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임안지고 제몫만 주장/대화통해 신뢰 회복부터 유창순「서로 믿고 의지하며 산다」이 말은 우리가 세상을 살아가면서 항용 쓰는 말로,지극히 당연하고 평범한 것 같으면서도 우리의 일상적인 삶에 더 없이 값진 교훈이라고 생각합니다.
서로 믿는다는 것,그리고 거기에 기초하여 서로 의지하며 산다는 것,이것은 우리의 가정생활이나 사회생활은 물론이고 국가경영에 있어서도 가장 기본적인 바탕이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현재 우리 경제·사회가 위기를 맞고 있다느니 난국에 직면하고 있다느니 하는 논의도 그 한꺼풀을 벗기고 보면 믿음의 상실에서 비롯된 것으로 생각합니다. 믿음이 약해지다보니,서로간에 의지하는 응집력이 약해지고 그에따라 우리 사회의 합일된 목표가 상실되어 제각기의 주장과 이익만을 내세우게 되는 것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제각기 할일은 뒷전으로 미루고 제 각기의주의·주장만 내세우게 된다고 할때 위기로 몰리지 않을 사회가 어디 있겠는가를 반문하고 싶습니다.
일반국민들이 정부정책을 믿으려 하지 않고 근로자들이 회사를 믿으려하지 않고 학생이 선생의 가르침을 믿으려 하지 않고 어린이가 어른의 말을 믿으려 하지 않을때,어떠한 합일된 사회목표를 세울 수 없게되어 어려움을 맞게 될 것은 뻔한 일이 아니겠습니까?
누구하나 책임을 지려는 사람은 적고 남에게 책임을 전가하려는 사람만 많아질 것이기 때문입니다.
국민들은 정부를,정부는 국민을 탓하고 근로자는 경영자를,경영자는 근로자를 탓하다보면 진정 자신의 책임은 무엇이며 자신의 탓은 무엇인지를 까맣게 잊어 버리고 말게 됩니다. 우리앞에 놓인 난국이다 위기다하는 것은 그 국면자체에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니고 그 국면에 대해서 바로 내책임이다라고 인식하지 않는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고 봅니다.
진정으로 이 어려움을 남의 탓으로 돌리지 않고 스스로 해야 할 일을 찾아 자기의 본분에 최선을 다해 나간다면 우리 모두를 무겁게 짓누르고 있는 어려운 상황은 얼마든지 극복될 수 있을 것이며 오히려 이를 전화위복의 계기로 삼아 다시금 전진할 수 있는 전기를 마련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우선,정치하는 분들은 국민의 소리에 겸허하게 귀를 기울여 주었으면 합니다.
진정 국민들이 국정에 반영되기를 바라는 바가 무엇인지를 수렴하여 정책화하고 이를 토대로 활발한 정책토론이 전개되어져야 하겠습니다. 이러한 과정을 통하여 총체적인 민생안정을 위한 합일된 방책이 도출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정책당국은 국민의 신뢰를 받을 정책을 수립,집행하여야 하겠습니다. 이렇게 하는 데 있어서 가장 중요한 사실은 입안된 정책이 각 경제주체들에게 어떠한 영향을 미칠 것인지에 대해서 예견성있는 판단을 내려주었으면 하는 점입니다.
아무리 명분이 좋은 정책이라 할지라도 현실적으로 수용되어질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되어 있지 않을때 그 정책의 실효성은 크게 떨어질 수 밖에 없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근로자들은 회사에 요구하는 것에 상응하여 산업현장에서 맡은 바 업무를 최선을 다해 성실히 수행해 나가야 하겠습니다. 또한 내세우는 요구가 자신이 몸담고 있는 회사경영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 것인지에 대한 분별력을 발휘해 주었으면 합니다.
기업인들은 경제발전에 헌신해온 업적을 인정받기를 원하는 만큼,일반의 비판을 겸허하게 수용하는 자세를 갖추어 나가야 하겠습니다.
현재 노사간에 빚어지고 있는 갈등은 기실 우리사회가 대화를 통한 문제해결에 익숙치 못한데에도 그 원인의 일단이 있다고 볼때,보다 건전한 노사대화의 관행이 하루속히 정착되어야 하겠다는 염원이 간절합니다.
지난 수년간 우리사회는 노사대화및 교섭의 관행이 채 정착되기도 전에 엄청난 노사분규를 겪어야만 했습니다. 마치 노사관계는 팔을 걷어 붙이고 눈을 부라리며 소리를 질러야만 해결이 되는 것으로 인식되어져 왔습니다. 원래 노사관계의 본질은 그렇지가 않다고 생각합니다. 노사는 기업경영의 필수적 동반자로서 그 기업의 사정을 누구보다도 잘 아는 사이로 쌍방이 다 애정을 가지고 기업활동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어느 기업인인들 자기회사의 근로자들을 소홀하게 대할 수 있겠으며,어느 근로자인들 자기가 몸담고 있는 회사가 망하기를 바라겠습니까?
이제 우리의 노사관계도 그만큼의 대가를 치른 만큼 이제부터는 노사양측이 합법적이고 자율적이며 협조적인 노사교섭관행의 정착에 노력해 나가야 하겠습니다.
그것은 하루아침에 이루어질 수 있는 것이 아니고 노사간에 부단한 대화를 통해서 노사간의 신뢰관계를 쌓아가는 일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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