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초과학 육성시급” 평소 신념/타계한 모친성따 장학회 명명고희를 넘긴 원로 은행인이 근검절약을 신조로 평생토록 모은 8억원을 모교에 장학기금으로 내놓았다.
82년 한국금융원장을 끝으로 은퇴한 서정국씨(73ㆍ서울 성동구 구의동 78의47)는 지난 4월10일 모교인 고려대 김진웅총장등 학교관계자들을 자택으로 초청,8억원이 든 예금통장과 도장을 내놓았다. 보성전문 법과 35회 졸업자인 서씨는 『조그만 성의가 물리학ㆍ화학등 기초과학분야육성에 쓰여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서씨가 출신학과인 법학쪽이 아닌 기초과학방면에 돈을 내놓은 이유는 기초과학육성이 나라의 선진화에 가장 필요하며 시급하다는 평소의 신념때문이었다.
서씨는 지난67년 한국은행 뉴욕사무소장으로 일할때 나라의 발전은 기초과학의 발달에 달려있다는 것을 절감,20여년동안 우리나라 과학발전에 일조할수 있는 방법을 생각하면서 월급과 채권,주식매입등으로 푼푼이 목돈 마련에 힘썼다.
서씨는 이어 86년 봄 유복자로 태어난 자신을 삯바느질로 키우고 평생 뒷바라지해온 어머니 백정의씨가 89세로 타계하자 모교에 어머니의 성을 딴 백운장학회를 세우기로 결심하고 모교의 기초과학 육성을 위해 8억원을 내놓았다.
고려대는 서씨의 의사대로 즉시 백운 장학회를 설립하고 교수들로 5인위원회를 구성,은행에 예치된 기금의 수익금중 50%는 물리ㆍ화학과의 학부ㆍ대학원생중 애교심이 깊고 학업성적이 뛰어난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지급하는 한편 나머지50%는 물리학교수 연구지원비 및 기초실험기 자재 구입에 사용한다는 원칙을 마련하고 세부사항을 협의중이다.
서울출신인 서씨는 죽첨보통학교,휘문중학을 거쳐 41년 보전 법학과를 졸업한 뒤 45년 한국은행에 입행,23년간 재직했다. 그 뒤 68년에 국민은행으로 옮겨 73년부터 3년간 은행장을 역임했으며 76년부터 금융연수원장으로 일하다 82년 은퇴했다.
서씨는 구의동의 낡은 2층양옥자택에서 부인 박봉숙씨(69)와 89년3월 양자로 맞은 사촌동생 정필씨의 차남 용석군(15ㆍ언북중2)과 함께 살고있다.
4년전부터 고혈압증세로 거동이 불편해 집안정원을 거닐거나 「코스모스」등 과학관계 서적을 탐독하면서 소일하는 서씨는 『직장생활에서 남은 것은 집한채 뿐이지만 내뜻이 후배들을 통해 우리나라 과학발전에 보탬이 된다면 여한이 없다』고 말했다.【이재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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