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되도록 「상처」 피할눈치/보상등 실질적 조치통해 종결바라 민자/여 약속불이행ㆍ학생폭력 모두 비난/강ㆍ온론사이 입장 착잡 평민「5ㆍ18」 10주년을 맞은 정치권은 광주문제가 갖는 「무게」를 어려워하는 표정이 여전하다.
민자당이 비록 지난해 12ㆍ15 청와대회담의 합의정신을 들어 정치적 완결을 주장하면서 명예회복과 실질적 피해보상에 전력을 기울이겠다는 자세이지만 합당으로 인한 어정쩡함이 아직도 그대로 나타나 있는가하면,평민당등 야권도 여권의 약속불이행을 들어 「중대결심」을 경고하고 있지만 강경책을 펴기에 현실적 제약이 따르고 있음을 어쩔 수 없이 느끼는 모습이다.
○…민자당은 이날 논평발표외에는 의식적으로 「광주문제」에 대한 언급을 피하는 태도로 문제의 조기종결을 바라는 심중을 그대로 반영.
그나마 박희태대변인의 논평도 3계보간에 목소리가 갈라질 가능성을 미리 봉합하자는 취지가 실린 것이어서 되도록 「상처」를 건드리지 않고 싶어하는 뜻을 내보이고 있다.
민자당의 이런 자세는 지난해말 전두환 전대통령의 국회증언등 특위활동의 사실상 종결로 광주문제의 정치적 매듭은 이루어졌다고 보는 데서 비롯된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광주의 명예회복과 피해자 보상등 실질적인 「조치행위」들에 힘을 쏟는 것이 현명하다는 판단을 하고 있는 것.
민자당이 다가올 임시국회에서 광주보상법안을 반드시 처리하겠다고 기회있을 때마다 다짐하는 것도 광주문제에 대한 이같은 기본시각이 담겨있는 것이다.
김영삼대표최고위원이 이와관련,『과거 5ㆍ18 2주년을 맞아 23일간 단식을 했던 심정은 지금도 변화가 없다』고만 언급한 장면은 과거 야당총재시절과는 사뭇 달라진 입장을 단적으로 반영하는 것이다.
민주계 의원들은 특히 지난해까지만 해도 광주현지에 「추모대표단」을 파견해오던 관례가 여전히 지워지지 않는 표정이 역연하다. 한 민주계의원은 『개인적으로라도 한번 내려가고 싶은 마음도 생긴다』고 「관심」을 표시하면서 『큰 불상사없이 10주년이 넘어갔으면 좋겠다』고 현지사정에 촉각을 세우고 있었다.
그러나 지난해 「12ㆍ15 청와대4자회담」의 대타협정신이 여전히 살아있다는 관점은 계보의 입장들과는 무관하게 민자당 기본입장 설정의 기초가 되고 있다. 이에 대해서는 김대표최고위원도 『전씨 증언으로 정치적 매듭이 지어졌다』고 「자신있게」 밝히고 있다.
민자당은 다가올 임시국회에서 특위를 해체함으로써 광주문제의 「공식종결」을 원하고 있으나 특위보고서 작성이 여의치 않을 것을 잘 알고 있다. 따라서 내심으로는 현 상태를 그대로 끌고가면서 특위개최를 미루는 것으로 자연사를 유도,정치권의 부담을 벗고싶은 것이다.
○…평민당은 광주 10주년을 맞아 착잡하고 답답한 표정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평민당이 광주문제해결에 공언한지가 2년이 지났는데도 흡족한 해결의 실마리가 보이지 않을 뿐 아니라 3당합당이후 좁아진 운신의 폭때문에 시원한 처방조차 어려운 실정이기 때문이다.
그렇다고해서 여권에 전면전을 선포하는 강경책을 펴기에는 현실적 제약이 따르고 있고 당일각에서는 당지도부가 지나치게 온건노선을 택하고 있다는 지적을 하기도 한다.
김대중총재는 이번에도 광주에 가지않는등 아직까지 광주현지의 행사에 한번도 참여하지 않았다.
김총재는 광주문제의 해결이 여권의 약속불이행으로 늦어지고 있다면서 앞으로의 여권태도 여하에 따라 중대결심을 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와함께 김총재는 광주문제 해결이 늦어지고 있다고 해서 폭력을 사용해서는 안된다는 점을 유달리 강조하고 있다. 여권에 대한 강경대응을 유보하면서 광주현지의 강경분위기를 추스려가야만 하는 김총재의 어려운 처지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평민당은 지난 16일 정책세미나를 열고 광주특위의 활동상을 중간결산하는 한편 광주문제의 해결방안을 제시했다. 평민당은 이미 제시된 진상규명 명예회복 피해자배상 기념사업이라는 4대원칙아래 국회광주특위가 진상규명을 포함하는 조사보고서를 만들어 이를 국회결의로 채택한 뒤 특별법제정을 통해 피해배상과 기념사업을 본격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평민당은 이미 국회에 제출돼 있는 「광주특별법」에서 5월18일을 공휴일로 할 것과 대통령명의의 사과담화문을 발표하는 한편 광주의 망월동 묘역을 성역화하고 광주 상무대에 기념관건립등 기념공원을 조성해야 한다고 밝히고 있다.
평민당은 지난해의 국회광주청문회등으로 광주문제의 진상은 어느 정도 규명되었다는 입장이다. 또 정호용씨의 의원직 사퇴관철로 책임부분도 상징적으로 물어졌다고 보고 있다. 문제는 청와대 영수회담에서 협의한 약속이 지켜지지 않고 있다는 데 있다는 것이며 따라서 약속의 이행만이 광주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면서 착잡한 심정으로 「5ㆍ18」 10돌을 맞이하고 있는 것이다.【조재용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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