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시간동안 금강경독송 예불… 방문인사는 뜸해/하산시기ㆍ거취문제 아직 못정한 채 여론에 신경○…지난 88년 11월23일 대국민사과성명을 내고 서울을 떠나 백담사에서 은둔생활을 하고 있는 전두환 전대통령내외는 석가탄신일인 2일 1년6개월간의 산사생활을 맞고있다.
지난해 마지막날 국회증언이후 다시 백담사로 돌아간 전씨는 정치권에서 5공청산문제가 관심권밖으로 벗어나자 자신의 하산시기및 거처문제를 측근들과 협의해왔으나 아직까지 결정을 내리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백담사 은둔생활도중 두번째로 석가탄신일을 맞은 전씨내외는 2백여명의 일반신도들과 함께 봉축법요식에 참석한 뒤 저녁에는 점등식에도 참석.
이날 봉축행사는 비가온 관계로 대웅전법당에서 상오 10시55분부터 1시간동안 진행됐는데 전씨내외는 신도들과 가벼운 인사를 나눈 뒤 시종 두손을 모은 채 묵주를 굴리며 경건한 자세로 예불을 봉행.
전씨는 한복에 흰색두루마기를 입었고 부인 이순자씨는 맨앞줄에 앉아 금강경등을 스님보다 큰소리로 독송한 뒤 불상을 향해 1백배가 넘는 절을 올리는등 확연한 불자의 모습.
전씨는 지난해 사리봉정식때보다 야윈모습이었고 이씨는 몸이 약간 불어난 것처럼 보였다.
법요식이 끝난 뒤 전씨부부는 법당을 나서는 신도들에게 『성불하십시오』라는 간단한 인사말을 건넨 뒤 거처인 만해당으로 직행.
이날 법요식에는 측근중 안현태 전청와대경호실장과 문정기비서관의 모습만 보였을뿐 전씨가족들은 전혀 참석지 않았다.
백담사대웅전법당에 걸린 수백개의 연등중에는 노태우대통령과 김옥숙여사의 등,윤보선ㆍ공덕귀,최규하ㆍ홍기씨등 전직대통령내외의 등과 함께 전전대통령내외의 등이 나란히 있어 눈길을 끌었고 전씨 측근인 장세동ㆍ안현태ㆍ이양우ㆍ허문도ㆍ문정기씨등의 등도 나열.
○…전씨내외는 요즈음도 새벽 4시에 기상,새벽예불로 일과를 시작해 상하오 2∼3회씩 예불을 드리는 수도생활을 계속중인데 간혹 산책ㆍ독서ㆍ서예등으로 분위기 전환을 하고 있다고 김도후주지스님이 전언. 전씨는 지금도 신도들과 대화를 통해 자신의 현재 심경과 백담사은둔생활의 소회를 피력하곤 한다는 것.
전씨는 최근들어 자치통감을 정독하면서 틈틈이 서예에도 열중하고 있는데 즐겨쓰는 문구는 「월인백담 만파정식」이라고 문정기 비서관이 설명.
백담사에는 1주일에 한번정도 안현태ㆍ이양우씨가 번갈아가며 들러 전씨에게 세상돌아가는 일을 전하거나 환담을 나눌 뿐 외부인사 방문은 거의 없다고. 간혹 장녀효선씨부부와 대입 재수생인 막내아들 재만군이 들러 며칠밤을 묵고가기도 한다.
전씨내외의 하산시기에 대해 측근들은 『아직까지 하산문제및 향후 거처에 대해 구체적으로 협의한 바가 없다』면서 『우리가 결정할 사항도 아니잖느냐』고 말해 향후의 정국상황및 여론의 추이가 주요변수임을 인정.
전씨내외의 거처에 대해서는 ▲연희동 사저에로의 귀환 ▲서울근교 ▲해외여행등이 거론되고 있으나 해외체류는 전씨자신이 완강히 반대하고 있어 제3의 장소를 택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유력.
또 하산시기도 ▲6.7월 ▲올 하반기등이 정가에서 거론되고 있으나 유동적이기는 마찬가지.【정진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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