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부사항 외무장관회의 위임 추진키로/통독지지 확인… 관계문서 토론없이 채택아일랜드공화국 수도 더블린에서 28일 열린 유럽공동체(EC) 12개국 정상회담은 독일의 통일작업을 축복하면서 동독의 3단계 EC편입방안을 확정했다.
EC정상들은 또 격변하는 유럽정세속에서 EC의 위상에 정치적 통합목표를 최초로 공식부여함으로써 EC역사에 새로운 장을 기록했다.
이날 회담이 끝난 뒤 콜 서독총리는 호이 아일랜드총리 들로르 EC집행위원장이 참석한 가운데 가진 기자회견에서 EC의 모든 회원국들이 독일통일에 공감하고 지지해 주는 데 대해 사의를 표명했다.
이번의 특별정상회담은 당초 서독의 통일작업이,그 영향을 받지 않을 수 없는 EC와 아무런 협의없이 독주하고 있다고 느낀데서 소집된 것이지만 동독문제보다 EC의 정치통합에 대한 논의가 주의제였다고 정상들은 설명했다.
우려의 대상이던 독일통일은 『하나의 도전이지만 무역성장 투자에 큰 기회를 제공하는 것으로서 통독으로 독일의 성장률은 1% 증가하고 EC 또한 0.5%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이날 정상회담은 EC집행위가 마련한 독일통일에 관한 문서를 토론없이 채택했다.
콜총리는 이날 회견이 끝난 뒤 『오늘은 동ㆍ서독국민 모두에게 역사적인 날』이라고 기쁨을 술회했다. 서독은 또 통독협상에 따른 조치를 EC와 긴밀히 협의키로 했다.
EC는 통독의 방법은 소위 서독기본법 23조(흡수통합)방식이 EC로서는 보다 간단하다고 전제하고 동독지역의 EC편입을 조약개정이 필요없는 특수사례로 간주했다.
EC 정상들이 확인한 동독의 EC편입 3단계 방안은 ▲동독이 사회ㆍ경제개혁을 병행하면서 동ㆍ서독 통화동맹이 시작되는 과도조정기 ▲양독통일과 함께 시작되는 이행기 ▲EC 규약이 전면 적용되는 제3단계로 구분했다.
이날 정상들은 또 미테랑 프랑스대통령과 콜 서독총리가 공동제안한 정치동맹의 공약을 확인하면서 세부추진사항의 검토를 외무장관회의에 위임시키고 오는 6월 정상회담에 보고하도록 했다.
그러나 경제ㆍ통화동맹부터 반대해 온 대처 영국총리는 일단 이번 회의의 결론에 만족한다고 전제하면서도 정치동맹은 국가의 정체성과 국가주권에 결부되기 때문에 어려움이 많다고 강조했다.
이날 정상회담에서 대처총리는 정치동맹에 대해 적극 반대를 유보한 채 내외정세를 고려,논의자체를 막을 필요는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대처총리가 보는 정치동맹이란 그 개념부터 규정돼야 할 「추상적인 꿈」인 것이다.
에이레의 일부신문들도 정작 걱정할 것은 요원한 정치동맹이 아니라 독일 재통일이라고 미리 지적하기도 했었다.
한편 이날 정상들은 현재 유럽에 진행중인 사태전개는 유럽분단 극복의 호기라고 강조하고 전유럽 안보협력회의 (CSCE) 35개국의 정상회담 개최를 위한 준비회의를 7월에 열자고 제안하고 정상회담의 파리개최를 제안했다.
EC정상들은 CSCE정상회담이 외무장관회담의 정기개최와 자문기구화,소규모 사무국설치 등 제도적 장치마련을 가능케 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유럽합중국」이란 정치통합은 현재로서는 요원한 수사라는 게 일반적 분석이지만 이번 정상회담은 훗날 EC통합의 발판을 마련한 「더블린선언」으로 기억될 수 있을 것이다.【더블린=김영환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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