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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자 속출… 철야토론끝 결단/골리앗농성 해제 배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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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자 속출… 철야토론끝 결단/골리앗농성 해제 배경

입력
1990.05.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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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열사ㆍKBS수습국면에 동요/보도진 봉쇄등 사측고립화 “한몫”/퇴원후 영장집행싸고 한차례 후유증일듯지상82m의 골리앗크레인 위에서 13일간 농성중이던 현대중공업 노조원 51명이 10일하오 모두 내려옴으로써 극심한 소용돌이를 몰고왔던 현중사태는 외형적으로 정상화길에 접어들었다.

골리앗 크레인농성은 지난1일 메이데이를 전후해 KBS사태 등으로 혼미를 거듭하던 노동현장에는 투쟁의 상징으로,울산지역 12개 계열사에는 연대파업투쟁의 진앙지가 되어 그들의 행동에 관심이 집중됐었다.

이들이 농성을 풀어 회사측으로서는 급한대로 발등의 불을 끄고 환부를 응급처치한 셈이나,농성자들이 기자회견에서도 밝혔듯이 『협상타결에 따른 농성해제가 아니라 탈진 등으로 건강상태가 극도로 나빠진 노조원들을 회사측의 「고사작전」으로부터 구하기 위한 부득이한 결정』이었다는 입장이어서 정상화는 다소 시일이 걸릴것같다.

이갑용비상대책위원장(31) 등 노조집행부는 그동안 골리앗내에서 회사측과 3차례 협상을 통해 ▲구속 또는 수배중인 근로자에 대한 고소ㆍ고발취하 ▲단체협상불이행을 자인하는 각서제출 ▲경찰력철수 ▲하강후 신변보장 등을 요구해왔다.

그러나 회사측은 사법적인 문제이외에 병원입원기간중 신변보장 등은 관계기관과 협의,최대한 노력한다는 입장만을 고수,9일상오 협상이 끝내 결렬됐었다.

회사측은 식수 비상식량공급,엘리베이터가동 등 노조측의 요구중 들어줄수 있는것은 시행에 옮기면서 대화를 계속해왔으나 지난8일 노조측이 『의견집약이 안됐다』는 이유로 협상을 거부하자 「작전」을 달리하기 시작했다. 회사측은 9일부터 보도진의 골리앗크레인 접근을 철저히 막은데 이어 10일에는 현대중공업 정문에서부터 기자 등 외부인의 출입을 완전봉쇄,농성자들에 대한 고립화를 가속화 시켰다.

이같은 상황에서 농성자들은 탈진한 사람과 위궤양 등 합병증환자가 속출하자 9일밤 철야토론끝에 일단 농성해제후 투쟁한다는데 의견을 모으기에 이르렀다.

그러나 이들이 농성해제를 결정한 가장큰 요인은 조합원이 2만7천여명에 달하는 현대자동차가 9일부터 일부강성노조원들의 반발에도 불구,정상조업에 들어가는 등 울산지역 11개계열사의 연대투쟁 열기가 수그러든데다 파업을 촉발시킨 KBS사태도 수습돼 가고있어 골리앗 크레인위의 무한투쟁이 무의미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중공업사태는 공권력투입을 항의하는 가두시위 등으로 계열사 근로자 9백명이 무더기 연행됐으며 지역경제를 크게 위협해왔다.

근로자 18명이 구속됐고 1백12명이 불구속입건 됐으며 1백42명이 즉심에 넘겨졌다.

자동차생산ㆍ선박수주 등에서 입은 경제적 손실도 엄청난 실정이다.

한편 회사측은 농성자들과의 약속에 따라 중환자 8명을 포함한 51명전원을 병원에 입원시켜 놓고 정밀건강진단 등을 실시하고 있어 경찰은 관망하는 상태이다.

그러나 입원기간이 끝나는 대로 사전영장이 발부된 파업집행부 7명 등 농성주도자 다수가 사법처리될 것으로 보여 근로자들의 또 한차례 반발도 예상된다.

이번 현중사태는 지난2월5일 이원건 전노조위원장(31)의 항소심 공판에서 비롯됐다.

노조측은 이씨에게 1심형량보다 높게 구형되자 구형량에 반발,2월7일 집단조퇴했다.

회사측은 노조의 집단조퇴가 불법적인 쟁의행위라며 이영현노조위원(29) 등 노조간부 4명을 업무방해혐의로 고소,이씨와 우기하수석부위원장(31) 등 2명이 구속되면서 감정대립으로까지 번졌다.

87년이후 해마다 겪고있는 현대중공업의 노사분규를 지켜보는 울산시민들은 하루빨리 노사가 감정의 앙금을 삭이고 대화와 양보로 문제를 풀어나가 줄 것을 바라고 있다.【울산=박상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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