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일ㆍ비리ㆍ동료지탄 대상자 「격리」/자료토대 대상자 「집중관찰」 계속/투망아닌 증거로… 뇌물액수 무관/부정후 휴직 숨은 사람도 찾아야대통령 특명사정반을 총지휘하고 있는 정구영 청와대민정수석비서관은 14일 상오 출입기자실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특명사정의 활동방향을 설명했다. 그는 『특명사정반은 노태우대통령의 통치를 보좌하는 것』이라면서 『부엌에서 일하는 주부가 그릇을 깨게 마련이며,소파에서 손톱을 청소하는 유한부인은 그릇을 깨지 않는 법』이라면서 특명사정의 활동이 일부러 「그릇을 깨는 주부」만을 가려내고자 하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은유적으로 강조했다. 사정활동의 초점은 오히려 무사안일 보다는 공직사회를 일하는 풍조로 유도하는 데 두고있다는 설명이다.
다음은 정수석과의 일문일답 요지이다.
차관급이상 공직자 2∼3명과 국회의원에 대한 조치가 곧 있을 것이라는 얘기가 나돌고 있는데.
『근거없는 얘기다. 현재 차관급이상 공직자는 6백명이 넘는다. 이들에 대한 관찰을 하고 있다는 표현이 적합할 것이다.
사정반이 발족한 지 사흘밖에 되지 않았다. 우선 할 일은 사회적으로 문제가 되어있는 부동산투기 문제를 통치차원서 발본색원키 위해 부동산관련 업무를 담당하는 공직자들을 유혹과 압력으로부터 보호하고 차단하는 예방적 활동에 있다고 봐야 한다.
그러나 공직자들중 동료공직자들의 자존심을 상하게 만드는 비리와 무사안일등 지탄대상자들을 골라내 공직사회에서 격리시키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고 해야 할 것이다. 지탄대상자는 뇌물액수와 무관하게 철저하게 격리시켜 나갈 것이다』
각부처의 리스트에 올라 있는 대상을 조사하는지.
『그렇게는 하지 않는다. 처음부터 다시 한다는 자세로 착수할 것이며 평소의 사정활동 방법을 강화해서 하되 주먹구구식이나 투망식의 방법을 쓰지 않겠다. 철저히 합법적ㆍ과학적 방법으로 활동을 해나갈 것이다. 종이쪽지(투서를 가리킴)에 의존하지 않겠다. 의심이 나면 직접 관련현장에 파견하고 정보의 출처를 끝까지 확인하겠다』
동료들의 자존심을 상하게 하는 공무원이 적발된다면.
『즉각 인사제청권자에 통보해 인사조치나 행정조치를 취할 것이다. 청와대에서 직접 조치를 취하지는 않을 것이다』
특명사정 활동에 앞서 이미 수집돼있는 척결대상자는 몇명인가.
『답변하기 어렵다』
김하경철도청장을 수뢰혐의로 내사중이라는 얘기가 있는데.
『과거 국무총리실에 무기명 투서가 들어온 것이 있는 것으로 안다. 무기명 투서를 근거로 수사가 착수돼서는 안된다. 이 문제는 특명사정반의 일이 아니며 검찰도 수사에 착수하지 않은 것으로 안다』
내사가 현재 어느 단계에까지 와 있는가. 특정대상자들을 염두에 두고 있는 것인가.
『현재까지 자료로 잡혀있는 대상자를 집중적으로 관찰할 것이다. 물론 첩보등을 통해 떠오르는 새로운 대상자도 관찰해 나갈 것이다』
고위공직자들이 신고해 놓고 있는 재산등록 내용의 사실여부를 확인할 계획은.
『공무원이 신고한 재산등록상황 봉투까지 뜯어보아야 할 정도로 사정팀이 허약하지는 않다. 주위의 평가가 있으므로 그 내용이 상당히 입수돼 있다』
사회지도층 인사들중 대상자를 어떻게 골라낼 것인가.
『굳이 골라낼 필요가 없다. 귀에 들려오는 사람만 집중관찰 대상자로 관찰해도 충분하다』
집중관찰 대상자는 아무래도 사업부처가 우선대상이 될 것으로 보이는데.
『그렇게 할 경우 앉은 「자리」에따라 억울한 사례가 생길 소지가 있다. 현직도 중요하지만 먼저 부정을 저질러놓고 지금 「한직」에 숨어 있는 비리자를 골라내는 일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이번에 공개된 부동산 상습투기꾼 명단에 정치인과 고위공직자는 없는데.
『현재까지 고위공직자등이 부동산투기를 했다는 뚜렷한 증거가 확인된 것이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부분도 철저한 조사가 이루어질 것이다』
호화ㆍ사치 등 사회적으로 지탄받을 대상에 대해서도 내사한다고 했는데 그 기준은.
『미리 기준을 정할 수는 없으며 구체적인 행위가 밝혀지고 드러나야 말할 수 있다. 그러나 소속기관이나 집단에서 분수에 맞지 않는 생활을 하는 자가 문제가 될 것이다』【이종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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