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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희넘겼어도 마음은 청춘”/사회원로모임 장춘회(동호인클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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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희넘겼어도 마음은 청춘”/사회원로모임 장춘회(동호인클럽)

입력
1990.05.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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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일축하겸 매달 골프장회동 친목다져/회원18명… 학자ㆍ언론인초청 시국강연도『나의 살던 고향은 꽃피는 산골 복숭아꽃 살구꽃 아기진달래…』

70세이상의 경제계 학계 원로 모임인 장춘회(회장 최규남ㆍ92) 회원들은 모임이 끝날 때면 언제나 「고향의 봄」을 합창하며 지나온 한평생을 반추한다. 각기 나름대로 정진해온 분야에서 굵은 나이테를 남긴 이들은 이제 고희를 넘긴 나이에 원숙한 경륜으로 생을 관조하며 황혼을 걸어가는 따뜻한 동반자들이다. 거동이 비록 힘들어도 매달 이모임에 참석하는것이 큰 즐거움이며,모임은 생일축하연으로 끝나 또다는 의미가 있다.

장춘회는 원래 일제때 경제인들의 골프친목모임에서 비롯됐다.

당시 명칭은 담수회로 「군자지교는 여담수」(군자들의 교분은 꿀처럼 단게 아니고 맑은 물처럼 담백하다)란 글귀에서 이름붙여졌다.

해방후에는 항상 젊음속에서 산다는 의미에서 장춘회로 이름을 바꾸었으며 경제인들뿐만아니라 사회 각계원로에 문호를 열었다.

초대회장은 한국은행의 전신인 한성은행장을 지낸 김교철씨가 맡았으며 김씨가 작고한뒤에는 연장자를 회장에 초대하는 관례에 따라 동운 최규남박사가 67년부터 회장을 맡아 지금까지 계속해오고 있다.

회원수는 20명을 넘지않도록하고 있는데 너무 많으면 모이기가 어렵고 그만큼 애착이 적어질까 우려해서다. 작고등으로 결원이 생길 경우에는 가입을 원하는 후보자가 회원들로부터 만장일치의 찬성을 얻어야 한다.

그러나 장춘회에는 이런것들을 규정한 정관이나 회비도 없다. 서로가 금도를 지킬뿐 아니라 그런것에 얽매이는것 자체가 모임의 의미에 걸맞지 않기 때문이다.

현재 회원으로는 동은 김용완(85ㆍ경방그룹회장),오운 이원만(85ㆍ코오롱그룹회장),서봉 이동영(84ㆍ봉명그룹회장),운경 임창호(84),설성 조병준(84)월전 장우성(77ㆍ화가),송암 이회림(72ㆍ동양화학회장),형석 안희경(76ㆍ변호사),송정 이정림(76ㆍ대한유화회장),단암 이필석(75ㆍ국제화재보험회장),회남 송인상(75ㆍ동양나일론회장),숙제 조정구(74ㆍ삼부토건회장),벽산 김인득(73ㆍ벽산그룹회장),은석 정진숙(76ㆍ을유문화사사장),정연 김상형(76),월정 문상철(73ㆍ전한국은행총재),동교 주근원옹(71ㆍ의학박사)등 18명이다.

명예회원으로는 작고한 이병철삼성그룹회장,정주영현대그룹회장,국악인 안비취씨등이 있다.

장춘회모임은 매달 한번꼴로 열리는데 생일을 맞은 사람이 그날의 주최자가 된다. 그러나 회원들이 연로한만큼 12∼3월까지와 7∼8월에는 날씨관계로 모임을 갖지 않으며 회원들은 이때를 「방학」이라고 부른다.

모임은 주로 골프장에서 갖는데 간단하게 시합을 하기도 하며 하오6시에는 대개 상공회의소 12층 상의클럽에서 주최자의 생일 축하연을 갖게된다.

몸이 불편해 골프장에 나오지 못한 회원들도 축하연에 빠짐없이 참석해 서로의 근황을 확인하고 생일을 맞은 회원에게 『오래살라』 『건강하라』는 등의 덕담을 한다.

회원들은 이모임을 단순한 골프모임이나 생일축하를 위한 친목모임이 되지않도록 하기위해 몇년전부터 학자나 정치가ㆍ언론인을 초청,시국강연을 듣기도한다.

사회각계의 원로로서 젊은시절 자신들이 겪었던 소중한 경험을 통해 무언가 사회에 도움을 줄수 없을까하는 생각이 장춘회회원들을 더욱 젊게하는 비결인듯하다.【이충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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