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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ㆍ서독 “역사왜곡 바로잡자”/양국학자 공동작업 당국에 건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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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ㆍ서독 “역사왜곡 바로잡자”/양국학자 공동작업 당국에 건의

입력
1990.05.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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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마르공화국등 상대업적 객관적 평가/양국반성으로 유럽사서술에 새길 열릴 듯【파리=김영환특파원】 프랑스와 서독의 학자들이 최근 각기 자국역사교과서의 기술내용중 미흡하거나 오해를 살만한 부분을 시정보완키로 뜻을 모아 유럽통합을 앞둔 양국 선린관계에 또하나의 디딤돌을 놓았다. 역사적으로 라이벌관계를 지속해온 양국의 역사교과서는 서로 상대국의 역사를 축소 생략해온 경향이 없지 않았는데,양국 학자들은 이같은 역사기술이 후세들의 역사관을 굴절시킬 우려가 크다고 보고 역사교과서를 함께 다시 쓰기로 한 것이다.

일본이 과거의 치부를 은폐하고 자국을 일방적으로 미화하는 역사기술로 한국 중국 등 관계당사국을 분노케 하고 있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프랑스의 「역사ㆍ지리교수협회」와 서독의 「국제교과서연구를 위한 게오르그 에케르트연구소」 소속 학자 60여명은 7년간의 상호토의 끝에 지난 21일 파리 소르본대에서 「불독역사ㆍ지리교과서를 위한 권고」라는 지침서를 발표했다. 이 지침서는 먼저 현대사부분에 있어 양국 역사교과서 내용의 보완을 양국 교육당국에 건의하고 있다.

불 역사교과서는 독일 바이마르공화국의 민주성을 외면한채 나치정권의 예비단계로만 서술해왔고,서독 역사교과서는 프랑스 제3공화국을 무시해왔다.

이 지침서는 불 교과서가 바이마르공화국이 경제ㆍ정치ㆍ사회적 취약성에도 불구하고 여성투표권을 도입하는 등 자유의 토양을 형성한 「독창적이고 민주적업적」도 있었던 점에 더많은 관심을 둬야한다고 권고했다.

또 불 제3공화정에 대해서는 어려운 수립경위에도 불구하고 종교에서 독립한 세속정부의 기원이 됐으며 경제발전과 노조세력이 신장된 것에 주목해야 한다는 것이다.

2차대전기술에서 서독 교과서는 불 비시정권의 나치협력과 항독해방운동을 전개한 레지스탕스에 대해 언급이 거의 없으며 불 교과서는 나치치하 독일대중의 고통이나 히틀러에 대한 독일자체의 저항에 침묵하고 있다는 점도 지적됐다.

이 지침서는 또 「나치가 독일역사에 필요하고 불가피한 결과가 아니었으며 총통을 신뢰하고 복종한 국가공동체의 형성이 나치체제의 신화에 불과하다』는 견해를 밝히고 있다.

양국 연구자들은 또 학생들이 유태인 집단수용소와 인종 절멸이란 공포의 정도에 대해 충분히 알 수 있도록 기술돼야 한다는데 일치된 평가를 내리기도 했다.

70년간 세번을 싸운 양국의 오해해소에 이같은 역사교과서 시정노력이 큰 기여를 하게 될게 분명하다.

이번 작업에 참여한 불 역사ㆍ지리교수협회의 장ㆍ페이로회장은 『우리는 언급해야 한다고 주장하는게 아니라 언급함이 바람직하다고 말하는 것이다. 공식적인 진실이란 없다』고 강조한다.

불독의 교과서 수정작업은 1차대전뒤인 1935년 독불간 「역사교육위원회」를 조직함으로써 시도됐으나 나치의 대두와 2차대전 발발로 좌초됐다. 50년에 재개돼 67년 일단 끝났다가 80년대에 다시 시작돼 이번에 7년만에 결실을 본 것이다.

양국의 반성은 객관적인 유럽사서술에도 길을 열고 있다. 불의 장ㆍ밥티스트ㆍ뒤로셀은 영국 스페인 이탈리아 동료들의 지원으로 대중용 유럽사를 금년 가을 출판한다. 또 유럽최초의 기념비적인 역사교과서는 91년말 8개 국어로 동시출판될 예정인데 EC11개국이 협력하고 있다. 한일간에도 독불 양국같은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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