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에 손잡고」 음악속 4인 나란히 입장/피켓물결등 외양 화려불구 분위기차분○…민자당의 출범을 공식화한 9일 상오의 첫 전당대회는 대의원및 내외귀빈등 1만여명이 대회장소인 잠실올림픽공원 펜싱경기장을 가득 메운 가운데 비교적 차분하게 진행.
이날 대회장은 사무처요원들에게 공모,1등작으로 뽑힌 「조국에 영광을 국민에 희망을 당원에 보람을」이라고 쓰인 대형 플래카드가 중앙단상 정면에 내걸린 것을 비롯,합당정신과 집권당의 「포부」를 다짐하는 내용의 각종 현수막과 피켓이 물결치는등 화려한 외양을 유지했으나 분위기는 여당 행사답게 전반적으로 담담한 편.
상오 10시정각 장경우부총장의 사회로 막이 오른 대회는 노태우대통령과 김영삼ㆍ김종필최고위원및 박태준최고위원대행의 입장을 알리자 참석자들은 모두 기립해 열렬한 박수로 환호. 이날 행사준비위는 4명 지도자의 이름을 쓴 피켓을 각각 준비해 대의원들의 연호시에 사용토록 했으나 얼굴사진과 캐리커처를 붙인 피켓은 노대통령의 것만 마련돼 눈길.
○…김종필최고위원의 개회선언과 박최고위원대행의 창당선언문 낭독에 이어 채문식고문이 전당대회의장으로 선출되면서 시작된 이날 행사의 하이라이트는 역시 노대통령을 초대총재로 선출하는 순서.
총재선출안 상정에 따라 등단한 김영삼최고위원은 『우리당의 당헌 18조에 의거,민자당을 대표하는 당총재에 이나라의 대통령이신 노태우대통령을 총재로 제청코자하니 여러 대의원들께서는 모두 만당의 지지를 보내달라』며 제청 발언을 한 후 곧바로 단상 정중앙에 앉아있던 노대통령에게 다가가 먼저 악수를 청하자 노대통령은 잠시 머뭇거리다 앉은 채로 악수.
이어 채의장이 총재선출을 선포하는 3타를 두드리자 노대통령은 준비된 청홍색 스카프를 흔들어 연호하는 대의원석을 향해 두손을 들어 답례한 후 3명의 최고위원들의 손을 잡고 함께 인사,분위기는 이내 절정.
노대통령은 15분간의 총재취임연설에서 『우리는 이제 한 배를 탄 공동운명체이며 시련도 영광도 함께 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우리는 다양한 의견을 갖고 펼쳐야하나 민주적으로 당론이 모아지면 따르고 하나가 돼 실현해야 하며 잘된 책임도 잘못된 책임도 함께 져야한다』고 당의 결속을 높은 톤으로 당부.
○…곧이어 김재광의원이 당무위원 자격으로 최고위원 선출을 제청,이들 세분은 『구국적 결단에 앞장선 지도자로서 최고위원의 경륜과 인품에 부족함이 없다고 결론이 내려졌다』면서 만장일치 기립박수 선출을 유도.
세 최고위원이 노대통령과 함께 손을 들어 답례를 한 후 노대통령은 『여러분이 다 아시는 대로 민주발전에 평생을 바쳐오신 김영삼최고위원을 대표최고위원에 지명한다』며 김영삼최고위원을 대표최고위원으로 공식 지명했고 이어 3명 최고위원이 차례로 인사말.
김대표최고위원은 시종 상기된 표정으로 『지금 이 순간 뜨겁게 하나가 돼 도덕과 청렴과 신의로 우리를 쇄신하자』면서 『국민을 두렵게 알고 국민을 위해 희생,봉사하는 촛불이 되고 누룩이 되자』고 역설.
이어 등단한 김최고위원은 『국가대업을 선두에 서서 영도해 가시는 대통령을 모든 지혜와 성의를 다해 뒷받침하는 것이 여당의 가는 길이자 책임』이라며 『민자당의 할 일은 국태민안과 국리민복을 위해 희생하는 길일 뿐』이라고 피력.
○…이날 대회는 박희태대변인의 대국민 메시지 낭독과 윤길중고문의 선창에 의한 만세삼창을 끝으로 1시간 40분만에 종료됐는데 이날 하오 6시30분부터는 삼성동 무역전시관에서 각계인사 3천여명이 초청된 가운데 조촐한 창당자축연을 거행.
노대통령과 3인 최고위원은 「손에손잡고」가 배경음악으로 흐르는 가운데 함께 입장,참석자들과 일일이 악수를 나누었는데 김영삼대표최고위원의 인사말과 김종필 박태준 최고위원의 건배제의직후 분위기가 고조,온통 축제분위기.
이어 성악가들의 축가순서가 있은 뒤 근로자 농민 여성대표 3명이 『민주ㆍ번영ㆍ통일을 위하여』하며 공동으로 건배를 제의했고 노대통령의 간단한 격려사로 축하연의 대미를 장식.【정진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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