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일폭락하던 주가가 30일에는 마침내 6백선대로 가라앉았다. 이로써 종합지수는 지난 88년 10월 7백선으로 올라선지 1년 6개월여만에 다시 7백선 아래로 되돌아간 셈이다. 자본자유화조치등을 앞두고 되도록 빠른 시일내에 증시가 확대되어 나간다 해도 부족한 터에 1년반 전으로 후퇴하고 말았으니 정말 어처구니없는 일이다.주가가 7백선 붕괴를 눈앞에 두고 있는데도 재무당국은 계속 더이상 하락할 이유가 없다는 이유로 추가부양책의 강구를 논외의 일로 치부해 왔다. 단순히 부양책을 강구하지 않는데 그치지 않고,강구하지 않겠다는 정부방침을 수삼차 공표까지하고 나섰다.
증권투자자나 증시전문가들이 하나같이 증시부양에 대한 정부의 확고한 의지표명을 촉구하고 그것이 바로 소침해질대로 소침해져 있는 투자자의 투자심리를 회복시킬 수 있는 전제가 된다고 강조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왜 재무당국은 분양에 대한 책임있는 말 한마디 하지 못하는 것인지 모를 일이다.
추가 부양책을 강구하지 않겠다는 얘기는 부양책이 없더라도 증시가 스스로 되살아날 수 있다는 전망아래 취해진 방침일 것이다. 그리고 그러한 전망은 이제 증시가 밑바닥권에 도달해 있기 때문에 더이상 떨어질래야 떨어질 수 없으며 따라서 곧 반등할 수밖에 없다는 결론에서 유도되어 나왔으리라고 믿어진다.
정책당국의 그같은 낙관론은 증시가 자생력을 가졌을 때나 나올 수 있는 견해이지,현재와 같이 자생력은 고사하고 관계기관이나 기관투자자들까지 속무무책으로 있는 무력한 상태에서는 수긍될 수 없는 막연한 것에 불과하다고 여겨진다. 그런 점에서 정책당국의 반등기대는 주먹구구식 예상이나 정확한 근거없는 육감의 작용에 의해 도출되어 나온 것이라고 단정할 수밖에 없다. 밑바닥에 와있으니 곧 부양될 것이라는 주가는 재무당국이 그런 말을 한 이후에도 계속 50포인트이상이나 떨어졌으며 지난 4월21일부터 친다면 단 열흘만에 80포인트가 하락했다.
7백선이 무너진 30일에도 정책당국은 일단 이번주 중반까지 기다려봐서 좀더 확실한 시황분석을 한 끝에 정책을 검토해 보겠다는 느긋한 자세를 고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거니와 정책당국의 그러한 느긋함이 무슨 백심에서 나왔으며 어떤 믿는 구석을 가진 것인지 의심스러워진다. 마침 정재무가 『지금이 주식을 살 시점』이라는 작관적 견해를 남겨 놓고 아시아개발은행참석차 출국해버리고 없으니 증시가 정말 붕괴하는 사태로 이어지기 전에는 그가 귀국한 후 새 대책을 내놓을 때까지 별다른 새 대응책을 기대해 볼 수도 없게 되어 있다.
무책이 상책이라는 말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증시가 이 모양으로 침체상황에서 곤두박질하는 중이고 그것이 곧장 국민의 불안과 위기의식으로 직결되어 있는데도 당국자의 방관만 지속된다면 무책이 상책이기는 커녕 증시의붕괴를 방조하는 짓이 될 수 있다고 보는 것이다. 팔짱을 끼고 보고 있다가 요행히 일이 잘 수습되면 정책의 공이고 만약 잘못되면 전반적인 경제여건으로 그탓을 돌릴 내심인지 정책당국자한테 물어보고 싶은 심정이다. 증시방위에 대한 당국의 확고한 의지표명없이는 증시는 이대로 힘없이 주저앉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