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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한가」 민자당/조재용 정치부기자(기자의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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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한가」 민자당/조재용 정치부기자(기자의 눈)

입력
1990.04.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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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지율 14%의 꼴찌 집권당­. 민자당이 자체조사한 여론지지도는 확인결과 바닥세였다.한달전의 같은 조사에서 얻은 28%가 꼭 절반으로 추락한 이 결과는 마치 증시의 붕락사태를 곧바로 연상시킨다. 그러나 두 사태에서 받게 되는 느낌이 묘한 질적차이를 갖고 있음을 금세 알아차릴 때 심각성은 더해진다.

증시사태를 위기로 걱정하는 사람들이 민자당이 기록한 하한가에 대해 보내는 시선은 매우 냉소적인 것이다.

5공 당시집권당의 지지도도 이렇게 처참한 밑바닥으로 나오지는 않았다고 한다. 우리국민의 정치성향이 생래적으로 갖고 있는 불변의 여세가 25%는 상존한다는 전문가들의 얘기이고 보면 「구국적」 민자당의 현주소는 어디서 찾아야 하는지 알 길이 없게 만든다. 23.8%의 지지율로 으뜸을 차지한 가칭 민주당이 불과 8석의 열악한 원내세력이라는 점을 대비시켜보면 민자당의 「원내의미」 또한 물음을 던져볼 수밖에 없는 것이다.

여기서 「지지할 정당이 없다」고 한 38%선의 여론이 「공황」 상태의 정치심리를 반영하는 지표일 수 있다는 점은 굳이 거론할 필요도 없을 것 같다.

그러나 조사결과에 숨겨진 또 하나의 문제는 이같은 치명적 결과가 내부에서 흘러나왔다는 점이다. 과거 집권여당의 속성으로 미루어 「있을 수 없는 일」이 생긴 셈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는 민자당의 속병이 얼마나 중증인가를 여실히 드러낸 반증이라는 점에서 알만한 사람은 더욱 심각히 여기고 있다.

정치생명을 걸다시피 한 「동물적」 당권분쟁은 뒤집어 민자당이 구심점 없는 무주공산 상태임을 말해 줄 뿐이다. 이런 구심점 부재현상은 파쟁성을 더욱 구조화시키는 데 기여하고 있다. 언젠가는 민자당지지도가 그나마 두 자리 수 였던 적이 있었음을 자위해야 할 날이 오지말란 법도 없을 일이다.

노사분규에는 공권력 투입이란 비상처방이 있겠지만 합당 3개월동안 바람잘 날 없는 사상최대정당 민자당의 당권분규에는 처방도 없다는 게 시중의 비아냥 거림이다.

그런데도 『그동안 너무 악재의 연속이었다』『내려오면 올라갈 수도 있다』는 최고지도부의 말들은 자신들의 행위결과를 지나치게 객관시하려는 무감증의 단명을 엿보이고 있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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