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북한의 대화에 진전이 있는 것으로 보도됐다. 12일 일본에서의 보도에 의하면 북한측은 6ㆍ25전쟁중 북한에서 실종됐던 미군의 유해를 송환하는데 동의했다고 한다(한국일보 13일자 1면보도).이로써 북경에서 진행돼온 미북한접촉은 오랜만에 돌파구를 찾은 셈이다. 북한측이 송환에 동의한 유해는 약 8천여구로 추정되는 유해중 5구정도인 만큼 지극히 「상징적인」 합의라고 할 수 있다.
그동안 미국이 북한측에 대해 관계개선의 전제조건으로 요구해온 나머지 요구에 대해 북한측이 어떻게 나올 것인지는 아직 확실치 않다. 남북대화의 진전이나 대미비난의 중지같은 것은 적극적 결정이라기 보다는 소극적인 정치적 결정인 만큼 북한측이 생각만 있다면 쉽게 이루어질 수도 있을 것이다.
또한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핵안전협정가입은 미국이 꽤 큰 비중을 두고있는 문제이다. 이에 대해서는 소련이 단정적으로 미국측 입장에 동조하고 있어,결국 북한측도 받아들일 공산이 크다고 볼 수도 있다.
테러포기선언이나 비무장지대에서의 신뢰구축 조처등의 문제가 있긴하지만,북한측이 겨우 5구나마 유해송환에 동의했다는 사실은 북한측의 태도변화를 내다볼 수 있게 할 만한 변화라고 할 수 있다.
평양측으로서도 소련을 비롯한 동유럽 공산권의 와해라는 시대적 변혁에 끝까지 외면할 수 없다는 사실을 받아들이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미국과의 대화진전이 세계적 고립을 보상하기 위해 필요했을 것이라는 추측은 따라서 자연스런 평가다.
북한은 동유럽 공산권의 와해에 직면해서 유학생을 불러들이고,사상통제를 강화하는등 고립체제를 강화해 왔다. 이런 상황속에서 북한이 택할수있는 길은 안으로 탄압과 통제를 강화하면서 밖으로 미소의 몸짓을 보이는 길 밖에는 없을 것이다.
북한이 미국에 대해 타협적인 몸짓을 한다해도 놀랄 일은 아니다. 그렇다고 테러포기를 선언하는데 까지 이를 것인지는 두고 볼 일이지만 동유럽에서의 실지보상을 위해서도 미국과 일본에 대해 유화정책으로 돌아설 가능성은 크다.
이렇게 된다면 그동안 우리가 주장해온 「교차교류」가 결국 실현되는 방향으로 움직여 가게된다는 것을 뜻한다. 우리로서는 바라던 일이다.
그러나 우리가 궁극적으로 바라는 것은 평양측이 국제사회에 대해 테러포기를 선언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대남적화통일 노선의 포기가 그 핵심이다. 또한 세계적인 흐름에 북한도 동참해서 대외적인 미소보다,안으로 통제와 탄압을 포기해서 민주화의 방향으로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한반도의 평화는 오직 북한사회의 개방과 민주화만이 확실히 보증할 수 있는 것이다. 저들이 비극적인 6ㆍ25남침전쟁의 산물인 탱크방어 시설을 「콘크리트장벽」이라고 어거지를 부리는 한 어떤 미소도 평화를 가져오지는 못할 것이다.
5구의 실종미군 유해송환 뒤에 있을 움직임을 주목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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