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살이란 누구에게나 시련의 연속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래서 흔히들 인생은 고해라고 한다. 삶의 고비고비마다 뜻밖의 장해물에 부닥쳐서 절망에 떨어지기도 한다. 이럴때 흔히 자살의 유혹을 받게 되는 것. 그래서 자살은 비겁한 행동이라고 매도되면서도 끊이질 않고 있다. ◆희랍의 철인 소크라테스는 『이 세상에서 가장 존귀한 것은 삶이다. 지구보다 더 무거운 이 생명을 어떻게 죽느냐 보다 어떻게 사느냐에 심혈을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소크라테스는 이세상에 태어난 이상,산다는 것은 자기를 키워준 부모와 국가에 대한 의무이며,이를 포기하는 것은 배신이라고 자살자를 매도했다. ◆독일의 문호 괴테는 삶의 가치와 환희를 예찬했다. 그는 자신의 생명의 존귀함을 자각하는 속에서의 삶은 더욱 큰 환희를 안겨준다고까지 단정했다. 이와는 달리 염세 철학자인 쇼펜하워는 자살은 만물의 영장인 인간에게만 주워진 특권이라고 했고 니체도 인간답게 살수 없을 때는 죽을 자유가 있다고 말했다. ◆세계에서 손꼽히는 자살왕국은 루마니아,헝가리 등 동구사회주의 국가들이다. 그러나 집단자살은 단연 일본이 1위이다. 일본은 동반자살을 「심중」이라고 쓴다. 어떻게 해서 「심중」이 동반자살을 의미하는지 알 수 없지만,마음의 한 가운데는 진심이며 사랑하는 남녀가 같이 죽으면서까지 진솔한 마음을 지킨다는 데서 나온 것이 아닌가 여겨진다. ◆그러나 자살은 어느 경우이건 미화될 수 없다. 신체발부는 수지부모라고 믿는 유교에서는 자살은 가장 큰 불효로 꼽힌다. 26일 사업에 실패한 일가 6명이 집단자살을 기도한 사건은 큰 충격을 준다. 60대의 노부부와 아들과 며느리와 손녀 등 3대의 집단자살기도는 전에 없던 일이다. 이것이 혹 우리사회의 인명경시의 풍조에 기인한 것이라면 정말 큰 일이다. 더이상 이런 비극이 없도록 생명이 존엄하게 지켜질 수 있는 사회풍조를 진작시키는 것은 살아있는 모든 사람의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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