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40종목 일제하락 증시사상 “전무후무한기록”/하한가에도 “팔아달라”… “분신자살”유인물도/10주로도 하한가 곤두박질 수두룩… 그나마 안팔려○…지난 87년10월 미국뉴욕증시를 강타,세계증시를 공황으로 몰고갔던 「블랙먼데이」가 한국증시에서도 30일 일어났다.
이날 증권시장은 지난 56년 증권거래소 개소이래 최악의 폭락사태를 맞은데 이어 증시파동이 금융시장 전체는 물론 생산현장에까지 심각한 영향을 미치는 일대 회오리에 휩싸였다.
하한가에라도 제발 팔아달라는 애타는 투자자들의 절규가 곳곳에서 일어나고 인천에서 투자자가 분신자살을 했고 영관급중심으로 군사쿠테타가 일어날것이라는 등의 흉흉한 소문이 나도는 최악의 상황에 접어들었다.
거래의 기본단위인 10주로만도 하한가로 곤두박질하는 종목이 수두룩했고 그나마도 팔리지 않은 「하한가잔량」이 종목마다 수북이 쌓였다.
이날 하락종목수 7백50개는 증시사상 최고로 많은 것이었고 6백54개종목이 일제히 하한가까지 떨어진것도 공전의기록.
지금까지 하한가기록은 지난 88년4월의 3백22개에 이어 지난달 26일의 4백77개가 사상최대치였다.
또 이날의 하락폭 31.71포인트는 지난 26일의 최고치(28.96포인트)를 다시 경신한 수치이고 하락률 4.4%는 86년4월의 4.52%보다는 낮지만 79년 10ㆍ26사태 직후인 27일의 4.36%보다도 높은 것이다.
또 거래량 4백44만주는 증시규모가 커진 지난 86년이래 5년만에 최저수준이다.
○…종합지수 7백선이 붕괴되기는 지난 88년 5월24일 7백5.51로 최초 돌파한지 2년남짓 만에 다시 원상으로 돌아간 것이다.
지난해 4월1일의 최고치 1천7에 비해선 31%(3백14포인트)나 떨어진 것이고 일주일 전에 비해서도 10.9%(89포인트)나 급락했다.
○…이같은 대폭락사태는 어느정도 예견되기는 했지만 이렇게 빨리,심각한 양상으로 나타날지는 몰랐다는것이 증권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지난 주말 「증시부양책」을 쓰지 않겠다고 정부가 밝힌게 직접적인 화근이 되었고 일요일에 일어난 현대중공업 강제진압 및 이에 따른 노사분규의 확산과 KBS사태등에 따른 사회불안감 및 위기의식이 이날의 폭락을 초래했다는 분석이다.
특히 위기감이 고조되어 있는 상태에서 최고위관계자들이 「증시는 자생력이 있다」고 거듭해서 밝힌 점이 투자자들에게는 정부의 「방관」의지로 받아들여지면서 무조건 「팔자」로 내몰게 했다는 게 중론이다.
○…증권전문가들은 정부의 즉각적인 개입이 없는 한 「공황」위기로 치닫고 있는 현재의 주가폭락사태를 진정시킬수 없다고 지적,한은의 지원을 통한 주식매입자금 공급,범경제계의 공동노력,투자심리 안정을 위한 대통령 특별담화 발표등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한 증시부양 대책이 하루속히 단행돼야 한다고 촉구했다.
전문가들은 현재의 주가대폭락 사태를 그대로 방치할 경우 국내자본시장이 송두리째 붕괴되는 것은 물론 금융시장의 마비등으로 인해 국민경제 전반에 심각한 타격과 파동이 초래될 것이라고 지적,정부가 주가폭락사태를 막기 위한 대책을 시급히 제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문가들은 특히 주식투자 인구가 6백만명에 달하고 있는 현상황에서 주가폭락사태가 방치될 경우 심각한 사회불안 요소로 작용할 것이 우려된다고 밝히고 이제는 투자자 보호의 차원이 아니라 경제ㆍ사회적 혼란을 막는 차원에서 증권시장 부양을 위한 정치적 결단을 내려야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와관련,전문가들은 현상황에서는 무엇보다 극도로 위축된 투자심리를 부추기는 조치가 필요하다고 지적,대통령의 특별담화 또는 성명 발표등을 통해 증시침체를 더이상 방관하지 않겠다는 정부의 확고한 의지를 표명하는 한편 시장부양을 위한 단기적인 대책도 병행해야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의 폭락사태로 제일 곤경에 빠진곳은 재무부.
투자자들은 장관의 쓸데없는 발언때문에 주가가 폭락하고 있다고 지적,청사폭파위협은 물론 장관의 공개사과 및 퇴진을 요구하는 항의 전화를 집중해서 걸고 있는것.
감독원과 거래소도 투자자들의 거친 항의전화에 시달리기는 마찬가지였던 이날하오 이들 두기관의 실무간부가 청와대에 증시상황을 보고하러 들어가 주목을 끌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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