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전후 귀국미끼 트럭태워 난사 13세 소녀도 끌려와… 자살 속출”【다테야마(관산)=연합】 일본군이 태평양전쟁 패전당시 강제로 끌고갔던 한국출신 정신대들을 집단학살하고 밀림에 버려둔채 도망친 사실이 처음 공개됐다.
일본 지바(천엽) 현 다테야마시립 매춘여성갱생보호시설인 「기니테부인촌」에 수용돼 있는 일본인 정신대출신 시로다ㆍ스즈코(성전ㆍ가명ㆍ68)란 여인은 6일 『일본인 정신대출신으로는 처음으로 이같은 진상을 공개한다』며 『트루크(TRUK)라는 남양군도의 한 섬에서 40여명의 한국인 정신대원들과 함께 패전을 맞았는데 「천황의군대」라고 자부하던 일본군은 정글속에 피신한 한국여자들을 귀국시켜 주겠다고 속여 트럭에 태운뒤 기관총으로 쏘아 죽였다』고 증언했다.
18세때인 1940년 대만의 한 술집에서 일하다 종군위안부로 끌려갔었다는 시로다씨는 『「조센삐」로 불리던 한국출신위안부 가운데는 13∼14세의 어린소녀에서부터 40세가 넘는 사람도 있었다』며 이름대신 고유번호로 불리던 그녀들은 밤낮으로 광란적인 학대에 견디다 못해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람도 있었다고 말했다.
시로다씨는 그녀들로부터 『당시 정신대원모집에 혈안이 된 일제가 한국의 한마을을 포위,어린아이와 할머니들을 제외하고 온마을의 부녀자들을 싹 쓸어가는 인간사냥에 걸려 끌려왔다』는 말을 들었었다고 증언했다.
패전직후 파라오섬에서 귀국선을 타고 일본에 돌아온 그녀는 동경의 길거리를 헤매다 보호시설에 수용됐다고 밝히고 『다시는 나와같은 비극적인 여자가 생겨나서는 안된다는 생각에서 처음으로 진상을 공개하는 것』이라며 85년 8월15일 수용소내 언덕에 정신대원들의 고혼을 기리는 「진혼의 비」란 비목을 세운것이 계기가 돼 그후 각계에서 답지한 성금으로 「아! 종군위안부」란 비석을 세웠다고 전했다.
시로다씨는 또 과거가 수치스러워 한국으로 돌아간 위안부들 가운데 옛일을 숨기고 사는 사람도 많다고 들었다며 『이제는 나이도 다됐으니 남양군도에서 나처럼 고통을 당했던 한국여자들도 이름을 드러내 옛일을 얘기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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