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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억제가 관건(물가가 큰일이다:5ㆍ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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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억제가 관건(물가가 큰일이다:5ㆍ끝)

입력
1990.04.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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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기막아 기업비용 압박 덜어줘야 안정기반 형성/공약사업 남발등 정치사회적 요인도 차단되어야/처방보다 정책의지 더 중요물가폭등을 진정시키려면 무엇보다 강력한 부동산투기 억제와 인플레심리 단절이 절실하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으고 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최근 발표한 1ㆍ4분기경제전망에 따르면 올해 연간 도매물가는 여건이 좋아져도 3.5%,소비자물가는 8.0%나 상승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같은 상승률은 정부가 경제운용계획에서 밝힌 도매 2∼3%,소비자 5∼7% 물가억제 목표를 훨씬 웃도는 것은 물론 도매ㆍ소비자 모두 지난 81년 이후 9년만에 최악의 물가고를 보일 수 밖에 없음을 의미하는 비관적 관측이다.

관변연구기관인 KDI가 이처럼 어두운 물가전망을 내놓을 만큼 올해 물가사정은 심상치 않다.

더욱 우려할 점은 KDI의 전망이 정부의 「4ㆍ20」물가안정대책,「4ㆍ13」부동산투기 억제대책과 함께 임금안정노력이 성공한다는 필수전제 조건하에 하반기 들어 물가 오름세가 다소 진정될 것으로 예측돼 있다. 아울러 부동산투기억제 대책이 실효를 거두지 못하거나 일본 엔화약세가 지속된다면 8% 이내 물가억제조차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이다. 또 KDI는 미 와튼 경제연구소(WEFA)등의 전망을 인용,올 1ㆍ4분기께 엔화가 달러당 1백40엔선 안팎 강세로 전환,연평균 1백40수준을 유지한다고 보고 이를 기초로 우리경제의 성장 및 물가전망을 내다봤다.

다시말해 이런 전제들이 그대로 실현되지 못할 경우는 감도 잡기 곤란하다는 것이다.

정부는 물가안정을 위해 지난 「4ㆍ20」물가대책에서 주요 부문별로 ▲총통화증가 억제목표 15∼19%(연간)를 엄격히 준수하고 ▲재정의 긴축운용을 위해 가능한 모든 노력을 경주하며 ▲전산업에 걸친 임금안정을 유도한다는 처방을 내놓았다. 진부하게 들리기도 하는 처방이지만 정책의지가 확고할 경우 적어도 물가잡기에는 적잖은 효험을 기대할 수 있다.

그러나 문제는 부문별 속사정이 그리 만만치않은 데 있다.

먼저 가장 예민한 변수인 통화관리는 현재 총통화증가율이 22∼23%를 오르락거려 연간 억제목표 상한선인 19%유지는 사실상 벅찬 과제다. 돈은 풍성히 풀렸으나 정작 제조업등 생산부문에서 투자재원부족을 호소하는 실정으로 자금흐름의 왜곡현상을 바로잡지 못하는한 통화수속은 득보다 실이 크고 따라서 과감한 통화환수를 시도하기 어렵다.

재정부문도 형편은 마찬가지.

지난 87년 이후 일반 및 특별회계와 각종 정부기금을 포함하는 통합재정수지는 올해까지 1조5천억원가량 흑자를 유지하고 있다. 즉 정부부문에서 1조5천억원의 통화를 환수한 셈이어서 재정팽창에 따른 물가불안 요인은 현재까지 크게 우려할 상황이 아니라는게 예산관계자들의 주장이다.

또 올 일반회계의 경우 67.1%가 경직성 경비(인건ㆍ경상운영비등 삭감이 거의 불가능한 비용)인데다 정부투자사업비 7조여원중 신규사업은 1천3백억원 안팎에 불과,예산을 아낄래야 깎을 곳이 없다는 것. 이와함께 대도시 교통난 해소등 추경예산편성이 불가피하고 한미방위비 분담증가에 따른 부담도 만만찮은 실정.

환율은 WEFA등의 예측이 맞다면 수출경쟁력 강화를 위한 원절하 부담은 하반기중 다소 해소돼 원자재 가격상승 압박이 예상외로 약화 될지 모른다.

더구나 올들어 자제분위기로 돌아섰던 노사분규도 다시 격화조짐을 보이며 임금안정도 미지수로 등장했다.

이러한 부문별 전망을 배경으로 살펴보면 많은 전문가들이 지적하는 것처럼 물가불안 해소의 관건은 부동산투기 억제와 인플레 심리 진정에 달려있다.

이근식교수(서울시립대ㆍ경제학)는 『최근 물가앙등의 원인은 통화팽창이 오히려 부차적 요인인 반면 임대료 폭등등 비용압박에서 비롯된 측면이 크다』고 지적,『부동산투기를 강력히 규제함으로써 임대료 폭등등 개인서비스 요금압박 요인을 잠재워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교수는 또 『지자제선거 과열예상,대통령선거 이후 남발된 각종 공약사업등 인플레심리를 만연케한 정치사회적 배경을 근본적으로 제거하는 정책의지가 절실하다』고 역설했다.

KDI 양수길 선임연구위원은 『지난해 추경과 증시부양책등에 따라 올해로 넘어온 통화공급량을 급격히 줄이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전제,『물가안정을 위해 인플레심리를 봉쇄하려면 지난해 연간 32%나 올랐던 땅값을 강력히 묶는 투기억제책 시행이 가장 시급하다』고 말했다.

경제기획원 전윤철 물가정책국장은 『현재의 물가불안은 인건비등 비용상승이 밀고 통화팽창등 초과 수요가 당기는 형국』이라며 『부동산투기억제등 인플레심리 차단과 함께 중산층이상 여유있는 계층이 과소비를 자제,근로자들의 무리한 임금인상 요구를 자극하지 않는 풍토가 아쉽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이 강조한 부동산투기 및 인플레심리 억제이외에도 올해는 이상기후 예상에 따른 농산물 가격동요,지자세실시를 앞둔 일선행정기관기강이완등 물가불안 요인이 곳곳에 잠복중이다.

우리경제는 지난 79년 「4ㆍ17」안정화시책을 필두로 80년대초반 예산전면동결등 가계ㆍ기업ㆍ정부가 뼈를 깎는 노력을 다해 선진국들이 두려워할 정도로 획기적인 물가안정을 이룩한 경험을 갖고 있다.

당시 권위주의 정부하에 이룬 「성장을 위한 안정」이 이제 민선정부하에서도 국민각자의 자발적 참여로써 가능함을 입증해야 하는 시련기에 서있는 셈이다.【유석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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