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연액수와 투표권연계… 서독 공동 2위/영은 4위로 전락… 미서 대가로 일ㆍ서독에 경원요구할 듯【워싱턴=이재승특파원】 일본이 국제통화기금(IMF)에서 드디어 세계 제2의 경제대국임을 공인받게 됐다.
서방선진경제 제7개국(G7)은 6일 재무장관회의에서 IMF출연금(쿼타)을 현행 1천2백억달러에서 1천8백억달러로 50% 증액하자는 안을 지지했으며 IMF의 정책결정기구인 22개국 잠정위원회에서도 7,8일 이틀간 이 문제가 논의됐다. 이 회의에서 50% 증자안은 별다른 저항을 받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는데,이번 쿼타증자의 초점은 미ㆍ영ㆍ불ㆍ서독ㆍ일본 등 서방경제 5개국의 서열이다. IMF에서이 서열은 투표권의 영향력,즉 쿼타액(출자비율)의 크기에 따라 결정된다.
쿼타 50% 증자안에는 일본에 대한 특별증자 허용이 원칙적으로 합의 되어 있다. 이에 따라 증자후에도 미국출자는 전체 출연금의 19% 이상을 차지,여기에 상응하는 투표권을 행사하게 돼 있다.
미국은 도전받지 않는 확고한 1위의 지위에 하등의 변화가 없다. IMF규정상 증자등 주요사항은 85%의 지지를 얻도록 못박고 있어 미국은 사실상 비토(거부)권을 갖고 있다. 소련과 동구권국가들의 IMF가입에 대한 결정권은 사실상 미국이 갖고 있는 것이다.
유의해야 할 것은 일본이 특별증자의 덕분으로 제 5위의 지위에서 서독과 공동 2위의 지위로 격상된다는 것이다. 일본과 서독은 앞으로 약 6%의 투표권을 갖게 된다.
지금까지 2위를 차지한 나라는 영국이었다. 그들은 국위를 의식,제2위의 지위를 내놓기를 꺼려 왔다. 그러나 경제력이 뒷받침 되지 못해 결국 이번에 양보하지 않을 수 없게 됐다. 영국은 2위는 양보하더라도 3위를 고집했던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그러나 일본과 서독이 공동 2위를 차지해 4위를 놓고 프랑스와 겨루게 됐는데 프랑스가 미테랑대통령의 구상인 동구경제개발을 위한 「유럽재건 및 개발은행」을 런던에 설치 한다는데 동의,양보함으로써 대처수상은 공동 4위를 받아 들였다. 영불의 투표권은 각각 5.5%씩이다.
한편 「아시아의 호랑이」로 애칭돼 온 한국은 지금까지의 출연금이 4억9천만달러로 총출연금의 0.51%(39위)로 투표권은 1%도 채 못된다. 한국도 이번 증자에서 쿼타의 특별증액을 획득하려 시도했으나 호응을 받지 못했다.
1백52개 회원국의 대다수는 동구의 변혁 등으로 신규자금수요가 증대,3분의 2내지 1백%의 증자를 지난 2년간 요구받아 왔다. 미국은 외국원조 반대여론에 밀려 쿼타증액보다는 효율적인 자본금 운용을 강조,대폭증자에 반대해 오다가 동구사태로 증자요구를 더 이상 외면할 수 없었던 것.
미국은 그들이 주장해온 50%증자를 관철한 것이다. 미국은 신규증자를 실시하는 경우 1백20억달러를 추가 출연해야 한다. 부시행정부는 이에 대해 외원감축을 주장하고 있는 의회의 지지를 얻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 니콜라스ㆍ브래디재무장관은 출연금증자를 연체국에 대한 회원국 자격정지 등 강력한 채권회수대책과 연계시킬 것을 요구했다. 현재 연체규모는 수단ㆍ잠비아ㆍ페루ㆍ온두라스ㆍ캄보디아ㆍ베트남ㆍ라이베리아ㆍ시에라리온ㆍ소말리아 등 11개국에 42억달러.
미국의 강경연체금회수론은 부분적으로 대의회용이다. 어쨌든 미국은 동맹국인 일본과 서독을 IMF의 제2인자로 격상 시키는데 동의했다. 미국은 그 대가로 두 나라에 동구와 개도국에 대한 경제지원과 협력을 요구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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