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택위원장 “민주계 일부 민자이탈”도/“야통합 말자는 것이냐” 발끈… 성토일색 평민당/「흡수」 인상 씻고 세력확장등 계산 분석 민주당/“일부동요 사실이나 도의상 불가” 부인 민주계○…이기택 민주당(가칭) 창당준비위원장이 야권통합의 아킬레스건인 김대중평민당총재의 2선후퇴를 다시 들고 나와 파란을 일으키고 있다. 이위원장의 발언은 지난 8일 평민ㆍ민주당 통합협상팀의 첫 대화가 끝난지 불과 2시간도 못돼 나왔다는 점에서 앞으로의 통합협상과 관련해 주목을 끌고 있다.
평민당은 이위원장의 발언을 좌시하지 않겠다는 태도이고 민주당도 통합추진파가 크게 반발하는등 당내가 시끄럽다.
동시에 이위원장은 『민자당의 민주계의원 7∼8명이 야당에 복귀할 것』이라고 말해 전당대회를 치른 민자당에까지 그 파문을 확산시킬 전망이다.
○…평민당은 이위원장의 발언에 대해 『야권통합을 하자는 것이냐 안하자는 것이냐』라고 되물으며 민감하고도 강한 거부반응이다.
평민당은 9일 김태식대변인의 문제제기를 시작으로 손주항부총재가 기자실을 찾아와 이위원장에 대해 인식공격에 가까운 비난을 퍼부었고 통합협상 대표인 유준상ㆍ한광옥의원들도 이에 가세.
평민당은 그렇지 않아도 이위원장의 김총재에 대한 「독특한」 시각이 야권통합의 주요장애요인이라고 생각했던 터에 협상초반부터 이위원장이 이를 먼저 들고나오자 『야권통합의 최대걸림돌은 다름아닌 바로 이위원장』이라고 까지 나오고 있다.
김대변인은 『이위원장이 다른 날도 아닌 통합협상 첫날 반통합적 발언을 한 것은 유감』이라고 운을 뗀뒤 자유경선하자고 해놓고 『특정인에 대해 여러 얘기를 하는 것은 바람직스럽지 못한 일』이라고 못박았다.
또 유ㆍ한의원도 『통합을 위해 책임있는 자리에 있는 사람이 협상 첫날부터 찬물을 끼얹는 발언을 하는 저의가 어디에 있는지 모르겠다』면서 『지금은 소승적 이해를 떠나 큰 판을 생각해야 할 때』라고 강조.
그런가하면 평민당내에서는 이위원장이 공개한 「민주계 7∼8명 이탈설」에 대해서도 관심을 기울이는 모습이었는데 『만약 그러한 움직임이 있다면 보안을 지키는 게 일을 도와주는 것일터인데 결행하기도 전에 미리 말하는 이유가 뭔지 모르겠다』는 반응이 주조.
○…민주당은 이위원장의 「김대중총재 2선후퇴」 발언과 관련,통합협상 대표들이 해명을 요구하는 바람에 이날 상오의 창당준비위전체회의는 이위원장과 협상대표들간의 논쟁으로 일관.
회의벽두에 박찬종부위원장으로부터 해명을 요구받은 이위원장은 자신의 발언이 사견이었음을 강조하면서도 『당내에는 김총재의 2선후퇴가 통합의 전제조건이 되어야 한다는 주장과 민주적 경선으로 이 문제를 해결하자는 입장등 두가지 흐름이 있었던 게 사실 아니냐』면서 『나는 이같은 당내의견을 소개했을 뿐』이라고 말해 자신의 발언을 그대로 재확인.
민주당(가칭)의 통합협상 대표들이 이위원장의 발언을 「반명분적」이라고 목청을 높이는 것과는 달리 이위원장의 발언이 창당을 앞둔 민주당의 세력확장을 위한 계산된 발언이라는 해석도 상당한 편.
김총재의 2선 후퇴론이 이위원장의 평소지론이긴 하지만 통합협상이 시작되면서 언급을 자제해오던 이위원장이 평민ㆍ민주협상대표단이 첫대좌한 바로 그날 외신기자클럽에서 「공개적 사견」을 밝힌 것은 나름대로의 충분한 계산이 있다는 것이다.
즉 당대당이란 선언적 합의가 있지만 70대8이란 현실적 원내의석수는 민주당이 4ㆍ3보선과 여론 동향을 중심으로 끌어모은 원외지구당쪽에서 볼 때 「흡수된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을 것이란 판단아래 『결코 「김대중당」에 들어가진 않는다』는 「공언」이 어떤 형태로든 시급하다고 느꼈다는 분석이다.
또한 이같은 발언이 「민주적 경선으로 문제해결」을 주장하는 협상대표단안과 크게 틀리지도 않는다는 것.
○…민자당의 민주계는 「7∼8명 이탈설」에 대해 『서로 다른 혈액형의 피를 섞어놓은 형국인만큼 한번쯤 회의를 가지지 않았다면 오히려 비정상적』이라며 『일부의원들이 여전히 마음의 갈피를 못잡고 있긴하나 민주당 생각대로 되지 않을 것』이라는 태도.
그러나 민주계의원들사이에는 최근 민자당 내분과 김영삼대표의 위상에 민감한 반응을 보이면서 『민자당이 과연 성공할 수 있느냐』고 회의를 보내는 시각이 있는 것이 사실. 이같은 회의의 시선은 주로 통합당시 거취를 고민하던 일부의원들에 보내지고 있다.
그러나 민주당이 지목하고 있는 민주계 한 의원은 『혹시 탈당자의 명단을 끼워 넣으면 크게 오보가 될 것』이라고 하는가하면 또다른 의원은 『당의 인기가 떨어진다고 태도를 바꾼다는 것은 정치도의상 있을 수 없으며 그럴 시기도 아니다』고 말해 민주당의 주장과는 다른 느낌.
그러나 민주계 지도부는 소속의원들의 당운영 불만과 소외감,지역 여론의 악화에 따른 동요를 현실적 문제로 인정,최근 부쩍 「집안단속」에 신경을 써온 게 사실.【정병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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