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전실등에 사전 병력배치/이종국 시경국장 진두지휘/정상화부결 김씨자격ㆍ협상팀 불신 주인○…「여의도작전」으로 이름붙여진 이날작전을 밤11시8분께 KBS를 에워싸고 있던 전경 3백여명이 본관 정ㆍ후문앞을 봉쇄하는 것으로 시작. 곧이어 안병욱시경제2부장의 본관앞 도착과동시에 대기하고 있던 사복전경2개중대 3백여명이 정문과 남문을통해 농성장인 2층중앙홀로 진입,75분만에 작전을 종료하고 일부가철수.
경찰은 작전을 개시하기전 방송중단사태를 막기위해 KBS건물과 IBC 사이에 있는 변전실과 IBC3층의 주조정실및 뉴스센터등 3대주요부서에 사복조 1개중대를 먼저 투입.
○…치안본부에는 이날 밤9시30분께 안응모내무부장관이 들러 김우현본부장으로부터 KBS상황을 보고받고 작전계획을 최종검토하는등 긴박한분위기. 안장관은 기자들에게 『KBS사태 악화로 국민들이 크게 실망하고 있다』며 『민중세력은 사회주의를 천명하는등 뚜렷한 목표라도 있지만 KBS노조원들의 투쟁목표는 도대체 무엇인지 이해할수 없다』고 격앙된 어조로 말했다.
안장관은 경찰진입후에도 치안본부 9층장관실에서 새벽까지 대기하며 상황을 보고받았다.
○…이종국 서울시경국장은 하오10시10분께 국장실에서 상부와 전화통화를 한뒤 KBS내부현황등을 보고받고 경찰점퍼차림으로 현장출동.
이국장은 여의도대광장파출소에 마련된 현장지휘본부에서 안병욱제2부장등과 도상작전을 재점검한뒤 KBS건물주변을 돌아보며 진압작전의 시간과 대책등을 숙의.
○…이시경국장은 11시10분께 KBS앞 경찰지휘본부에서 전화로 안동수위원장에게 공권력투입을 공식으로 통보한뒤 5분뒤 병력투입을 명령.
경찰은 이날밤 19개중대 2천3백여명의 병력을 KBS부근에 배치해놓고 사원총회투표후 즉각 투입할 예정이었으나 농성장에 사원들이 2천여명이나 있어 2시간정도 기다린뒤 농성자가 크게 줄어들자 작전을 개시.
○…치안본부는 경찰투입이 임박해지자 경비ㆍ정보책임자들이 장관실과 본부장실을 분주히 왕래.
이들은 작전에 앞서 KBS에 남아있는 노조원수와 배치상태를 점검하면서도 작전이 시작된 밤11시15분까지 철저하게 보안.
치안본부 관계자는 『KBS사원들의 양식에 기대를 걸었으나 결국 파국을 맞게돼 구속자수는 당초보다 많아질것 같다』며 착잡한 표정.
○…이건개대검공안부장은 밤10시40분께 관계기관대책회의에 참석한뒤 대검청사로 돌아와 공안관계자회의를 긴급소집,공권력투입을 위한 준비상황을 점검하고 연행자 처리를 논의.
이공안부장은 이어 김기춘 검찰총장에게 경찰투입결정을 보고한뒤 서울지검공안부 검사들에게 서초동청사에 철야대기하라고 전화지시.
검찰은 당초 『강경파는 소수일뿐 대부분의 사원들이 정상화를 원하고 있다』는 자체분석에 따라 투표결과를 낙관했으나 하오8시30분께 1천여표차이로 비대위정상화방안이 부결되자 『이제 남은 것은 경찰투입뿐』이라고 강경한 입장.
이날밤 검찰은 박종철 서울지검 검사장을 비롯,대검서울지검 남부지청의 공안담당검사들이 밤늦게까지 청사에남아 사태추이를 예의주시하며 긴급구수회의를 갖고 앞으로의 처리방안을 숙의.
○…공보처는 하오11시10분께 경찰이 KBS에 진입했다는 소식을 전해듣고 『올것이왔다』며 침통한 분위기.
공보처간부들은 『이제는 후유증을 최소화해 KBS를 정상화하는데 KBS는 물론 정부,국민 모두가 힘써야할때』라고 이구동성.
최병렬장관은 1일 자정께 장관실에서 나와 간부들에게 그동안의 노고를 위로한뒤 KBS사태가 대화로 해결되지않은데 몹시 실망한듯 허탈한 표정.
이에 앞서 하오8시30분께 KBS 사원총회의 표결결과가 방송정상화거부로 나오자 이덕주 매체국장등 간부들은 『방송의 조종이 울렸다』며 실망.
○…하오11시15분께 「KBS지키기 시민의 모임」준비위원인 박홍서강대총장과 서경석경실련 사무총장이 도착,농성장에 들어가려다 경찰이 저지하는 바람에 밖에서 노조원들의 연행장면을 지켜보았다.
박총장은 『농성장에 들러 노조원들과 대화하려했다』며 『정부가 너무 서두르는 바람에 앞으로 온건투쟁을 지향하는 사원들이 설 자리를 잃었다』고 우려를 표명.
○…안동수노조위원장은 경찰투입전인 하오10시35분께 노조위원장실에서 기자들과 만나 『KBS사태해결을 위해 노력했으나 김용갑씨가 약속을 어겼다』며 『그러나 김씨가 약속을 깼다고해서 나까지 비밀을 공개할수없다』고 말한뒤 곧바로 1층주차장에서 승용차를 타고 KBS를 빠져나갔다.
○…KBS는 이날밤 11시35분께 KBS1TV 「가요무대」재방송도중에 자막을 통해 KBS에 경찰병력 2천여명이 진입했다고 속보로 알리기도.
○…타결방향으로 선회했던 KBS사태는 주말냉각기를 거친뒤 다시 파국으로 빠져들었다. 지난28일 비상대책위의 방송정상화결정발표로 돌파구가 열린 것 같던 KBS사태는 파행방송 19일째인 30일 전체사원총회에서 장시간 격론끝에 투표로 비대위결정을 뒤엎어 공권력을 부르는 결과를 빚고 말았다.
이날하오 열린 KBS전체 사원총회에서는 28일 비상대책위측이 밝힌 방송정상화결정내용및 협상과정을 둘러싸고 장시간격론을 벌이는 과정에서 비대위측에 상당수사원들이 거센공격을 가해 총회의 결과를 짐작케 했었다.
이번 투쟁을 지도했던 대책위의 결정이 뒤엎어진 직접적인 원인은 28일 협상무대에 나왔던 김용갑전총무처장관의 자격및 합의효력에 대한 의혹과 협상팀에 대한 불신이라고 할수있다.【김경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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