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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벨트 더이상 들먹이지 말라(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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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벨트 더이상 들먹이지 말라(사설)

입력
1990.05.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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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을 비롯한 대도시주변의 그린벨트가 초ㆍ중학교 신설부지난해소란 명분아래 일대훼손될 위기를 맞게될 모양이다. 서울시는 시교위 요청에 따라 내년에 신설할 4개 국민학교와 1개 중학교등 5개 초ㆍ중학교부지 1만6천여평을 개발절대제한구역인 그린벨트내에서 확보한다는 방침아래 건설부에 그린벨트해제승인 요청을 서두르고 있다는 보도다. 또 서울시는 91∼96년까지 신설할 3백30개 초ㆍ중학교중 부지확보가 안된 47개교의 신설부지도 그린벨트를 풀어 지을 계획을 추진중이라는 것이다.그린벨트를 해제해서 초ㆍ중학교를 짓겠다는 것은 서울시 뿐이 아니다. 부산시도 1개 국교와 3개 중학교를,인천시는 2개 국교를,경기도는 2개 국교와 1개 중학교를,경남도는 3개 국교와 1개 중학교등 현재까지만도 4개 지방 시ㆍ도가 14개 초ㆍ중학교를 내년에 그린벨트에 신설하겠다며 문교부를 통해 건설부 승인을 요청중이다.

그린벨트를 풀어서라도 초ㆍ중학교를 증설해야겠다는 이같은 움직임에 대해 우리는 긴 설명에 앞서 「그것은 절대로 허용돼서는 안된다」는 점을 미리 밝혀두고자 한다.

대도시의 초ㆍ중학교가 교실이 모자라 2부제수업을 하고,교사가 한반 학생의 이름도 다 알지 못하리 만큼 콩나물교실을 이루고 있으며,조회나 운동마저 3∼4차례에 나눠해야 할 정도의 과다학급을 보유한 매머드 초ㆍ중학교의 열악하기 그지없는 교육환경은 개선돼야 하며 2세교육의 중차대한 의미도 잘 안다. 하지만 어느 경우도 20년을 지켜온 그린벨트를 훼손하는 이유가 되어서는 안된다고 생각한다. 그렇지 않아도 그동안 추진되어 왔던 무계획적인 국토개발과 앞날을 전혀 예측하지 못한 도시계획 남발로 우리 자자손손이 영원히 살아가야 할 국토는 극심한 환경파괴의 위험에 직면해 있다.

상주인구 1천50만명,생활인구 1천2백만명을 넘어선 서울은 숨쉬기가 어려우리 만큼 대기가 오염돼 가고 있으며 각종 공해가 유발하는 유형ㆍ무형의 피해는 가공할 정도다. 서울 뿐이겠는가. 부산ㆍ대구ㆍ인천등 대도시도 마찬가지다. 이처럼 공해가 쏟아져 나오는 초과밀매머드 도시속에서나마 우리가 이정도의 삶을 영위할 수 있는 것은 따지고보면 도시주변에 남아 있는 녹지대의 혜택때문이다. 그것은 바로 그린벨트란 이름으로 개발을 절대금지시킨 덕분이다.

그런데 이제와서 학교부지가 모자라고 택지도 태부족하니 그린벨트를 풀어 학교도 증설하고 무주택근로자 주택도 짓고,버스차고로도 만들겠다니 기가찰 뿐이다. 건설부를 비롯한 관계당국은 「제한적 해제」를 조건으로 들고 나오기도 하지만 일단 훼손되기 시작하면 그다음 단계가 어떻게 되었는지는 그간의 과정들이 잘 설명해 준다.

「큰 제방도 개미구멍 하나로 무너진다」는 속담을 상기하기에 「제한적 해제」도 절대반대하는 것이다. 학교부지가 없다 해서 그린벨트를 풀기시작하면,앞으로 그린벨트를 해제해야 할 명분과 시급한 일들은 얼마든지 생겨날 것이다. 여기에 관리와 업자들의 농간까지 끼어들면 「20년 공든탑인 그린벨트」가 송두리째 사라지는 것은 눈 깜짝할 사이일 것이다.

모자라는 학교부지는 미니학교,운동장대신 실내체육관을 갖춘 건물위주 학교로 부지가 적게드는 학교를 짓는 방안으로 대체하면 되리라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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