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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과거청산」의 마지막 기회(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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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과거청산」의 마지막 기회(사설)

입력
1990.05.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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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화 4반세기」의 한일간에 요즘처럼 껄끄러운 때는 없었던 것 같다. 그 껄끄러움이란 국가대국가의 외교적 측면보다는 국민대국민의 감정의 측면에서 더욱 그러한 것 같다. 과거에 쌓인 감정의 응어리를 풀어가는 것이 아니라 아물려던 상처를 성나게하고 도지게 하는 형국이다.물론 이런 모든 새로운 감정의 발기는 노태우대통령의 무리한 방일과 이에 맞추어 일본쪽서 드러내보이고 있는 속셈과 말장난들 때문이다. 특히 요즈음 역사적 죄과에 대한 일본측의 과거청산자세를 보면 분노마저 금할 수 없다. 일본은 당초 『아키히토(명인)일왕을 통해 보다 구체적으로 유감을 표명한다』고 했다가 방일이 발표되자 『가이후(해부)총리가 대신 사과한다』『모든 아시아 국가를 대상으로 사과한다』는 등으로 물타기를 시작하고 있다.

다시한번 말하지만 이런 분위기하에서 강행되는 노대통령의 방일은 우선 우리국민의 지지를 받지못할 것이며 「과거의 청산」은 커녕 양국민사이의 감정상의 앙금만을 가중시킬 뿐이라는 점을 미리 지적해 두고자 한다.

일왕은 통치권이 없는 상징적 위치이기는 하나 예나 지금이나 일본을 대표하는 초법적인 존재임에 틀림없다. 이런 사실에 자타의 인식이 다르지 않을진대 이런저런 핑계로 「사죄」의 책임을 벗기려는 것은 「과거 청산에 대한 일본의 진의」를 드러내 보이는 일이며 30여년을 그들의 갖은 잔학 행위속에서 견뎌왔고,이제 그야말로 대승적 견지에서 미래를 위해 과거를 잊으려는 한국민에 대해 다시한번 구원을 되살리게 하는 일임을 일본측은 알아야 할 것이다.

패전이래 5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일본은 참회ㆍ반성ㆍ사과는 커녕 되레 교과서 왜곡등을 통해 침략과 약탈사실을 부인하고 있어 전세계인들의 지탄의 대상이 되고있는 것은 잘 알려진 일이다.

물론 일본은 한국에 대해 과거문제에 대해 여러차례 사과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1965년 한일기본조약을 비롯,정상회담 각료회담 등의 공동성명은 물론 일본정부의 공식발표문등으로 표명한 적은 한번도 없다.

일부 역대총리들이 『과거에 대해 엄정하게 반성한다』는 정도이다. 84년9월 전두환 대통령의 방일당시 그들이 가장 강도높은 사실상의 진사라고했던 고히로히토(유인)일왕의 「유감표명」도 자세히 보면 반성과는 거리가 먼 인사치레용에 불과했음을 쉽게 알수 있다. 즉 일왕의 만찬사중 『… 불행한 과거가 있었던 것은 진심으로 유감이며 다시 되풀이 돼서는 안된다고 생각한다』는 표현은 한마디로 난센스였다.

우리가 노대통령의 방일에 즈음하여 올바른 과거청산문제를 제1의 선결과제로 삼은 것은 이것이 앞으로 한일간의 정치ㆍ경제ㆍ문화 등 모든 문제의 열쇠가 되기 때문이다. 재일동포의 처우개선 문제만해도 그렇다. 일본이 진심으로 반성ㆍ참회한다면 그들의 죄행의 산물이자 희생자들인 재일동포에 대해서는 책임지고 내국인들과 같은 처우를 할수 있을 것이다. 그밖에 약탈해간 문화재반환등도 일본 스스로 금도를 보일수 있을 것으로 확신한다.

일본은 두나라 관계발전의 걸림돌이 되고있는 과거청산 문제에서 일본이 무엇을 해야할 것인가를 너무나 잘 알고 있을 것이다. 그것은 진심이 담긴 사죄일 것이며 우리는 일본과 일본국민을 대표하는 일왕이 그러한 사죄을 해야한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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