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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랑의 풍류문화 되살린다/트레킹 클럽(동호인클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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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랑의 풍류문화 되살린다/트레킹 클럽(동호인클럽)

입력
1990.04.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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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셋째 일요일엔 무리지어 여행/준비물은 도시락뿐… 회원직업도 다양/쉬는곳서 전문가 특강ㆍ즉흥시 낭송도지난2월부터 매달 셋째일요일이면 어김없이 무리지어 「스터디 투어」를 떠나는 여행자 동호인들이 있다.

「고행하는 여행,사색하는 여행」이라는 캐치프레이즈를 내건 트레킹(Trekking)클럽 (회장 선상규ㆍ45ㆍ동국대 학생과장)은 자칫하면 과소비ㆍ탈선으로 빠져드는 현대인의 행락문화를 거부하고 뚜렷한 목적여행을 하면서 건전한 놀이와 배움이 어우러지는 풍류문화를 되살리려고 애쓴다.

회원들의 직업은 대학교수 사업가 공무원 조정대표선수 시인 경찰관 회사원 구청직원 대학생 고교생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특히 트레킹클럽은 차비1만원과 도시락만 준비해 동행하면 여행지에서 다리쉼을 할때 전문가의 특강도 들을 수 있고 즉흥시낭송회등으로 여수에도 젖을 수 있어 생산적이고 낭만적이다.

트레킹의 어원이 남아프리카 원주민들이 소달구지를 타고 집단이주하는데서 비롯 되었듯이 이 클럽회원들은 매달 일상에서 벗어나 격의없이 어울리는 것을 가장 큰 보람이자 긍지로 여기고 있다.

선회장은 『가는 곳 마다 풍화된 역사와 조상들의 체취가 가득 묻어 나는 우리네 산천에 성큼 다가서는 일자제가 기쁨』이라며 『여행형태가 한때 유럽을 풍미했던 반더포겔(Wandervogelㆍ청년 도보여행단)을 연상케 하지만 우리가 추구하는 여행패턴은 화랑도 정신을 닮는것』이라고 말한다.

지난2월18일 1차트레킹때는 경기 가평군 설악면에서 양평군 옥천면까지 20여㎞를 도보탐사한데 이어 3월18일에는 강화도 마니산에 올라 전등사쪽으로 내려오는 20여㎞에서 2차트레킹 강행군을 했다.

지난 15일 문경새재를 다녀온 3차트레킹에는 비가 왔으나 70여명이 참가했다.

새재(조령)의 여러관문을 통과할때마다 계획에없던 산상강의가 이루어졌다.

제1관문에서는 동국대 김주환교수(48ㆍ지리학)가 문경지구의 지형및 지질을 알기쉽게 설명하고 질의응답시간을 가졌으며,제2관문에서는 상지대 김병우교수(47ㆍ생물학)가 이 일대의 생태계에 대해 열강했다.

제3관문에 이르러서는 청주대 김갑기교수(45ㆍ국문학)가 견훤설화등 구비문학을 구수하게 소개하고 한시도 몇수 읊어 흥취를 더해주었다.

5월20일의 4차 트레킹은 원주 치악산으로 갈 예정이다.

강의말고도 3차트레킹이 회원들에게 귀중한 추억으로 남게된것은 중견시인 하덕조씨(53)가 즉흥시 「문경새재」를 들려주었기 때문.

하시인은 이날 자연과 조화를 이루며 슬기롭게 살아온 선조들의 삶과 정신을 특유의 서정성으로 노래해 갈채를 받았다. 73년한국일보신춘문예를 통해 문단에 등단한 하씨는 현재73그룹동인으로 활동하고 있는데 트레킹참여의 의미가 남다르다.

하씨는 『선조들의 숨결이 스며있는 유적지등을 탐사,기행연작시를 지어 시집으로 내고싶다』고 포부를 말한다.

서울 송파구에서 비디오아트점을 운영하는 유삼선씨(36)는 『트레킹때마다 아들(10)의 손목을 잡고 참가하고 있는데 비디오카메라에 산수의 풍광과 유적을 담느라 하루해가 짧다』고 말했다.

이 모임은 장차 국내프로그램이 어느정도 달성되면 견문을 넓히기위해 해외트레킹도 계획하고있다.

이클럽에 가입할수 없는 무자격자는 공동체의식이 결여됐거나 함양의지가 없는 사람뿐이다. 연락처 586­8786(박승종간사) 【고태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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