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제책 노하우 쌓여 짧은 시일내에 작업 가능”/건설부선 “주무부처 소외하다니”강한 불만○…정부의 이번 부동산ㆍ물가 특별보완조치가 적어도 모양새만큼은 확고한 정책의지를 담아 내는데 성공했다고 평가되고 있는 가운데 이승윤 부총리는 8일 상오 기자회견을 마친후 『며칠이 지났는지 도무지 시간감각을 찾을 수가 없다』고 피곤이 역력한 기색으로 말해 지난달 30일 노태우 대통령의 특별지시이후 8일만에 대책을 전격적으로 만들어내면서 엄청난 강행군을 해왔음을 토로.
이부총리는 이어 『지난 3월 이 자리를 맡은 이후 50일만에 4ㆍ4종합대책 4ㆍ13부동산대책,4ㆍ20물가대책에 이어 5ㆍ8보완대책까지 내놓게 돼 스스로도 한편으로는 답답하다』며 『이제부터는 이러한 대책의 실천에만 주력할 것이니 더 이상 대책이 나올 수도 없고 나와서도 안된다』고 피력.
○…이번 대책마련 과정에서는 골격은 청와대가 짜고 기초작업은 재무부가 맡았으며 마무리 절충작업은 경제기획원이 맡아한 셈이라는게 주변의 관측.
청와대 경제비서관팀은 대통령의 특별지시가 있던 지난달 30일 심야경제장관회의 때부터 최고정책결정권자의 의중이나 분위기를 가장 잘 읽을 수 있는 위치에 있어 정책의 수립을 조절하는 역할을 했다는 후문.
특히 이번 부동산대책은 김종인 경제수석비서관의 평소지론이 최근의 경제여건과 맞물려 대통령에 의해 채택된 결과라는게 정설.
이어 대책의 강도가 어느정도 윤곽을 나타냄에 따라 실무부서인 재무부가 기초작업에 착수했는데 그동안 워낙 부동산투기억제대책이 자주 준비돼 노하우가 쌓여 있었기 때문에 단기적인 작업이 가능했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최중마무리 작업은 4일이후 연휴기간중 경제기획원에서 집중적으로 이뤄졌는데 이때는 주로 대책의 현실적 가능성ㆍ효과ㆍ경제적 의미 등이 총괄적으로 분석됐다는 후문이다.
○…이번 8일간에는 유독 부처간의 각 직급별 회동이 많았던게 두드러진 특성. 장관은 장관끼리 만나고 또 같은 시간에 차관은 차관끼리,차관보는 차관보끼리 각각 만나 정책마련을 다중적으로 검토해왔는데 이부총리와 정영의 재무장관,김경제수석 등은 지난 4일 스위스 그랜드호텔에서 만나 중간점검한데 이어 7일 하오에도 시내음식점에서 회동,4시간 가까이 마라톤회의를 하며 대책을 최종 마무리.
아울러 관계부처 차관들도 지난 4일 경제기획원에서 만나 비업무용부동산의 강제 매각 등 방안을 검토하는 등 자주 만났는데 특히 이진설 경제기획원차관과 진념 재무부차관,강봉균 경제기획원차관보와 김영빈 재무부차관보는 수시로 만나거나 전화통화로 의견을 조정.
결정과정이 청와대 경제기획원 재무부를 중심으로 이뤄짐에 따라 다른 부처들은 『어떻게 돌아가는 것인지 통 모르겠다』며 소외감을 호소했는데 특히 건설부는 이번 대책이 부동산을 중심으로 짜여졌는데도 주무부처가 빠진 꼴이라며 강한 불만을 표시.
한편 증시대책수립 여부를 놓고 기획원측과 재무부측이 「대통령지시사항 증시대책이 없었다」 「아니 결과적으로 지시한 셈」이라고 서로 우겨 마찰과 혼선을 빚기도 했으나 결국 재무부가 별도의 증시대책을 내놓는 것으로 낙착.
○…이번 대책의 장기적 실효성에 대해 정부부처에서는 『한번 두고보라』며 올해말까지는 기업의 부동산수요 축소가 구체화돼 투기바람이 잦아들 것이라고 강조.
조만간 설치될 청와대내의 김경제수석을 위원장으로 한 부동산특별대책위원회도 사실은 정부의 부동산정책을 직접 총괄ㆍ관장하는게 아니라 대책의 장기적 실효성 유지를 위해 정부해당부처가 제대로 부동산대책을 수행하는지를 점검하는 업무를 맡게된다는 지적.【홍선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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