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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폭락여파 시중자금난/증권ㆍ투신사등 단기경색 극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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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폭락여파 시중자금난/증권ㆍ투신사등 단기경색 극심

입력
1990.04.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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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간 콜금리 19%… 통안증권수익률 16%/신규공개ㆍ회사채발행 억제… 기업들도 “비명”증시폭락의 여파가 즉각적으로 국내금융시장에 주름살을 안기고 있으며 곧이어 실물경제도 그 영향권안으로 들어갈 전망이다.

자금난에 허덕이는 증권ㆍ투신사,은행등 때문에 단기금융시장의 금리가 큰폭으로 치솟는가 하면 기업들도 유상증자나 기업공개,화사채발행 등이 극도로 위축돼 자금조달이 어려워짐에 따라 회사운영뿐만 아니라 생산시설 확충등에 커다란 차질을 빚을게 확실시되고 있다.

증시 폭락의 직접적인 피해는 물론 투자자들의 손실이지만 그 이상가는 광범위한 영향을 경제전반에 파급시키고 있는 것이다.

최근 국내 금융시장은 지난해 4월 장기간의 노사분규와 수출부진등으로 인해 야기됐던 자금경색기와 같은 수준의 높은 금리 급등현상을 보이고 있다. 시중에 돈이 부족하게 풀려있어서가 아니다. 증시폭락으로 증권ㆍ투신사를 비롯,금융기관들이 자금난에 몰려 단기경색현상이 벌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27일의 경우 콜금리(1일물기준)는 은행간이 19.1%,비은행간이 16.38%를 각각 기록했고 통안증권(3백64일짜리) 유통수익률도 오랜만에 16%대로 올라서 16.15%였다. 또한 회사채(3년짜리)수익률도 15.81%로 16%대에 접근하고 있다. 은행간 콜금리가 이처럼 높은 것은 외국은행 국내지점들이 증권사가 싼값에 파는 채권을 높은 수익률로 마구 사들이면서 이자상한선인 25%대로 콜자금을 끌어다 쓰기 때문.

이와같은 금리수준은 올해초와 비교하면 채권수익율은 2%포인트가량,콜금리는 4%포인트가량 치솟은 것이다.

은행들은 자금난외에도 보유주식의 평가손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은행당 보통 장부가액 기준으로 3천억원어치 안팎을 보유하고 있는데 이번 증시폭락으로 시가반영률(장부가격을 시가로 나눈 것)이 종전 62%에서 70%를 넘어선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그만큼 주식값이 장부가격에 가깝게 내려앉았다는 얘기다. 또한 금융상품중 주식으로도 일부 운영하는 개발 신탁 등은 금리가 보장된 수준에 못미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아울러 은행들은 증시폭락에 따라 소액대출사고가 다발할까봐 매우 긴장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은행들은 이미 감독당국의 지시로 매일 점검을 크게 강화했다.

통화관리측면에서는 제2금융권이 그동안 통화당국의 통화안정증권을 대량 인수,시중돈을 줄어주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해왔는데 증시폭락으로 그게 불가능해짐에 따라 시중통화를 줄이는 일이 한층 어려워졌다. 또한 다른 방법으로 시중돈을 흡수하려해도 증시에 더욱 악영향을 미칠까봐 쉽사리 손을 쓰지도 못하는 형편이다.

한은이 금융기관의 지준부족을 미리 예방키 위해 1조5천억원을 지원해주는 한편 3월중 통화증가율을 목표치내로 끌어내리기 위해 은행대출금 7천억원을 이틀동안에 회수토록 지시한 것도 이러한 어려움의 표현이다.

증시폭락이 금리ㆍ통화관리 등에 엄청난 부담을 안기는 것과 마찬가지로 기업에도 돈줄을 막아 어려움을 가중시키고 있다.

증시가 곤두박질하는 상황에서는 기업 입장에서도 증자나 공개가 쉬운일이 아니지만 증권당국이 아예 이를 대폭 축소한다는 방침이어서 증시에서의 자금조달이 당분간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공개의 경우 지난해 실적은 3조원을 넘는데 올해는 26일 현재 고작 7백61억원에 그치고 있으며 당국이 앞으로도 월 5백억원 수준에서 공개를 허용한다는 방침이어서 올해 공개규모는 지난해의 20%수준인 6천억원에 머물 전망이다.

증자도 지난해 실적은 11조1천억원에 달하지만 올해는 실적이 9천5백억원에 머물고 있다. 올해말까지 증자도 3조원 안팎으로 지난해의 30%를 밑돌 것으로 보인다. 공개와 증자의 부진은 증시를 통해 기업으로 가는 돈이 그만큼 줄어들었음을 의미한다.

기업들은 올들어 증시가 침체기미를 보이자 회사채발행을 통해 그나마 자금을 끌어다썼다.

최근까지의 실적은 3조6천억원으로 매월 1조원씩을 가까스로 발행해 왔다. 그런데 최근의 증시폭락으로 이것마저 불가능해졌다. 5월중 기업의 회사채 발행신청액은 1조5천억원에 달하는데 증권업협회는 자금난을 이유로 이중 3천억원만을 해주기로 최근 결정했다.

이정도면 직접금융시장에서의 자금조달루트가 거의 말라버렸다고 할 수 있는 형편이다. 이에따라 기업들의 은행 의존이 더욱 심해지고 가뜩이나 심각한 대기업 대출편중이 더욱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폭락을 거듭하고 있는 증시가 다소간의 회생기미를 보이던 우리 경제를 채 일어서기도 전에 다시 주저앉게 하는게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홍선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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