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야당통합의 신사고/황소웅 편집부국장(메아리)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야당통합의 신사고/황소웅 편집부국장(메아리)

입력
1990.04.27 00:00
0 0

최근 들어 야당통합 논의가 활발하게 일어나고 있다. 거대여당의 출현으로 위기감을 느끼고 있는 왜소야당이 살길을 찾기 위해서는 야당이 하나로 뭉쳐 전열을 가다듬지 않으면 안되기 때문이다. 일반 국민들도 집권여당의 거대화를 견제해야 한다며 통합을 독촉하고 있다.그러나 지난 87년 대통령선거에서도 뼈저리게 느꼈지만 야당통합이란 그렇게 쉬운 문제가 아니다. 열화같은 여론이 일고 국민의 기대가 지대하다는 것을 뻔히 알면서도 정치인들은 목전의 이익에 눈이 어두워 일을 그르치고 맡았던 쓰라린 과거를 우리는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기 때문이다.

심지어는 하나로 뭉쳐있던 야당이 선거때가 되면 분열되는 양상까지 보아왔기 때문에 야당통합이 얼마나 어렵고 어려운 문제라는 것을 잘 알고있다. 그래서 야당통합 문제만 나오면 습관적으로 「어렵다」는 인식부터 하게 마련이다.

그러나 생각하기에 따라서는 그것이 그렇게 어려운 문제가 아니다. 「신사고」에 의해 합당극이 벌어지고 민자당이 탄생했듯이 야당도 이제 「신사고」로 대처한다면 통합이 결코 어려운 문제가 될 수 없다.

우선 이러한 신사고로 통합작업에 접근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것 같다. 야당통합은 어렵다는 징크스를 깨야 한다는 것이다.

여당과 야당이 서로 합치기도 하는 세상인데 야당끼리 합치지 못할 이유가 하나도 없는 것이다.

통합으로 가는 여건도 과거에 비해 훨씬 좋아졌다. 과거에는 김씨들이 숙적으로 힘겨루기를 하느라고 여건이 각박했지만 지금은 사정이 다르다. 두 김씨가 여당으로 들어가버려 야당에는 김대중씨 혼자만 남게 되었기 때문이다.

기존 야당인 평민당이 호남이라는 지역적 배경을 가지고 있다는 것과 신생야당인 민주당이 비호남출인 인사들로 구성되어 있다는 것은 통합을 위해 다행한 일이다.

평민­민주가 합친다면 명실공히 전국적인 야당이 될수 있기 때문이다. 흔히들 이런 지역성이 통합의 장애가 된다고도 말하지만 「신사고」로 보면 이처럼 좋은 여건이 있을 수 없는 것이다.

그리고 지금 민주당에는 야당통합에 대한 소신파들이 많이 모여있다. 이들의 신앙에 가까운 확신이 강력한 추진력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도 과거에 비해 유리한 여건이다.

이처럼 대내적인 여건도 좋아졌지만 대외적인 여건도 좋아지고 있다. 즉 거대여당에 대한 국민의 지지도가 떨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민자당 자체의 내부문제에 경제난 등이 겹쳐 합당에 대한 평가가 점점 떨어지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상대적인 분위기의 변화는 야당에 유리한 것이며 야당통합을 촉진시키는 계기로 작용할 수 있을 것이다. 거대여당에 실망한 국민들이 야당에 기대의 눈길을 보내고 있는 이런 기회를 놓치지 말아야 할 것이다. 구식사고를 집어던지고 신사고로 대처한다면 지금은 야당통합의 절호의 기회이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