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조업 설비투자 18.6% 증가/수출은 여전히 부진/한은 잠정집계지난 1ㆍ4분기중 우리경제는 10.3%의 성장률을 기록,88년 4ㆍ4분기를 끝으로 한자리수에 머물던 분기별 성장률이 다시금 두자리수로 올라섰다.
이같은 예상밖의 성장률은 제조업생산이 다소 호전되기는 했지만 주로 국내건설경기가 엄청난 활황을 보인데 힘입은 것으로 나타났다.
경제불안의 핵심적 원인이 되고 있는 수출동향은 이 기간중에도 여전히 부진을 면치 못했다.
24일 한은이 잠정추계,발표한 「1ㆍ4분기 GNP(국민총생산) 동향」에 따르면 이 기간중 GNP규모는 28조4천4백86억원(85년 불변가격기준)으로 전년동기보다 10.3%나 늘어났으며 이중 해외부문을 제외한 국내총생산액(GDP)은 28조5천5백34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9.6%증가했다.
산업별로는 건설업이 민간주택건설ㆍ비주거용건물건설 등의 호조로 성장률이 지난 78년 건설호황기 이후 12년만에 최대치인 39.1%에 달해 전체 성장을 주도했다.
제조업은 노사분규가 지난해보다 크게 진정된데다 국내건설활황의 여파,조선경기의 호황 덕분에 지난해 1ㆍ4분기중의 성장률 1.8%에 비해 크게 회복된 7.1%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반면에 농림어업은 양돈ㆍ젖소 등 축산업의 부진과 양식 등 어업의 감소로 3.6%마이너스 성장을 나타냈다.
수요 측면에서는 제조업설비투자가 기계류와 운수장비를 중심으로 크게 늘어 18.6%가 증가,투자세가 회복되고 있음을 보였고 상품수출은 선박ㆍ신발류가 호조를 보인 반면 자동차ㆍ완구 등이 부진해 물량기준으로 0.1%가 가까스로 늘었다.
민간소비는 승용차ㆍ세탁기 등 내구소비재와 교통통신ㆍ의료비 등 서비스지출증대로 11.9%가 늘어 지난해보다도 더 높은 증가세를 보였다.
◎건설호황으로 예상밖 두자리수/제조업도 회복세 뚜렷… 과소비 여전(해설)
이번 1ㆍ4분기중의 경제성장 실적치의 뚜껑을 열면서 가장 놀란 사람들은 통계작성의 당사자인 한은실무자들이었다.
성장률 10.3%가 일반적인 예상에 비해서는 너무도 높은 수준(그것도 두자리수)이어서 필시 잘못된게 아닌가 싶어 기초통계를 두세번 다시 점검하고 업계의 현장수치도 재확인하는 소동을 빚을 정도였다.
거푸 확인해도 수치는 한치 틀림없는 사실이었다.
이는 바로 한달전인 지난달 23일 한은이 확대연석회의에서 추정한 1ㆍ4분기 성장률 7.1%보다는 무려 3.2%포인트나 높은 수치.
한은관계자는 당시 1ㆍ4분기 성장률을 7.1%로 추정하면서도 다소 웃돌 가능성이 많다는 전망은 가졌으나 이토록 치솟을 줄은 정말 몰랐다고 실토했다.
1ㆍ4분기 경제성장률이 당초 추정치보다 이처럼 높게 나온 것은 예상을 훨씬 뛰어 넘은 건설업의 초호황세 때문.
추정 당시 건설업이 기껏해야 30%가량의 성장을 기록할 것으로 보았는데 실제론 39.1%나 성장,지난 78년 2ㆍ4분기의 56.7%이래 12년만의 최고치였다. 이 오차가 끌어올린 성장률이 무려 3.4%포인트였다.
이 때문에 한은은 예상밖의 두자리수 성장에도 불구하고 그것이 여전히 제조업에 의해 주도되고 있지는 못하다는 점에 유의,이 기간중의 경제성과에 긍정적인 면과 불안한 면이 혼재하고 있다고 진단하며 「확실히 나아지고 있다」는 섣부른 단언은 자제하고 있다.
경제상황에 대한 기대반 걱정반의 진단이 완전히 가실 정도는 아니지만 적어도 지난해와 비교해서는 완연히 회복되고 있는 모습이 여기저기서 드러나고 있다.
특히 제조업성장률 7.1%는 이 기간중의 전체성장률 10.3%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충분히 희망적인 수준이며 1ㆍ4분기의 1.8%,지난해 연간의 3.7%보다는 매우 높아져 있다.
생산활동과 마찬가지로 제조업 설비투자증가율 18.6%도 지난해 1ㆍ4분기의 7.3%,지난해 연간의 12.3%에 비해서는 기대를 걸어볼만한 건실한 수준이다.
제조업이 이처럼 회복됨에 따라 각 산업이 전체 성장에 기여한 비중도 지난해에 비해서는 큰 폭으로 개선됐다.
지난해 1ㆍ4분기의 경우엔 전체 성장률의 54.5%가 서비스업의 성장에 힘입은 것이었고 이어서 제조업 기여율이 13.2%,건설업 기여율이 10.6%순이었다.
이러한 부실ㆍ저성장의 특징이 올 1ㆍ4분기 경제에서는 제법 가시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산업별 성장기여율을 보면 아직도 서비스업 기여율이 가장 높긴 하지만 38.4%로 떨어졌고 제조업의 기여율은 27.5%로 크게 높아졌으며 이어서 건설업이 23.8%를 차지했다.
제조업생산이 그나마 이와 같은 회복세를 보인 것은 노사분규의 진정이 커다란 요인이었다. 올 1ㆍ4분기중에 노사분규는 67건이 발생,전년동기 3백31건의 20%에 머물렀다. 이에 따라 생산차질액은 지난해 1조60억원에서 올해 7백5억원으로 격감했고 수출차질액도 6억4천3백만달러에서 2천만달러로 줄어들었다.
이러한 제조업의 안정과 아울러 지난해 경제성장의 내용에 스며있던 재테크등 투기현상도 한풀 꺾인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지난해 1ㆍ4분기의 경우엔 기업과 가계를 휩쓴 재테크 열기를 반영,금융 보험 부동산 및 사업서비스업이 12.9%의 성장률을 기록하며 성장기여율이 33.2%로 가장 높았으나 올해는 성장률이 11.6%로 떨어지면서 기여율 역시 17.8%로 낮아졌다.
민간의 과소비는 내구소비재를 중심으로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 항목별 소비증가율을 보면 승용차 35.1%,세탁기 39.0%,소형가재도구 23.7% 등으로 나타났으며 승용차 보급확대에 따라 개인운수기기 운영비도 25.9%나 늘었다.
다만 유흥업소의 영업시간제한 조치로 이 기간중의 주점 매출액이 오히려 0.8%가 감소했다.
1ㆍ4분기의 경제성과가 본격적인 회복세로 이어지느냐의 관건은 수출동향이 쥐고 있는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건설업은 최근의 건축자재난 등에서도 나타나듯 신장세엔 한계가 있으며,수출회복이 받쳐주지 못할 경우 제조업 생산은 지속적인 회복기조를 유지하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경제전문가들은 이와 같은 기로에서 과열현상 없이 정상적인 경제성장세로 안착하기 위해서는 최근 불안기미를 보이고 있는 물가의 안정이 절대적인 선결조건이라고 못박고 있다.<홍선근기자>홍선근기자>
□부문별성장지표
(증가율,%)
89 90
1ㆍ4분기 연 간 1ㆍ4분기
국민총생산 6.2 6.7 10.3
국내총생산 5.4 6.1 9.6
농림어업 9.9 △0.7 △3.6
광공업 1.7 3.5 6.8
(제조업) (1.8) (3.7) (7.1)
전기 가스 수도 14.2 10.1 18.1
건설업 10.2 15.4 39.1
서비스업 7.2 8.3 9.0
민간 소비 지출 10.2 9.8 11.9
정부 소비 지출 6.6 7.9 6.6
설비 투자 7.3 12.3 18.6
상품수출 △3.5 △5.2 0.1
상품수입 12.4 14.3 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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