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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마니아정정 혼미 계속/오는 20일 자유총선 앞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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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마니아정정 혼미 계속/오는 20일 자유총선 앞두고

입력
1990.05.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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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우셰스쿠 몰락후 구국위 정통성 시비/연일 반공시위… 미등 서구서도 비판가세오는 20일 50여년만의 자유총선을 앞둔 루마니아가 과연 선거가 제대로 치러질 것인가 할 정도의 극심한 정정불안에 휩싸여 있다.

이온ㆍ일리에스쿠 임시대통령과 페트레ㆍ로만총리를 중심으로한 집권구국위원회측은 총선 승리를 장담하며 선거유세에 박차를 가하고 있으나 야당과 지식인ㆍ학생들은 이에 반발,시위 및 단식투쟁 등으로 맞서고 있다.

지난해 12월 차우셰스쿠독재정권 붕괴이후 수도 부쿠레슈티에서는 하루도 시위가 그칠날이 없었다해도 과언이 아니지만 정치위기가 본격적으로 가속화된 것은 지난 4일22일부터.

매일 수백명에서 10여만명에 이르는 대학생등은 일리에스쿠 임시대통령 등 전공산정부 고위간부들의 정치참여배제 및 총선연기 등을 요구하며 부쿠레슈티 중심부인 대학광장을 점거,반정부시위를 계속해 오고 있다.

또 야당인 국가농민당과 자유당등도 선거유세 과정에서의 폭력난무 및 선거방해를 문제삼아 총선연기를 줄기차게 요구하고 있다. 여기에 소농과 공장노동자들이 주축이 된 구국전선 지지시위대까지 등장,혼란을 더욱 가중시키고 있다.

정부는 야당 및 학생들의 불만이 높아지자 지난주 시위대 대표와의회담을 두 차례나 가졌으나 양측의 팽팽한 의견대립으로 아무런 성과없이 끝나고 말았다.

이에 선거운동과정에 불만을 품은 미국은 지난 10일 주루마니아대사를 본국으로 소환했다.

하지만 정부는 강경자세로 일관,일리에스쿠 임시대통령은 선거운동 마감일인 17일까지는 시위대가 점거 농성을 벌이고 있는 대학교정이 『말끔히 정리될 것』이라고 밝혀 또한차례 충돌위기가 점쳐지고 있다.

공산독재에서 벗어난 다른 동구국가와는 달리 루마니아의 민주화가 이처럼 큰 진통을 겪는 이유는 무엇보다도 독재정권 붕괴이후를 담당한 구국위의 정통성시비와 태도때문이다.

구국위 지도부중 상당수가 과거 독재정권하의 고위관리 출신인데다,국민의 지탄을 받아온 비밀경찰들을 그대로 요직에 남아있게 했다.

그래도 현재와 같은 추세라면 20일 총선에서 구국위가 승리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의 한 여론조사에서도 이들의 지지율이 60%에 달했다.

그러나 이들의 지지층은 주로 소농과 공장노동자들에 치우쳐있고 도시와 지방간의 지지율이 현격한 차이를 나타내는 점에 비추어 선거의 후유증은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다. 이 때문에 국가가 이분화되는 최악의 선거결과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차츰 높아지고 있다. 미국등 서구의 태도도 현 정부에 극히 비판적이어서 루마니아는 안팎으로 큰 시련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이상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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