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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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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입력
1990.05.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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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부터인가,우리네 5월이 아주 이상해졌다. 본디 이달은 봄의 제왕과 같았다. 아름다운 날들이 이달의 달력엔 각기 이름을 내걸고 우쭐거린다. 5일은 어린이날,8일은 어버이날,15일은 스승의 날이다. 이 좋은 날들이 5월의 먹구름에 가려져 버려 생기를 잃어 간다. 감상적인 슬픔은 제쳐 두고라도 어쩐지 귀한 가치를 잃어 가는 상심에 빠지게 된다. ◆「선생님을 선생님답게」­오늘로 끝나는 교육주간의 표어는 소리 없는 아우성이 되어 그 깃발을 내린다. 스승의 날을 전후한 교육주간은 사은을 기리는 여러가지 행사로 장식되었으나 정작 선생님들의 소망은 큰 공명을 일으키지 못한채 끝나가지 않나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어쩐지 스승의 자태가 더욱 외로워 보이기만 한다. 한송이 카네이션을 가슴에 달아주는 사람과 정성도 중요하지만,선생님을 대하는 자세가 달라져야 한다. ◆스승의 날이 있는 5월이 오히려 스승을 괴롭게 하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생긴다. 다른 분야와 비슷하게 교직사회의 고민과 갈등이 많을 것이다. 그 아픔을 교직이라는 이유로 밖에 나타내지 못할뿐 속앓이가 어떠한지는 짐작이 가고 남는다. 선생님은 당당히 모심을 받을 수 있는 자리다. 그러기 위해선 선생님이 선생님다워야 한다는 전제도 염두에 새겨둠이 옳은 일이다. ◆스승의 그림자도 감히 밟지 않는다는 것이 우리의 오래된 사고의 전통이었다. 그런데 요즘 세태는 어떤 까닭인지 그림자를 안밟기는 커녕 스승의 상투를 잡으려는 기막힌 행태가 자주 나타난다. 스승의 대접이 이래서야 세상일이 바로 세워질 수가 없는 노릇이다. 겉으로만 위하는 척 하지말고 선생님을 선생님답게 모실 대책이 마련되어야 한다. ◆오는 22일에 교원지위법 제정 촉구대회가 열리리라 한다. 교원의 지위향상을 위해 교사들 스스로가 자구책을 찾겠다는 강한 의지 표현이 나올 것으로 예측된다. 교육의 사회적 책임을 기대한다면 그 뒷받침이 의당 따라야 마땅하다. 귀가 열린 국회라면 이 소리 없는 아우성을 들을 줄 알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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