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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17일만에 정상화결정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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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17일만에 정상화결정까지

입력
1990.04.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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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권력 투입」 통첩속 “비극만은 막자” 일치/시간시간 예측 불허의 반전거듭/노조간부 사법처리ㆍ후유증 숙제공권력투입과 평화적 수습의 갈림길에서 숨가쁜 진통을 거듭하던 KBS사태는 28일 하오 KBS비대위대표들이 30일자로 방송정상화를 지지하고 나옴으로써 극적인 해결의 단원을 맞았다.

KBS사태는 27일부터 대화를 통한 해결의 실마리가 보이는 듯 하다가 공권력투입의 긴장쪽으로 반전하는 등 시간시간 예측불허의 표류를 계속했으나 노조원들이 사회인사들및 사내간부들과 정상화를 위한 대화를 잇달아 벌이고 비상대책위원회가 「정상화 적극검토」 결정을 해 눈앞으로 다가온 공권력투입을 막았다.

또 28일 새벽 현대중공업에 대한 공권력 투입이 있은 뒤 물리력에 의한 「비극적 상황」을 피하려는 노력이 계속돼 사태해결의 분위기가 급속하게 확산돼갔다.

애초부터 서기원사장의 취임으로 야기된 KBS사태를 놓고 노조측은 「알권리를 지키기 위한 방송민주화운동」이라고 주장했고 정부측은 「공권력에 도전하는 불법적 시위」라고 주장,사태를 보는 시각이 정반대인 채 마지막까지 양자간의 인식차이를 한치도 좁히지 못했었다.

정부는 KBS사태를 「임명권자인 대통령의 권위에 대한 중대도전」「5ㆍ1메이데이를 앞두고 춘투를 확산시키는 시한폭탄」 등으로 몰아친 반면 KBS비대위는 「관제사장 임명에 의한 언론장악 음모봉쇄」­「자유민주언론 수호」로 맞서 왔다.

비대위의 지난 27일 확대회의는 해결가능을 보여준 이번 사태의 분수령이었다. 경찰력 재투입설등 위기감이 감도는 가운데 열린 이날 마라톤회의는 실ㆍ국장단과 부장단의 선정상화 성명 등에 힘입어 선방송정상화를 투표에 의해 공식안건으로 채택,8시간30분가량 난상토론을 벌였다.

기자협회ㆍPD연합회 등 9개 직능단체장을 중심으로 선정상화 후사퇴 주장이 대두되기도 했으나 이 소식을 전해들은 본관 2층의 사원 2천여명이 『선사장퇴진 없는 정상화는 무의미하다』며 반대,회의실 입구로 몰려가 강성분위기로 압력을 넣자 주춤해졌다.

결국 일반사원들의 열기와 정부의 압력 등 이중고에 눌린 비대위는 절충점을 모색,책임있는 정부당국자와의 면담,서사장과 안동수위원장 등 비대위원들의 동시사퇴 등을 결의,27일 밤∼28일 새벽사이로확실시되던 공권력투입의 명분을 일단 약화시키면서 대화의 물꼬를 텄다.

해결의 줄거리를 잡아가던 이번 사태는 김용갑 전총무처장관이 최후 통첩시한을 불과 1시간 앞둔 28일 하오 1시께부터 중재역으로 비대위대표 6인과 마라톤회의를 가지면서 급진전했다.

자격을 의심하던 비대위 위원들에게 김씨는 「청와대 특사」임을 은근히 확인시켰고 서사장퇴진의 시기와 방법 등 민감한 문제에 부딪칠때 마다 모처와 전화통화를 하고 의견을 조정,서사장의 시한부퇴진을 담보로한 정상화에 합의했다.

KBS사태는 결국 파동 17일만에 해결의 실마리를 풀었다. 그러나 노조간부들에 대한 사법적 처리와 그동안의 과정을 둘러싼 방송프로그램 편성 등을 둘러싸고 후유증은 상당기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김경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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