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개발 외면하고 투기 급급/불황핑계 정부규제 완화시켜【런던=연합】 런던에서 발행되는 파이낸셜타임스지는 16일 10페이지에 걸친 한국특집을 게재,정치ㆍ경제ㆍ사회전반에 걸친 현황과 문제점을 분석하면서 특히 재벌에 대한 집중적인 분석보도를 했다. 다음은 그 요약.
한국경제를 지배하고 있는 재벌들은 또다시 관의 혜택을 보기 시작했다.
한국정부는 최근 경제회복을 이유로 재벌의 힘을 규제하려던 기도를 보류했는데 이는 재벌들이 정책결정에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음을 말해주는 것이다.
30대 대기업그룹의 매상고가 한국전체 GNP의 94%에 해당하는 정도인데 이는 재벌산하기업들간의 거래를 중복계산하는등 무리가 있는 숫자이긴 하지만 크게보면 삼성그룹이나 기타재벌기업들의 실적이 곧 한국경제의 성패임을 의미하는 것이다.
그러나 재벌들의 엄청난 규모나 세력은 그들 스스로를 인기없는 존재로 만들어 버렸다. 일반인들의 입장에서 보자면 그들은 불공평한 「부의 분배」의 상징이며 부동산투기를 통해서 땅값과 전세값을 폭등시킨 장본인들인 셈이다.
그들의 급성장은 최소한 부분적이나마 정부의 지원과 특혜에 의해 이루어진 것이기때문에 이러한 악감은 클수 밖에 없다.
국민감정이나 중소기업육성의 필요성때문에 한국정부는 그동안 일련의 대기업규제를 추진해 온게 사실이다.
그러나 저조해진 경제실적과 함께 특히 수출부문에서 4%의 하락이 나타나자 그러한 재벌규제조치들은 적어도 잠정적으로는 막을 내렸다.
서울주재 제임스케이플사의 연구주임인 토드킬본씨는 『재벌들이 경제부진을 압력의 지렛대로 이용했다』고 지적하면서 재벌들이 반대해온 경제개혁들이 연기되고 경제각료팀이 성장지향론자들로 교체된 사실을 들었다.
그러나 정부가 바라는 대로 재벌들이 경제를 바꿔놓을 것인지는 확실치 않다. 그들이 맞고있는 하락의 운명에 대해서는 재벌 스스로가 비난받아 마땅한 경우가 많다.
그들은 80년대 후반기 호경기를 구가하던 시절에 연구개발부문에 투자를 하지 않았으며 그결과 오늘날에는 가격에 맞는 기술과 품질을 갖추는데 실패했다고 기획원의 한관리는 지적했다.
그 호시절에 재벌들은 연구개발에 투자하여 미래에 대비하는 대신에 이윤을 거두어들이는데만 몰두했으며 좋은시절이 지나가자 제조업보다는 단기간에 돈을 벌기 쉬운 토지 부동산투기와 증권투자서비스산업으로 눈길을 돌렸다. 89년도에는 제조업성장률이 80년대들어 가장낮은 4%이하로 떨어지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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