위)에서 이번에 정치국원서열 7위에 오름으로써 군부세력의 신장이 눈에 띈다.

이와함께 정치국원이며 서열 6위의 연형묵총리의 유임,정치국후보위원2위였던 당비서 한성룡의 정치국원 승진등으로 보아 온건개혁파 관료들의 승진도 눈에 띈다.

다만 정치국원으로 당서열 9위였던 최고인민회의 당비서 허담의 서열격하(12위)는 북한외교노선과 대남정책의 변화가 있을 것임을 시사해주고 있다.

모스크바에서 교육을 받은 허담은 지금까지 대남,대미,대일등 주로 서방국가들에 대한 정책을 담당해왔으나 최고인민회의 경제정책심위장인 윤기복이 통일정책위원장을 맡음으로써 대외정책 총괄은 허담,그중 대남총괄은 윤기복으로 넘겨질 것으로 보인다.

경기고출신의 윤은 72년 남북적십자회담 대표로 서울을 방문했을 때 고교동창생들과 격의없는 대화를 나눌 정도로 남한사정을 잘알고 온건합리주의자로 알려져있다.

이날 하오 김일성은 시정연설을 통해 대남정책으로 이미 제안한 바 있는 「남북간의 불가침협정 선언」을 다시 강조했다. 이는 최근 대미·대일적극교섭으로 지금까지 추진해온 「3자회담」논리의 연장으로 보인다.

김일성의 이 연설은 이날 「사회주의 원칙 고수」를 먼저 선언함으로써 대내외선전 효과를 노린 것으로 분석된다. 김일성은 『사회주의의 길을 따라 나가는 것은 역사발전의 기본추세이며 이것은 인류가 택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이라고 강조,동구·소 등을 휩쓸고 있는 민주화운동에도 불구하고 일단 「홀로서기」 정책을 계속할 것을 천명하고 있다.

결국 이번 회의는 전문가들의 예상대로 김일성의 「사회주의 재천명」,김정일후계체제강화,대외정책변화에 따른 담당자조성 등의 의의를 지닌다.

김정일이 앞으로 예상되는 남북정상회담을 위해 88년 4월 임춘추의 사망으로 공석이 된 제1부주석자리를 맡을 것이라는 예상도 있었으나 결국 군사위원회 제1부위원장을 맡아 정상회담의 공식대표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또한 최고인민회의 대의원서열 1백20위의 군사위원 김철만이 24위내의 정치국 후보로 일약 뛰어오른 것도 김이 오진우·최광에 이은 김일성빨치산출신 3총사라는 점에서 김정일후계체제옹립의 보호막 노릇을 할 것으로 보인다.

북한 전문가들은 이번 국가서열변화와 김일성의 연설내용으로 보아 북한이 큰 골격은 유지하되 국제적 조류에 따른 부분적인 개방과 특히 대남정책의 전술적 변화가 예상된다는 것. 즉 경제통인 한성룡의 정치국원격상,허담의 비서자리를 당국제부장겸 최고인민회의의 외교부위원장인 김용순이 맡음으로써 부총리겸외교부장 김영남을 중심으로 허담·윤기복·김용순 등을 내세워 외교다변화를 노릴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남영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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