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도부거취 거론 새 국면예고/조직책 80대80안 평민 “발끈” 70지구당 민주는 “긍정”/“동조의원 15∼20명선”… 구체행동시작땐 회오리 불가피○…「합당지분」을 둘러싸고 야권통합협상이 사실상 결렬된 가운데 평민당의 소장통합파 의원들과 민주당의 몇몇의원들이 교착상태 타개를 위한 절충안을 들고나와 야권통합협상의 진통을 가중시키고 있다.
평민당의 이상수ㆍ이해찬의원과 민주당(가칭)의 이철ㆍ노무현의원 등이 주축이돼 마련한 이 절충안은 「합당지분」을 우회하기 위해 지구당조직책 선정을 뒤로 미룬 가운데 합당을 선언해 전권수임기구를 만들고 우선 각당 70∼80개 지구당 조직책을 먼저 임명해 대의원 숫자를 50대50으로 한 가운데 지도부경선과 합당전당대회를 치른 뒤 조직강화특위를 구성해 3개월내에 나머지 지구당에 대한 조직책선정을 완료하자는 것이다.
이들 의원들은 계속해 막후접촉을 갖고 절충안의 문안을 확정한 뒤 동조의원들을 서명등을 통해 규합하는등 조직적인 단체행동을 계획하고 있고 평민ㆍ민주 두 당지도부에 합당의 걸림돌 제거를 공개요구하는등 간단치 않을 움직임을 예고하고 있어 야권통합의 새 국면을 점치게 하는 측면도 있다.
표면으로 드러난 주동의원은 4∼5명이지만 이들의 주장은 동조의원들이 15∼20여명에 육박한다는 것이고 경우에 따라서는 두 당지도부 거취문제는 물론이고 자신들의 거취문제까지도 밝히겠다는 으름장을 놓고 있어 야권은 자칫 또 한차례의 소용돌이에 휘말릴 가능성도 있다.
절충안 마련을 주도하고 있는 의원들은 14일 2차 공식협상이 있기 바로 전인 13일에도 회합을 가졌고 두 당이 서로가 상대당의 협상안을 거부한 뒤인 16ㆍ17일에도 계속해 접촉을 갖고 있다. 또 17일 밤에는 이들외에도 평민당의 노승환부총재와 민주당의 박찬종 장석화의원과 장기욱 전의원등이 합류한 모임이 있었고 18일에는 평민당서명파 의원들이 따로 모여 이 절충안에 대한 타당성을 검토하는등 「행동의 세」를 점차확대시켜 나가고 있는 형국이다. 이들은 사전절충에서 문안이 확정될 경우 내주초부터는 서명등을 통해 행동에 들어간다는 것이다.
○…평민당에 이 절충안이 공식제기된 것은 이상수의원이 17일 당내 통합추진위공식회의에 앞서 기자실로 와 「사견」임을 전제로 이를 공개하면서부터.
이의원은 민주당의 이ㆍ노의원및 평민당내의 서명파 몇몇의원들과 사전교감을 가진 뒤 「사견」이라는 형식을 빌려 회의도 시작하기전에 이를 공개한 것.
그러나 이의원은 짐짓 회의석상에서는 이 문제를 전혀 제기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고 이의원의 이같은 태도는 회의가 끝난 뒤 협상대표인 김원기의원으로부터 절충안 내용은 고사하고 문제제기 「형식」이 상도에 어긋난 것이라는 지적을 받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의원은 회의장밖에서 이 주장을 굽히지 않아 이 절충안이 상당한 배경을 지닌 물건임을 실감케 했고 곧바로 민주당의 이ㆍ노의원 등과 또다시 만나 논의를 계속했다는 후문이다.
이 절충안에 대한 평민당의 입장은 어디까지나 이의원 얘기대로 「사견」이라는 것이다. 평민당은 민주당과 동수로 조직강화특위를 구성해 조직책을 50대50의 정신아래 실질적 심사를 통해 임명한 뒤 여기서 뽑힐 대의원들로 하여금 전당대회에서 지도부를 경선토록 하자는 것이다.
이와함께 평민당 지도부는 이 절충안이 엄연하게 당의 공식회의가 있고 5인 협상대표단이 구성돼 있는 마당에 당지도부 견해로는 「문제」가 있다고 보는 소장서명파의원들에 의해 제기됐다는 점을 들어 매우 못마땅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평민당내의 서명파의원들은 야권통합이라는 지상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많은 불이익을 감내해야만 한다는 측면에서 이 절충안에 대해 신축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다만 80개 지구당을 두 당이 똑같이 먼저 나눠갖자는 부분에 대해서는 80개가 너무 많다는 입장이다. 왜냐하면 평민당은 이미 1백57개 지구당을 창당한 반면 민주당은 이제 겨우 70개 지구당의 조직책인선만을 했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민주당은 이 절충안은 애당초 민주당이 내세운 당대당통합의 원칙을 그대로 수용한 사실상의 민주당안으로 반대할 이유가 젼혀 없다는 태도이다.
절충안에 들어있는 80대80의 지구당 선창당은 재야및 영입부분을 포함해 4대4대2를 요구했던 민주당의 초안으로 현재 70개 지구당의 조직책인선을 마친 민주당으로서는 오히려 10개의 「여유」마저 있는 셈이다.
이기택창당준비위원장도 18일 『지하대화통로를 통해 합의문안을 만들고 일방적으로 발표하려는 방식엔 다소의 문제가 있으나 내용면에서는 우리당방침과 배치되는 게 전혀 없다』고 말해 절충안에 대한 수용가능성을 시사했다.
절충안마련의 주동자중 한 사람인 이철의원이 17일 『이번 안이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야당에서 통합에 걸림돌이된 모든 사람에게 「특공대식」의 결단을 촉구할 것』이라고 결의를 보인 것에 대해서도 민주당측은 『평민당측이 수용하기 어렵지 민주당으로서는 「걸림」이 될 이유가 없다』는 식의 반응이다.
그러나 민주당은 오는 6월10일로 예정된 창당대회를 앞두고 공식회담이 사실상 결렬되자마자 다시 비공식 절충안이 제기되는등 통합논의에 너무 치중해 창당이 뒷전으로 밀리는 게 아니냐는 자체비판이 있는 것도 사실.
『통합을 위해 창당을 버릴 수 없다』는 대전제가 이 절충안때문에 통합쪽으로 밀리고 있지않나 하는 우려가 당내에 높아지고 있는 것.
창당대회 준비를 위해 열렸던 17일의 운영위회의도 통합문제를 논의하느라 사실상의 대회준비문제는 잠정적인 장소합의밖에 이르지 못했다.【정병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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