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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에 또 전쟁 “긴장감”/이스라엘군,「팔」인 학살여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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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에 또 전쟁 “긴장감”/이스라엘군,「팔」인 학살여파

입력
1990.05.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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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랍국 “응징하자”… 요르단서 불관광객 습격/「팔」독립투쟁 격화예상… 미 평화중재 무산위기지난 20일 발생한 이스라엘 청년의 팔레스타인인 학살사건은 이스라엘점령지역내 팔레스타인인들은 물론 전체아랍권의 분노를 폭발시켜 중동지역을 또다시 전쟁의 긴장감속에 몰아넣고 있다.

이 사건직후 이스라엘이 점령하고 있는 가자지구와 요르단강 서안지역에서는 팔레스타인인들의 폭동이 발생,20ㆍ21일 이틀간 팔레스타인인 20명이 숨지고 8백명이 부상했다.

또 인접한 요르단에서는 수천명의 팔레스타인인들이 미국대사관 앞에서 항의시위를 벌이다 경찰과 충돌했고 수도 암만에서는 팔레스타인 청년이 프랑스인들의 관광버스를 습격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분노의 불길은 이스라엘 점령지구외에도 나사렛등 대부분의 아랍계 거주지역으로 급속도로 확산되고 있는데 팔레스타인 단체들은 「피의 보복」을 선언,유혈사태의 악순환은 더욱 심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학살사건을 「이스라엘의 계획된 음모」로 규정한 아랍국가들은 이 문제를 다루기 위해 22일 소집된 유엔안보리 특별회의에서 이스라엘에 대해 응징조치를 취하도록 강력히 촉구했다.

87년 12월 이스라엘 점령지역내 팔레스타인 독립투쟁(인티파타)이 시작된 이래 최악의 사태중 하나로 꼽히는 이번 사건의 여파는 가히 엄청난 것이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그동안 다소 소강상태를 보이던 팔레스타인 독립투쟁은 한층 격화될 것이 분명하다.

더욱 심각한 사실은 이스라엘 점령지구 문제를 평화적으로 해결하기 위한 국제적 노력이 물거품이 될 우려가 커졌다는 점이다.

이스라엘은 지난 29개월간 6백80명이 사망하고 5만명 이상이 부상한 팔레스타인 독립투쟁으로 인해 점령지역에 자치를 실시해야 한다는 국제적 압력에 직면해 왔다.

이에 따라 지난해 5월 이츠하크ㆍ샤미르 이스라엘총리는 제한적 자치선거의사를 밝혔으며,이후 이집트와 미국은 보다 진전된 5개항의 평화안을 제안했다. 제임스ㆍ베이커 미국무장관이 주도한 이 평화안은 자치선거실시후 5년내 최종해결책 마련을 목표로 하고 있다. 구체적 내용은 이집트 주재아래 팔레스타인 대표와 이스라엘측이 협상을 벌이자는 것이다.

이 제안은 이스라엘 노동당의 지지를 받았으나 강경파인 리쿠드당 샤미르총리의 거부로 이를 둘러싼 내분이 일어나 지난 3월 이스라엘연립내각이 붕괴되는 사태로 발전했다.

이번 학살사건은 이같은 상황속에서 빚어졌기 때문에 아랍국가들은 궁지에 몰린 샤미르정부가 혼란과 대결상황을 조장하기 위해 저지른 음모로 규정했다.

이에 대해 이스라엘측은 21세의 아마ㆍ프러펄이라는 문제의 학살범이 정신질환자로 최근 애인이 절교선언을 한데 흥분해 우발적으로 범행을 했으며 정치적 동기는 전무하다고 주장했다.

그렇다해도 이번 사건이 확대일로의 조짐을 보이는 것은 한 팔레스타인지도자의 말처럼 샤미르총리의 강경정책과 결코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샤미르총리는 최근 소련에서 물밀듯이 이주해 오는 유태인들을 점령지구에 정착시키는 정책을 강행,이 지역의 긴장을 고조시켰다.

소련정부의 해외이주 자유화로 시작된 유태인들의 「제2의 엑서더스」행렬은 올해 25만명,향후 5년내 75만명이 넘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아랍국가들은 이 사태에 공동대처키 위해 오는 28일 이라크에서 아랍정상회담을 개최할 예정인데,이 와중에 이번 사건이 터져 아랍정상회담에서도 「아랍권의 총궐기」주장이 대두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렇게 될 경우 중동지역에서 67년 3차 중동전이후 최악의 사태가 일어나지 않을까 우려된다.【배정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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