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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기 망국대열 지도층이 앞장/국세청,전문투기꾼 명단공개 사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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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기 망국대열 지도층이 앞장/국세청,전문투기꾼 명단공개 사례

입력
1990.05.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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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벌친인척ㆍ기업인ㆍ병원장 등 줄줄이 나서/물타기공개 불로소득ㆍ사업 대출금 등 동원/고위공직자ㆍ정치인 등 빠져 반쪽조사 의혹국세청이 이날 발표한 부동산투기 전국일제조사 결과를 보면 땅투기의 주역이 누구이고 땅만 사두면 일확천금을 할 수 있다는 투기심리가 이 사회에 얼마나 팽배해 있는가가 선명하게 드러난다.

재벌총수의 친인척ㆍ재벌그룹임원ㆍ유명 병원장ㆍ의사ㆍ중소기업체 사장 등 사회지도층이 투기대열의 선봉에 섰고 이에 뒤질세라 봉급장이 회사원 농민 소매상 등 일반 서민들도 어느새엔가 땅투기의 맛을 알게 된 것이다.

이들 투기자들은 예전의 조사대상자가 단 한번의 투기로 「재수없이 걸린 것」과는 달리,모두 수차례 땅을 사고 팔기를 일삼으며 한번 이상 투기전력이 있는 전문투기꾼들이라는 점에서 더욱 충격적이다.

특히 땅투기가 소수의 특권층을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다는 항간의 의심이 이번 지도급 인사들의 명단공개로 일부나마 현실로 입증되고 있다.

이번 전체조사 대상자 1천4백91명 가운데 국세청이 전문투기꾼으로 명단을 공개한 1백37명중에는 기업체 사장 39명을 포함,임원 등 기업경영인이 54명에 달했고 의사 7명,은행지점장 등 대부분 유력인사들이다.

이들 가운데는 동국제강그룹 장상태 회장의 동생인 장상철 동국산업고문이 들어있는가 하면 언론매체에 기고까지 하는 저명인사 목영자씨(목병원원장)도 버젓이 끼여있다.

또 현직 은행지점장인 서울신탁은행 충신동 지점장 설명수씨는 무려 22억원이 넘는 땅을 수십차례에 걸쳐 사고 팔았고 ㈜보락향료대표 정기연씨는 부친의 회사 (㈜보락)가 증권시장에서 물타기 공개를 하는데 개입,불로소득으로 얻은 자금으로 땅투기를 하다 적발돼 4억5천만원의 세금을 추징당했다.

이밖에 지난 58년에 설립된 서진산업의 서차수대표,골드컨트리클럽을 운영하는 기흥관광개발의 김현무이사 등도 포함돼있다.

또 동서울 관광호텔대표 신현백씨,한국유니시스대표 조완해씨,조선산업대표 권호웅씨,전 주원농산(오리털파카)대표 장택식씨,제주해양개발대표 백형수씨 등 중견기업을 경영하는 사장들이 줄줄이 투기대열에 나섰다.

특히 목병원 원장인 목영자씨와 대진프라스틱대표 김광희씨 솜씨규수방대표 여준호씨와 임단(의사)ㆍ오성균(약국경영) 신명구씨(의류도매상)등 12명은 사업자금으로 은행에서 대출받은 돈으로 땅을 산 것으로 밝혀져 명단이 은행감독원에 통보돼 대출금의 회수조치까지 당했다.

이같은 사회지도층 뿐만 아니라 농민이 11명이나 포함돼 있어 투기계층의 하향화가 진행되고 특히 12살의 어린이를 포함,10대 철부지 소년도 3명이나 적발돼 부모들이 돈벌이에 급급한 나머지 어린이들까지 앞세운 것으로 나타났다.

국세청의 이번 명단공개와 검찰고발 조치로 명예를 중시하는 이들 지도층의 도덕성이 어떠한지가 선명해졌을 뿐만아니라 종전과 달리 경제 사범 차원에서 법적 처벌의 계기로 마련된 점은 앞으로 투기에 나설 인사들에게 일종의 경고는 될 듯하다.

그러나 증시 등의 소문과는 달리 고위공직자나 개발정보 입수가 가능한 일부 정부기관 관계자들,변호사,정치인들이 한명도 들어있지 않다는 점은 납득하기 어려운 부분으로 오는 6월중에 실시될 예정인 2차 조사에서는 보다 조사대상자가 확대돼야만 국민의 신뢰를 얻게 될 것이다.

국세청이 밝힌 주요 투기 사례는 다음과 같다.

▲외지인의 지방임야투기=삼성월드레저콘을 경영하는 홍광표씨(40)는 경북 의성 군위 등 시골의 임야를 1백10만평이나 취득한후 단기 전매한 사실이 드러나 양도소득세 등 6천3백만원을 추징당했다.

▲기업자금변태유출=한봉길씨(34ㆍ사업)는 삼신건재상사 등 3개의 사업체를 경영하면서 기업자금 35억2천8백만원을 변태유출,일산 신도시 주변과 경기 원당 등의 토지 8만3천평을 매입하는 등 투기사실이 적발돼 법인세 9억1천만원을 추징당했다.

▲지가급등지역의 단기전매=서울신탁은행 충신동 지점장인 설명수씨는 지난해 12월 서울 삼성동 대지 1백81평을 22억원에 매입하는 등 여러차례에 걸쳐 고액의 부동산 거래를 했으며 88년1월 3억3천6백만원에 취득한 서울 양재동의 대지 1백49평을 그해 11월 4억9천3백만원에 단기양도해 양도차액 1억5천만원을 챙기고도 세금은 전혀 내지않았다.【이백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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