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직과 기반이 서로 다른 정치집단들이 한당으로 통합한다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라는 것은 십분 이해가 간다. 그러나 피차 통합의 필요성을 절실히 느끼고 또 통합에 대한 주위의 바람이 간절함에도 불구하고 통합추진작업이 지지부진하고 있다면 주위의 비난이 높아지는 것도 무리가 아니다.거대여당의 출현으로 다음 선거에서 이와 맞견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야권통합임을 잘 알고 있으면서도 현실정치는 당위성이나 필요성만으로 잘 풀려나가주지 않아서 탈이다. 명분과 기득권,기존그룹내의 정치주체들의 복잡한 이해관계들이 엉켜서 야당통합작업이 거의 중단상태에 빠져들었다고 우리는 알고 있다. 통합에 적극적인 원내의 원 몇몇이 중재안이라는 것을 마련해놓고 있다지만 그것이 평민ㆍ민주주류들에 의해 받아들여질 가능성은 매우 희박하다고 보여진다.
통합작업이 정체되면서 가장 고통을 겪고있는 측은 평민당이 아닐까 생각된다. 평민당은 유일한 야당으로서 야권통합을 성사시키는데 주도역할을 맡아야할 뿐만아니라 지역당 이미지에서 탈피하기 위해서라도 민주당과의 통합에 적극적이어야할 처지에 있다. 그러기에 70대8이라는 원내의석 비율마저 내던지고 당대당통합 원칙에 합의해주기까지 했을줄로 안다. 그러나 문제는 당대당 통합이라는 형식에 있는 것이 아니라 어떤 인물에 의해 통합된 당이 움직여질 것인가하는 실질적인 주도권의 행방에 있다고 하겠다.
평민당의 김대중총재가 통합야당을 이끌고 나가게되는한 당대당통합은 형식에 불과한 것이고 실질적으로는 평민당에 의한 민주당의 흡수형태로 결과지어질 수밖에 없다고 보는 것이 대부분 민주당사람들의 견해이고보면,실질적인 대표경선이 이루어질 수 있는 50대50지분의 보장없이는 어떠한 통합추진작업도 무의미하다고 보는 민주당측 주장이 후퇴할 것같은 조짐은 거의 없다. 마찬가지로 평민당측으로셔는 통합야당의 주도세력이 실질적으로 평민당인 이상 평민당의 의사가 통합과정에서 우위로 반영되는 것은 당연하고 원내의석이나 인적자원으로 따져보더라도 결국은 김대중총재가 새 야당을 대표하는 것이 당연한 귀결이라고 주장하고 있는 것이다.
평민당이 내놓은 조직강화특위구성 제안이나 민주당이 제시한 제3의 인물 대표영입 또는 공동대표안이라는 것이 모두 자기측 주장의 실질적인 변화없는 겉모양만의 변형이라는 점에서 두안 모두 대국민용 절충안이라는 핀잔을 받아야 하겠는데 평민은 민주당안을,민주는 평민당안을 즉각 거부하였으니 재론의 여지조차 없어져버린 셈이다.
앞서 지적한 통합적극파들의 중재안은 합당수임기구합동회의에서 우선 합당부터 선언한 후 전당대회에서 대표를 경선하고 양측 5대5동수로 조직강화위를 구성,지분비율을 무시한 인물ㆍ당선가능성위주의 조직책선정을 한다는 내용이다.
그러나 논리적으로는 가능한 것같은 이안도 현실적으로는 인물과 당선가능성추정에서 다시 지분문제로 되돌아갈 수밖에 없을 것이 뻔하므로 결국은 지분문제의 해결이 없는 통합작업이 진척되기 어렵다는 결론이 나온다.
양측이 진정으로 야권통합을 원한다면 50대50지분으로 실질적인 대표경선을 보장하는 방법과 그결과 누가 대표로 선출되더라도 그의 주도아래 당을 운영해 나가는데 잡음이 없도록하는 방법등을 모색해 볼만하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